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가 미국 버지니아주의 주도(州都)인 리치먼드의 서쪽 구치랜드카운티(Goochland County)에 50억달러를 투자해 제조시설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1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새 시설은 원료의약품(API)에서부터 바이오접합합체(bioconjugate) 플랫폼, 단일클론항체 포트폴리오 등을 아우르는 릴리의 첫 번째 완전통합형 제조시설이 될 전망이다.
앞서 릴리는 올해 2월 26일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양한 치료제 영역에 걸쳐 미국 내 의약품 제조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총 230억달러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수정해 2020년부터 향후 수년간(5년간)에 걸쳐 500억달러를 투입하고 4곳의 새로운 의약품 제조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에 즈음해 트럼프가 다국적제약사가 미국으로 제조기지를 옮기지 않을 경우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전을 실행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미국 내 복귀(reshoring) 요청 압력에 부응하는 경영 행위로 분석된다.
릴리가 구치랜드에 짓게 될 새 제조시설 조감도(릴리 제공)
4개 신설 제조기지 중 첫 번째가 되는 구치랜드 공장은 릴리의 미국 내 항체약물결합체(ADC) 제조를 주도하는 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릴리의 데이비드 릭스(David A. Ricks) 이사회 의장 겸 CEO는 “버지니아주에 대한 우리의 투자가 미국에서 혁신과 제조를 촉진하고, 고품질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지역사회를 강화하고 미국민들의 건강과 웰빙을 향상시키려는 우리의 노력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내 제조역량을 확대함으로써 안정되고 탄력적인 의약품 공급망을 구축하고, 미래의 의약품 혁신을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5년 이내에 완공될 이곳 제조시설은 버지니아주에서 650여명의 새로운 고임금 고용을 창출하게 된다. 고숙련 엔지니어와 과학자, 운영인력 및 실험실 기술직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아울러 버지니아주에서 1800여명의 건설직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경제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릴리는 버지니아주 제조시설에 1달러가 투자될 때마다 레버리지 효과에 힘입어 최대 4달러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예상헀다. 물류, 소매유통 등에 이르는 관련 업종의 상당한 고용창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릴리는 버지니아 신공장 건설에 기계학습, 인공지능, 자동화 시스템 등 첨단기술들을 할용 또는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내 대학들과 협력하고, 지역사회의 교육 계획 및 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데 힘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구치랜드 카운티는 리치먼드 광역시의 잠재적 노동력, 역내 인센티브, 제조시설 및 교통 접근성, 유리한 입지 등을 바탕으로 다른 많은 후보지들을 누르고 선택됐다.
릴리는 연내에 다른 3곳의 미국 내 제조시설에 대해서도 상세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 4곳은 5년 이내에 의약품 생산을 위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