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최근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 내 ‘생물보안법’의 재추진에 나서자 미국과 중국 간 바이오 관련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처음으로 양국 합작 제약사가 결별했다.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중국에 본사를 둔 합작 투자회사인 중미상하이스퀴브파마슈티컬스(Sino-American Shanghai Squibb Pharmaceuticals, SASS) 지분 60%를 매각하기로 계약했다고 제약전문지 ‘Fierce Pharma’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BMS는 1982년 최초 미중 제약 합작 투자로 SASS를 설립하기 위해 중국 시노파마(Sinopharm Foreign Trade)와 계약했다. 1980년대 중국이 외국기업에 경제를 개방했을 때 다국적 기업은 시노팜과 같은 국영 현지기업과 합작 투자를 통해서만 중국에 진출할 수 있었다.
중국에 최초 미국 제약 합작회사를 설립한 지 43년 만에 BMS가 이 사업에 대한 지배 지분을 넘긴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비원메디슨(BeOne Medicines(옛 BeiGene) 및 장쑤헝루이의약(Jiangsu Hengrui Pharmaceuticals, 항서제약) 등 중국 바이오제약회사에 투자한 아시아 최대 투자사 중 하나인 힐하우스캐피털(Hillhouse Capital)이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BMS 대변인은 지분 인수업체의 구체적 사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BMS 웹사이트에 따르면 BMS 중국 합작 투자사인 SASS는 상하이에서 항생제, 심혈관약물, 진통제, 대사질환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BMS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주로 중국에서 구형 의약품 및 소비재 제조와 관련이 있으며, 중국에서 BMS 핵심 혁신의약품(신약) 사업이 중국에서 운영을 중단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밝혔다. 다.
지난 8월 벨기에 대형 제약사인 UCB도 중국 본토에서 이미 성숙한 신경학 및 알레르기 사업을 현지 헬스케어 자산 운용사인 CBC그룹과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투자기관인 무바달라에 6억8000만달러 규모 거래로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의 빅2 갈등이 바이오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출처 헬스오 편집기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관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번 최초 미중 제약 합작회사의 결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현재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의 강제 매각과 높은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도 미국을 상대로 보복관세 부과 및 미국 반도체기업에 대한 덤핑조사로 맞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국채를 아예 매입하지 않을 계획이며, 이로써 넘버원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가치 하락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미국 상원의원들은 중국 바이오기업을 겨냥한 생물보안법안 제정을 추진하기 위한 법안을 지난 지난 7월 31일에 미국 상원에 제출했다. 지난 9월 10일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의약품의 허가 및 거래에 엄격한 제한을 가하는 행정명령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MS는 SASS 지분매각을 시장 요구사항에 따른 리소스 조정 일환이라며 미중 간 지정학적 관계 악화의 직접적인 여파는 아니라고 부인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양국 간 긴장은 글로벌 바이오시장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싸움으로도 확산돼 한국 제약바이오업계는 국내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중국은 이미 생산기반은 물론 파이프라인 발굴 및 임상시험 인프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임상시험, 인허가, 마케팅 등에서 세련미를 갖춘다면 향후 5~10년 안에 미국을 추월할 수 있으며 이런 두려움은 생물보안법 입법 추진으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