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킴곤란(연하장애)은 음식물이 구강에서 인두와 식도를 거쳐 위장으로 보내지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과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흡인성 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삼킴곤란 진단에는 상부소화기내시경, 식도조영술, 고해상도 식도내압검사 등이 시행되는데, 검사 결과에는 이상이 없지만 지속적으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아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정기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주세경 의공학연구소 교수팀은 삼킴곤란이 있지만 검사 결과는 정상인 환자들을 진단하기 위한 고해상도 식도내압검사 분석법(Volume of invertive impedance, VII법)을 최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삼킴곤란으로 식도이완불능(Esophageal Achalasia)을 진단 받은 환자군, 삼킴곤란 증상만 있고 검사 결과는 정상인 환자군, 무증상군 각 12명을 대상으로 기존 식도내압검사 분석법과 VII법에 대한 비교 연구한 결과 VII법이 더 높은 진단 민감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음을 확인했다.
고해상도 식도내압검사법은 센서가 달린 카테터를 식도까지 넣은 후 환자에게 생리식염수를 삼키게 하고, 그 때 발생하는 센서 사이의 저항값과 식도 내의 압력을 측정한다. 그동안은 고해상도 식도내압검사에서 측정된 저항값을 적분하는 분석 방법( esophageal impedance integral, EII법)으로 삼킴곤란을 진단해왔다.
하지만 검사 결과가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삼킴곤란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많았다. 이런 경우 환자들의 예민함으로 간주하거나 약물치료만 진행해 더욱 정확한 삼킴곤란 진단법이 요구돼왔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해상도 식도내압검사에서 측정된 저항값의 역수를 적분하고 삼키기 전과 후의 비율을 분석하는 방법(VII법)을 개발했다.
식도이완불능 환자군과 검사 결과는 정상이지만 증상이 있는 환자군 및 무증상군을 비교한 결과, EII법 0.80, VII법 0.83으로 진단 민감도에 큰 차이가 없었다. 삼킴 곤란 환자군과 무증상군의 진단 민감도를 비교 결과에서는 EII법 0.68, VII법 0.81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해보니 삼킴곤란에 의한 식도이완불능 환자군은 검사 결과는 정상이지만 삼킴곤란이 증상이 있는 환자군 및 무증상 환자군(비 식도이완불능군)과 비교한 결과, EII법 0.80(AUC), VII법 0.83으로 진단 민감도에 큰 차이가 없었다.
이 수치는 수신자 조작 특성(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 ROC) 커브 하단 영역의 넓이를 구한 값인 AUC(Area Under the Curve)로, 0~1의 값을 갖는다. 높을수록 더 좋은 분별력(민감도)이 있음을 의미한다.
삼킴곤란 유증상군과 무증상군의 진단 민감도를 비교 결과에서는 EII법 0.68, VII법 0.81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검사 결과는 정상이지만 삼킴곤란 증상이 있는 유증상군과 무증상군을 비교한 결과 진단 민감도가 EII법 0.51, VII법 0.68로 더 큰 폭으로 차이를 보여 VII법의 진단율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기욱 교수는 “삼킴곤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기존 검사 결과에서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던 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삼킴곤란이 있는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및 유럽 소화기 운동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기능성 소화기 운동학회지’(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IF=3.960) 최신호에 게재됐다. VII법은 국내 특허를 취득했으며, 현재 북미에도 특허를 출원해 심사 중이다.
생체 내 유전자치료를 위한 유전자가위 선별 모델이 개발됐다. 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김형범 교수와 서상연 연구원은 생체 내 전달에 유리한 소형 유전자가위를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모델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서드’(Nature Methods, IF 47.99)에 게재됐다.
유전자가위는 타깃 DNA를 손쉽게 바꿔줄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유전자치료 분야에서 널리 사용된다. 현재 유전자치료 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유전자가위는 박테리아의 한 종류인 화농연쇄상구균에서 발견된 SpCas9이다.
이러한 유전자가위를 각 신체 부위로 이동시키는 데는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가 많이 사용된다. 아데노연관바이러스는 전달 효율이 높고 면역반응과 세포독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특정 조직이나 세포에 유전자가위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pCas9은 상대적으로 큰 단백질이기 때문에 아데노연관바이러스를 통한 전달이 불리하다. 소형 유전자가위의 경우 크기가 작아 아데노연관바이러스를 통한 전달이 유리하다.
이러한 이점으로 다양한 연구에서 소형 유전자가위들을 발굴해왔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최적화된 소형 유전자가위를 적용하는 데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없었다.
연구팀은 소형 유전자가위 사용에 유용한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선별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유전자 연구에 응용 가능성이 높은 소형 유전자가위(Cas9)들을 선별하고 총 17개의 Cas9의 활성도와 특이도를 수만개의 표적·비표적 DNA에서 측정하고 이를 비교분석했다.
유전자가위의 활성도는 표적으로 하는 DNA를 얼마나 잘 절단하는지 보여주고, 특이도는 해당 유전자가위가 얼마나 부작용(원하지 않는 DNA의 절단)이 적은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분석 결과, 기존의 널리 사용되고 있던 유전자가위 SpCas9보다 크기는 작으면서 활성도와 특이도가 높은 2개의 소형 Cas9(sRGN3.1, SlugCas9)을 확인했다. SpCas9의 평균 활성도와 특이도는 각각 42%, 0.35인데 반해, sRGN3.1은 각각 58%, 0.63, SlugCas9은 각각 51%, 0.74로 더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이용해 소형 Cas9의 활성도와 특이도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DeepSmallCas9’을 개발하고 유용성을 검증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DeepSmallCas9은 소형 유전자가위의 활성도와 특이도를 동시에 검증할 수 있다. 기존 유전자가위 활성 예측 모델들은 활성도와 특이도 중 하나만을 검증할 수 있어 각각을 다른 모델을 이용해 예측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DeepSmallCas9은 실제 임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유전자가위 선별에 유용함을 보여줬다.
실제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의 ClinVar 데이터베이스에 공개된 1만3145개의 우성 단일염기변이에 DeepSmallCas9을 적용해 본 결과, 82%(1만844개) 이상의 돌연변이 DNA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유전자가위를 선별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김형범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소형 Cas9 대량 검증을 진행함으로써 기존 유전자가위보다 더 효과적인 소형 유전자가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새롭게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유전자가위 선별 모델 또한 통해 추후 기초연구, 유제 개발의 속도와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