사회적 지지를 잘 받지 못하는 암환자들은 사회적 지지를 잘 받는 암환자들에 비해서 33% 정도 우울지수가 더 높았으며, 신체적 기능, 역할 기능, 감정 기능, 인지 기능, 사회적 기능에 대한 점수나 전반적 삶의 질 지표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혁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 과장과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엄춘식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인 정신종양학회지(Psycho-oncology)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22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암 환자는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피로감이 지속돼,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며 일반인에 비해 우울증 위험은 약 4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연구팀은 국립암센터와 9개 지역암센터(전북대병원, 전남대병원, 경상대병원, 부산대병원, 충남대병원, 경북대병원, 강원대병원, 충북대병원, 제주대병원 등·이상 지정순서별)에서 18세 이상 암환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전국적인 연구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상호 연관관계를 재확인했다.
이번 조사에서 사회적 지지가 부족한 암 환자들은 피로감, 통증, 수면장애, 변비, 설사 등의 위험한 증상도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암 환자중 △남성이며 배우자가 없는 경우 △낮은 수입 △직업이 없는 경우 △대도시 거주자 △대장·직장암환자 △화학요법·방사선 병용치료 환자 등은 사회적 지지가 낮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사무직 근로자는 사회적 지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육수준이 높으면서 수입이 많은 그룹과 사무직 근로자가 상당부분 겹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박 과장은 “이번 연구는 국가단위 대표성을 갖춘 자료를 이용해 국내 암환자를 대상으로 암환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정신건강, 삶의 질과의 관련성을 제시한 첫 연구”이며 “사회적 지지가 낮은 암환자의 정신건강과 기능장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암환자 통합지지체계 구축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통합지지 서비스 전달체계 개발연구를 통해 포괄적, 체계적으로 환자를 관리하고 환자의 필요에 맞는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모형을 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