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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즐겁지만 알고 보면 무서운 ‘치맥’의 해로움
  • 신정훈 기자
  • 등록 2012-07-05 23:23:06
  • 수정 2012-07-08 17: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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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부비만·골다공증·요통 등 초래 … 자제하면서 즐겨야

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맥주가 생각난다. 이에 더해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잘 튀겨진 치킨. 이 두 가지는 ‘치맥’이라 불리며 여름철 대표적 먹거리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최근 이 치맥이 제대로 궁합이 맞는 음식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적당하게 먹으면 스트레스를 날려주지만 너무 자주 먹으면 골다공증과 복부비만 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맥주를 찬 음식, 닭고기를 더운 음식으로 분류한다. 무더운 복날에는 삼계탕을 파는 음식점은 들어갈 자리가 없고, 맥주의 판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맥주는 겨울에 비해 여름철 판매량이 두 배 더 많다. 이 두 음식은 한방의 원리대로라면 여름철 최고의 음식이다.

닭고기와 맥주 속에 든 요산, 통풍 유발

하지만 의사들은 치맥 즐기기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한다. 닭고기와 맥주에 공통적으로 많이 들어있는 ‘퓨린’ 성분이 요산(尿酸, uric acid)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요산은 소변을 통해 하루에 0.6~1.0g 배출된다. 관절이나 신장 혈관에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키고 통풍까지 유발하게 된다. 요산이 다른 술과 고기에 더 많이 들어있는 이 두 음식은 당연히 찰떡궁합이 될 수 없다는 논리다.
맥주에 들어있는 알코올 성분도 골밀도를 떨어뜨려 골다공증을 유발한다. 젊었을 때 술을 많이 마신 여성이 폐경 이후 골밀도가 현저히 감소됐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지나친 음주는 말 그대로 뼈에 구멍을 내 엉성하게 만든다.
골다공증 전문가들은 골밀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알코올 섭취 수준은 일주일에 30∼50㎖ 정도라고 지적한다. 알코올 함량 5%인 생맥주 500㏄ 한 잔에는 알코올이 25㎖가량 들어있는데 맥주도 500㏄들이 2잔 이내로 줄여야 골다공증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다.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맥주의 알코올 성분은 뼈의 필수 구성성분인 칼슘을 소변을 통해 배출시킬 뿐만 아니라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증식과 기능을 억제하고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활동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야구장관중맥주마시기.JPG

‘치맥’ 먹다 생긴 복부비만 방치하면 성인병, 허리도 위험

치맥은 비만의 원인도 된다. 복부비만(내장비만)의 위험성은 더욱 높다. 복부비만은 내장 조직 사이의 공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으로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동맥경화, 뇌심혈관질환 등을 일으키는 주범이다.지방은 단순히 몸에 쌓인 단순히 기름 덩어리가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하는 내분비조직으로 체내에 과잉 축적되면 독(毒)처럼 작용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배 부위는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근육이 얇은 대신 지방층이 두껍고 2~3겹으로 돼 있어 살찌기 더 쉽고 빼기도 어려우므로 과잉 열량 섭취를 자제하고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에 나서 비만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
비만한 사람은 허리도 고장나기 쉽다.체중 증가로 인해 허리의 부담이 가중되고 복부에 살이 많이 찌면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이 증가하면서 복강속 압력을 높인다. 이때 주변에 있는 허리와 척추에 압력이 신경을 눌러 급성요통을 일으키거나 허리디스크질환(추간판탈출증)가 터지는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 김인철 하이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여름철 복부비만은 먼저 허리를 공격하는데 비만한 사람은 보통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약 15% 정도 허리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며 “체중이 늘어날수록 척추와 주변 근육이 받는 하중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비만인 사람이 구부정하게 앉을 경우에는 허리질환이 생길 확률이 1.7배나 늘어난다”고 밝혔다.
복부비만이 심해지면 한참 시간이 지나 ‘척추전만증’도 초래될 우려가 있다. 살찐 배 때문에 평소 허리를 곧게 세우는 것이 어려워 보행 시 자연스럽게 체중이 앞으로 쏠리는 동시에 상체는 뒤로 젖혀지는 자세가 연출된다. 이 때 허리는 정상적인 ‘S’라인에서 ‘D’라인으로 점차 변하게 된다. 척추전만증이 시작되면 척추와 추간판(디스크) 각도에 이상이 생기면서 한쪽 부분에만 부하가 걸려 요통으로 이어진다. 심할 경우 추간판이 총비골신경을 눌러 하체가 저리는 방사통이 동반될 수 있어 계단을 오르거나 달릴 때 지장을 준다.
척추전만증이 의심되면 가정에서도 간단하게 진단해 볼 수 있다. 바닥에 누웠을 때 허리에 손이 들어갈 만한 틈이 생기고, 서있을 때 측면에서 보면 유난히 아랫배가 앞쪽으로 튀어나와 있다면 전만증을 의심해봐야 한다.또 허리를 숙였다가 몸을 다시 일으키는 게 매우 힘들다.병원에서 척추전만증으로 진단을 받았을 경우에는 식사요법과 유산소운동을 통해 살부터 빼야 한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허리건강을 더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는 게 좋다.
자세교정 방법으로는 무릎을 골반 넓이로 벌린 후 엎드려서 양손을 바닥에 대고 호흡법에 맞춰 머리와 허리를 뒤로 젖혔다 앞으로 숙이는 일명 ‘고양이 운동법’이 척추의 만곡을 형성하는데 효과적이다. 만약 이런 방법으로도 효과가 없다면 특수카테터를 이용해 염증이나 유착부위를 치료하는 ‘감압신경성형술’을 통해 통증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다. 이어 자가교정요법, 테이핑요법, 보조기 착용, 도수치료(카이로프랙틱) 등을 병행하면 증세가 호전될 수 있다.
김 원장은 “척추전만증이 장기화되면 척추와 주변 근육 및 인대의 노화를 가속화 시켜 퇴행성 디스크질환이나 척추뼈가 분리돼 앞쪽으로 밀려나는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증상이 중등도 이상으로 심할 경우 보통의 보존적 방법으로는 효과를 보기 힘들고 디스크를 절제하거나 나사못을 이용해 척추를 고정시키는 유합술 같은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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