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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수족구병’ 사망 어린이 발생…“위생관리 철저” 당부
  • 신정훈 기자
  • 등록 2012-07-12 20:32:59
  • 수정 2012-07-18 11: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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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테로바이러스 71형’ 원인, 지난 7일 울산서 치료받던 31개월 여아 숨져

올해 들어 수족구병에 의한 첫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이 질병에 취약한 영유아들의 여름철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7일 울산에서 입원치료를 받다 숨진 31개월 된 여자아이의 사망원인이 수족구병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이 여자아이는 고열, 두통, 구토, 경직, 호흡곤란, 의식저하 등의 증세를 보여 가검물을 채취해 정밀 분석한 결과 장바이러스인 ‘엔테로바이러스 71형’에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번 사례처럼 무균성수막염과 뇌염 등 신경계 합병증을 동반한 수족구병 때문에 사망하는 사례는 매년 1∼2건씩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병하는 수족구병은 장바이러스의 하나인 ‘콕사키 바이러스 A16’으로 인한 발병이 대부분이다. 질병에 걸리더라도 증세가 경미해 자연치유되거나 아주 드물게 뇌수막염 등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대부분 자연치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2009년 이전에는 사망사례가 보고된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2009년 중국발(發) ‘엔테로 71 바이러스’ 때문에 어린이가 사망하는 국내 첫 사례가 나왔다. 이 바이러스 때문에 중국에서만 2007년 17명, 2006년에는 40여명이 숨지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2009년 2건이 발생한 이후 2010년에는 1건, 지난해에는 2건이 보고됐다.

민기식 한림대성심병원 소아과 교수는 “엔테로바이러스 71은 주로 수족구병을 일으키지만 일부는 수막염, 뇌염, 급성이완성 마비현상을 동반하고 심하면 폐부종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무서운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감염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치료를 받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사망사건 외에도 최근 날씨가 무더위지면서 수족구병 환자들이 늘고 있어 보건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폭염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6월 한 달 동안 수족구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전체 외래환자 1000명당 16.7명으로 파악됐다. 특히 한 주당 발생한 환자 수는 10∼16일 15.8명, 17∼23 17.3명, 24∼30일 16.7명으로 질병 발생은 줄어들지 않고 점점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전년 대비 환자수도 증가하고 있는데, 2010년에는 외래환자 1000명당 12.4명, 2011년에는 14.9명이었다.

‘수족구병(手足口病, Hand· Foot And Mouth Disease)’은 말 그대로 손과 발, 입에 물집이 생기는 질병이다. 손과 발, 입에 물집이 생기며 면역력이 약한 생후 6개월에서 5세까지의 영유아들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세는 수두와 비슷하지만 약간 차이가 있다. 수두는 물집이 몸통에 주로 생기지만 수족구병은 손, 발, 입, 엉덩이 부위에 물집이 생기며 흉터가 거의 없다는 점이 다르다. 대부분 장바이러스(Enterovirus)인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 Virus) 때문에 감염되며, 입이나 호흡기를 통해 전염된다.

감염되면 3~5일 동안 잠복기를 거쳐 발병이 시작된다. 이때는 가벼운 감기처럼 미열, 식욕부진, 콧물, 인후통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열은 보통 느끼지 못할 정도이지만 환자 약 20%는 38도 전후의 높은 열이 이틀 정도 계속되기도 한다. 열이 심하면 경기를 일으킬 수도 있고 탈수 증세가 올 수도 있다. 이런 증세를 동반해 손, 발, 입에 빨간 반점과 물집이 생긴다. 물집은 보통 쌀알이나 팥알 크기 정도이지만 가렵거나 아프지는 않다. 하지만 입안에 생긴 물집은 터지기가 쉬우므로 음식을 먹는데 불편할 수가 있다.

이수진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병에 걸리더라도 1주일 이내에 물집은 저절로 사라지므로 일부러 터트리거나, 연고를 발라서는 안 된다”며 “입안의 통증이 심하거나 민감한 환자는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죽 처럼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음식을 차게 해서 먹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입안의 물집 때문에 환자가 음식을 잘 먹지 못해 기운이 없거나 탈수증상이 오기 쉬우므로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보리차를 조금씩 자주 먹이고 환자가 설사를 안 하는 경우에 한해서 아이스크림을 먹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에 따라 질병에 상대적으로 약한 어린이들이 많이 모이는 전국의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 올바른 손 씻기 생활화 등 수족구병 예방수칙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가 마련한 예방수칙 10가지는 엄마와 아기가 함께 외출 전·후와 배변 후, 식사 전·후, 산모와 소아과, 신생아실 및 산후 조리원, 유치원, 어린이집 종사자는 아기기저귀 교체 전·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등이다. 또 아이들의 장난감, 놀이기구, 집기 등의 청결 지켜주기, 수족구병이 의심되면 바로 진료를 받고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기, 환자의 배설물이 묻은 옷 등은 철저히 세탁하여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하기 등의 수칙을 마련했다.

김동수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교수는 “수족구병에 걸려 열이 나면 해열제를 쓰거나 입안 통증이 심할 때는 진통제를 쓰는 대증요법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으므로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발진부위를 깨끗이 유지해 2차 감염을 막으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면 자연치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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