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4일 건국대 병원에서 ‘2012 International Hub In Advanced Endoscopy’라는 국제워크숍이 ‘Bringing the Best in the World to You’라는 주제 아래 개최됐다. 제목에 붙어 있는 대로 최고를 우리에게 선보여 줄까? 심찬섭 교수님은 이번에 또 무엇을 보여 줘 우리를 감동을 시킬까? 라는 궁금함을 가지고 토요일 이른 시간에 워크숍에 참석했다.
현재 내시경은 소화기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내시경 치료방법들이 세계적인 대가들에 의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저 책과 저널들로만 접하게 되는 새로운 치료내시경 방법과 시술들은 사실 읽고 접하는 것만으로는 감이 잘 오지 않았다. 이러한 때에 세계적인 대가들의 강의와 시연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학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매우 반가웠다.
비록 장마철 비오는 토요일 이른 시간에 진행되었지만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 한국의 치료내시경의 대가들 및 이를 배우려는 내시경 의사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강의실은 가득 찼다. 워크숍 타이틀에 붙어있는 데로 과연 ‘Bringing the best in the world to you’ 일지 궁금한 마음으로 참석했지만, 역시 심찬섭 교수님을 위시한 건국대 교수, 간호사 지원 스태프의 일사불란한 팀워크 덕에 무한한 감동으로 바뀌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워크숍은 첨단 International Hub system을 이용한 미국의 Kenneth J. Chang의 endocytoscope (내시경을 이용하여 세포 수준까지의 확대를 관찰하여 진단과 치료에 접목시키는 새로운 방법)의 직접 시연을 필두로 진행이 되었다. 이어 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의 치료방법과 기준을 전 세계적으로 유수 논문을 통해 제시한 Takuji Gotoda와 확대내시경과 협대역내시경의 세계적 대가인 Noriya Uedo가 초청돼 강의와 내시경점막하 박리술의 직접적인 시연이 있었다.
약 10여년 전에 일본에서 개발되어 국내에서도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은 점차 널리 시행되고 있는데 Gotoda 선생은 이 IT knife를 이용한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의 개발자이기도 하다. 이제는 조기위암의 표준 치료로 자리를 잡은 시술이지만 아직도 고난이도 시술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세계적인 수준의 내시경 선생님들이 병변을 어떻게 관찰하고 변연부는 어떤 방법으로 관찰하고 표시하며 어려운 부위의 점막과 점막하층을 출혈 없이 어떻게 조심스럽게 절개하는지 본인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설명하여 주어 대학병원보다 어려운 여건속인 2차병원에서 일하는 본인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산지식이 되었다.
이어서 국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치료내시경의 거장 심찬섭 교수님께서 췌장 종양에 대한 Contrast enhanced endoscopic ultrasonography를 강의 하여 주셨는데 이는 간단한 조영 증강제를 이용해 췌장 종양의 특성을 내시경 초음파 영상으로 구분해 환자 치료 방침 설정에 도움을 주는 첨단 진단 방법이었다. 또 이종균 선생님의 교수님의 췌장 종양의 초음파내시경 유도하 세침 생검(EUS guided FNA), 박도현 교수님의 초음파 유도하 췌관 배액술(EUS guided pancreatic drainage)에 대한 강연과 시술의 시연이 이어 졌으며 첨단 international hub system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한 세계적인 대가들과의 토론이 이어졌다.
오후 강의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내시경의 새로운 치료의 시도와 질환의 접근 방법인 endoscopic radiofrequency ablation of cholangiocarcinoma(인도의 Nageshwar Reddy), Per-oral endoscopic Myotomy(POEM) for Achalasia(중국의 Pinghong), Per-oral cholangio-pancreatoscopy(일본의 Kyohito Tanaka)의 직접시연이 International hub system으로 중계됐다. 특히 이중 POEM은 식도 이완 불능증 환자에게 시술하는 최신 첨단 기법으로 식도 중부에서부터 점막하층으로 터널을 만들어 식도에서 위 접합부위까지 들어가 2개의 식도 근육층 중에 내측의 근육층만을 절개하는 고난이도 시술이었다. 전신마취 하에 환자시술도 진행됐는데 약 30여분 만에 시술은 별다른 합병증 없이 끝나 청중들의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최신 기법을 포함한 강의 및 시연 내용은 말할 필요도 없고 참석 전에 제일 눈 여겨 보았던 점이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스페인을 연결하는 텔레컨퍼런스였다. 나라마다 시차가 있고 방송 시스템과 언어가 다른데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라는 말은 언론 매체를 통해 많이 보도되고 있어 알고 있었지만 설마 가능할까? 그러나 이러한 내 의구심이 풀어지는 데에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러한 우리들의 훌륭한 시스템을 의학발전에 접목시켜서 연자나 시술자가 비용을 들여서 한나라에 다 모이지 않고도 본인의 강의 및 시술을 시연해 한국에 모인 우리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선생님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고 또 토론까지 할 수 있었던 모습을 내 눈으로 직접 보면서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과거 공상 과학 만화나 소설에서 상상만 하던 일들이 내 눈 앞에서 펼쳐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빠른 흐름을 우리의 것으로 이용해 나 처럼 젊은 의사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신 심찬섭 교수님께 경의를 표한다.
필자도 과거 대학병원에서 워크숍이나 학회 준비를 해 보았지만 약 십여분의 시술이나 강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많은 시간동안 땀을 흘려야 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이러한 훌륭한 시스템을 구축해주신 것은 앞으로 의학 뿐만 아니라 각 학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나중에 어려운 여건에서 지방에서 의료발전을 위해 매진하는 의사들에게도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해 본다.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그들의 강의와 시연은 한눈에 이해가 쉽도록 진행이 되었고 자세한 토론과 질문에 세계적인 대가들은 자신만의 tip을 아끼지 않고 말해주었다. 실로 놀라운 내시경의 치료시술과 직접시연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현재 국내 내시경의 치료의 눈부신 발전, 교류와 세계적인 치료내시경의 시도와 도전을 볼 수 있었다. 그 자리에서 내시경은 이제 더 이상 진단의 기구만이 아닌 질환의 치료방법 제시 및 앞으로의 도전방향을 더욱 명확히 제시하고 있었다.
끝으로 워크숍 타이틀인 ‘Bringing the Best in the World to You’는 제대로 표현된 아니 이보다 더 좋은 표현이 없을까 할 정도로 참석자들에게 만족과 감동을 주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각 7개국 각각의 나라 선생님들이 자신만의 노하우 공개로 성공적인 국제 학회를 만들어 주신 세계적인 대가들과 또한 이를 열정적으로 준비한 건국대학교 병원의 심찬섭 교수님 이하 교수, 전임의, 전공의 간호팀 및 기타 방송 스태프들께도 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배준용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