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연구진이 종양관련 대식세포의 글루타민 대사를 억제함으로써, 간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안했다. 박근규 경북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최연경 교수, 강유나 병리과 교수, 변준규 경북대 약대 교수 공동연구팀(제1저자 김동호 박사과정)은 글루타민 대사 유래의 폴리아민 합성 경로 활성화가 종양관련대식세포의 분화를 촉진하여 간암 성장을 증가시킴을 규명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간암은 주요 암 사망 원인 중 하나지만 진행성 간암에 대한 약물치료는 요원한 실정이다. 소라페닙(바이엘의 ‘넥사바정’) 등 다중 표적 키나제 억제제와 면역항암제의 성공적인 개발에도 불구하고, 암세포만을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는 획기적인 생존율 향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간암의 종양미세환경을 구성하는 중요 면역세포인 대식세포를 타깃으로 간암 치료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종양 성장을 돕는 종양관련대식세포(tumor-associated macrophage, TAM)의 분화에 글루타민 대사의 역할을 연구했다.
그 결과, 글루타민은 간암 미세종양환경에서 글루타메이트(glutamate)를 거쳐 아스파테이트(aspartate)로 대사됐고, 아스파테이트는 요소 회로(Urea cycle)에서 스퍼미딘(spermidine) 생성을 초래했다. 간암세포에 노출된 대식세포는 이같은 HIF-1 alpha 의존성 해당과정(glycolysis)이 증가했다. 이는 글루타민 대사 증가에 따른 폴리아민 합성 경로의 활성화와 eIF5A 하이푸시네이션(hypusination) 증가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퍼미딘은 eIF5A(라이신 잔기)에 하이푸신을 결합하는 하이푸시네이션을 촉발한다. 이어 eIF5A-하이푸신은 암세포 염색체내 HIF-1 alpha 번역(단백질 합성 前과정) 효율을 높이고 그 결과 종양관련대식세포의 해당작용이 증가해, 종양관련대식세포가 M2 대식세포와 다른 대사표현형(극성화 증가)을 갖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암증식과 상호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동물실험을 통해 종양관련대식세포의 글루타민 대사를 억제하거나 eIF5A 하이푸시네이션을 억제할 경우 종양 성장이 현저히 저해됨을 확인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205명의 간암 환자 조직 분석을 통해 eIF5A 하이푸시네이션이 종양기질에서 증가해 있을 뿐 아니라, 임상적 병기와도 유의한 상관성이 있음을 입증했다.
박근규 교수는 “종양관련대식세포는 M2 대식세포와 유사한 성질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종양관련대식세포는 M2 대식세포와 차별화되는 대사적 특징을 가지고 있고, 간암의 나쁜 예후와도 관련성이 있음을 밝힌 것에 의미가 있고,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진행성 간암치료의 새로운 병용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식세포는 세균을 포식해 소화시킨 다음 면역정보를 림프구에 전달해 면역반응을 촉진한다. 염증을 유발하는 M1 대식세포와 염증을 줄이고 조직 복구를 촉진하는 M2 대식세포로 나뉜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에서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 세종과학펠로우십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생화학분자생물학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IF: 12.8) 5월 1일 온라인판에 ‘Glutamine-derived aspartate is required for eIF5A hypusination-mediated translation of HIF-1α to induce the polarization of tumor-associated macrophages’란 제목의 논문으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