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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진 서울대 의대 교수팀, GLP-1 비만치료제 기전 규명 ‘사이언스’ 게재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7-02 19:08:05
  • 수정 2024-07-02 23: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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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LP-1이 먹기도 전에 포만감 유발 … 내분비내과 전문의에서 기초의학(해부학) 교수로 변신 … ‘의사과학자’ 양성 롤 모델

최형진 서울대 의대 해부학교실·뇌인지과학과 교수팀이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Science’에 지난달 6월 28일자로 ‘GLP-1 increases preingestive satiation via hypothalamic circuits in mice and humans’란 논문을 게재해 주목받고 있다. 


이 저널의 영향력지수(IF)가 44.7점에 달하기도 하지만 최 교수가 내분비내과 전문의로 서울대병원 임상강사, 충북대병원 임상조교수를 거쳐 기초의학인 해부학교실 부교수로 적을 옮겼기 때문이다.


그는 내분비내과 전문의로 당뇨병, 비만 환자를 진료하다가 합병증 관리기반 치료의 근본적 한계를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환자들은 죽을 고비를 가까스로 넘기며 식이조절의 중요성을 체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억제되지 않는 식욕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에 최 교수는 근본적인 접근, 다시 말해 식욕억제와 관련된 연구에 매진하기로 결심하고 기초의학교실에 뿌리를 내렸다. 뇌인지에 대한 신경과학 도구를 활용해 호르몬의 작용과 조절이라는 기초생물학적 기전을 이해하는 것이 대사질환 환자 치료의 핵심이라는 게 최 교수의 견해다.


최근 GLP-1 작용제 기반 비만 치료제들이 강력한 체중감소 효과와 함께 심혈관질환 위험 20% 감소 등 다양한 효과를 입증하는 가운데 최 교수는 GLP-1이 뇌의 어느 부위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지에 대해 규명키로 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GLP-1 작용제가 음식을 인지할 때부터 시상하부의 배부름 신경을 증폭시킨다는 사실을 밝혔다. GLP-1 주사를 맞으면 음식을 삼키기 이전부터 음식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이  높아지는 현상을 입증했다. GLP-1 작용 뇌 부위를 찾기 위해, 사람 뇌조직에서 GLP-1R (GLP-1 receptor 수용체)의 분포를 분석한 결과 ‘등쪽 안쪽 시상하부 신경핵’(Dorsomedial hypothalamus, DMH)에 많이 분포했다. 또   뇌조직에서도 같은 부위에 GLP-1R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에 첨단 신경과학 도구를 사용해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으로 포만간 유발 기전을 연구했다. 광유전학을 이용해 DMH에 있는 GLP-1R 신경을 인위적으로 활성화하면 배부름이 유발되어 쥐가 진행하던 식사를 즉각 중단하는 것을 밝혔다. 반대로 DMH GLP-1R 신경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배부름이 억제되어 식사를 중단하지 않고, 식사 지속시간이 증가했다. 


또 쥐에게 장소나 행동이 음식 가치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학습시킨 후 DMH GLP-1R 신경이 음식을 인지할 때부터 활성화된다는 것을 칼슘 이미징을 통해 입증했다.


한편 자유로이 움직이는 쥐에서 DMH GLP-1R 신경들의 단일세포 활성을 머신러닝으로 분석한 결과, 섭취 전부터 활성화되는 집단과 음식 섭취 중 활성화되는 집단으로 2종류로 구분하기도 하였다. 


또 배부름 신경으로 밝힌 DMH GLP-1R 신경과 전통적으로 배고픔 신경으로 알려져 있는 Arcuate Nucleus (ARC, 궁상핵) Agouti-related peptide (AgRP) 신경의 연결을 전기생리학적으로 밝혀 배부름과 배고픔의 긴밀한 상호작용 과정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박준석 의대 졸업생(2024년 2월 졸업)의 제안으로 시작돼 김규식 김규식 의대 박사과정생과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공동 제1저자인 김규식, 박준석 학생은 “신경과학, 내분비학(대사질환)이라는 2가지 이질적인 분야를 융합한 중개연구로서 의미가 있다”며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비만약의 기전을 밝혀 뿌듯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1일 오후 의대 행정관에서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대 의사과학자 우수성과 발표’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유 총장은 “최 교수의 연구성과는 단순한 학문적 성취를 넘어 우리 대학과 대한민국 의학연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며 “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한 대학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의대 학장은 “1970년 하버드의대와 MIT가 공동 설립한 HST (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와 같이 의과대학을 벗어난 융복합교육과정을 통해 나라의 미래성장동력으로서의 의과학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는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는 2008년부터 대학원에 의과학과를 설립하고, 기초연구연수의 제도를 운영하여 기초의학 연구에 매진하는 의사과학자를 육성해왔다. 2019년부터 전주기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인 SPST (SNU-SNUH Physician Scientist Training) 프로그램으로 확대하였으며, 2022년에는 의과대학 산하에 의사과학자양성사업단을 설립하여 학부생부터 전공의, 박사과정 대학원생, 박사 후 신진연구자에 이르기까지 전주기적 연구자 양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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