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바이엘그룹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생물학적 암호 해독 (decoding biology)을 신약발굴로 산업화하는 전문기업인 리커션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 나스닥 RXRX)는 양사의 연구 제휴관계를 정밀의학 항암제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내용으로 갱신한다고 9일(미국 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번 제휴는 바이엘 이 보유한 저분자 화합물 라이브러리와 생명공학‧의약화학 분야의 전문적인 노하우, 리커션의 목적추구형 인공지능(AI) 기반 약물발굴 플랫폼을 사용해 시너지를 일으키기 위함이다. 바이엘은 리커션의 역량을 이용해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종양 적응증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표적을 확인해 나가기로 했다.

계약에 따라 양사는 최대 7개 항암제 프로그램들을 공동 진행키로 했다. 리커션파마슈티컬스는 성공 마일스톤으로 최대 15억달러와 매출액 대비 로열티를 바이엘로부터 지급받기로 했다. 바이엘은 공동연구 활동을 통해 확보된 새로운 치료제들에 대한 전권을 독자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기로 했다.

앞서 바이엘그룹의 벤처투자 자회사인 립스바이바이엘(Leaps by Bayer)는 리커션파마의 2020년 시리즈D 투자 유치에서 5000만달러를 투입했다. 이어 2021년 12월에는 섬유증 질환에서 12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추리검색(inferential search) 방식으로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합의한 바 있다. 개별 프로젝트는 1억달러 이상의 성공 마일스톤과 순매출 대비 로열티를 바이엘이 리커션에 지급키로 했다. 

바이엘의 위르겐 에크하르트(Juergen Eckhardt) 전문의약품 사업개발‧라이선싱‧오픈이노베이션 대표 겸 립스바이바이엘 대표는 “리커션이 약물 발굴에서 사용하고 있는 인공지능 방법론이 현시점에서 가장 파격적인 기술 중 하나”라며 “양사의 제휴와 인공지능 활용을 통해 업계를 선도적인 혁신기업과 새로운 항암제 표적들을 확인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엘의 전략적 항암제 접근방법은 정밀약물 개발을 지향하고 있다. 가장 유망한 표적들과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들을 신속하게 확인,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환자들이 삶에 변화를 겪지 않고, 침습적인 치료법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바이엘의 전체 파이프라인의 절반가량이 항암제를 겨냥하고 있다. 

리커션의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방법 사용은 고해상도 이미징을 포함해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처지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암이나 기타 복잡한 질환들을 겨냥한 새로운 신약후보물질들을 발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커션은 2020년 7월부터 종양학 후보 발굴에 추리검색을 적용해왔다.

리커션의 약물발굴 플랫폼은 총 5조 이상의 물질의 생물학적‧화학적 관계를 탐색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에 속하는 독자적인 데이터세트를 갖고 있다. 이 시스템은 확장된 습식 실험실(wet-labs) 생물학적 및 화학 자료를 컴퓨터에 통합하고, 첨단 기계학습 기술을 사용해 효율적이면서 편견을 최소화한 약물발굴과 치료 프로그램을 인증해줄 수 있다. 50가지 다양한 사람세포 유형들과 170만개에 달하는 저분자 물질 라이브러리를 포함하고 있는 이 데이터세트는 톱 500급 슈퍼컴퓨터인 ‘BioHive-1’의 지원을 받고 있다.

리커션파마슈티컬스의 크리스 깁슨(Chris Gibson) 대표는 “우리는 차세대 제약 리더들이 엄격한 과학과 확장된 데이터 세트, 가속 컴퓨팅 등을 통합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번 바이엘과의 제휴를 갱신하면서 우리가 보유한 플랫폼을 유연하고 대규모로 적용해 나가기로 한 것에 짜릿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