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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담도암 전이와 공격성에 관여하는 ‘상피-간엽성 전환’ 억제제 발견
  • 오민택 기자
  • 등록 2023-01-05 08:31:27
  • 수정 2023-01-07 22: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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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대병원, 국내 최초 'F-18 FACBC' PET/CT 검사 시행

담도암은 수술을 포함한 치료를 하더라도 5년 생존율이 20~30%에 머무는 악성질환이다. 담도암의 치료경과가 이처럼 안 좋은 이유는 증상 발현이 늦고, 초기에 전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담도암의 진행과 전이를 억제해 치료경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성과가 나왔다.


이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간 또는 담석 질환에서 큰 부작용 없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이 담도암세포의 표피성장인자 수용체(EGFR)를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은 암의 진행과 전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암세포의 ‘상피-간엽성 전환’ 과정을 강력하게 저지했다.


암세포는 초기에 안정적인 상피성 세포형질을 가지고 있다가 유전자적 변이를 일으키며 간엽성 세포형질로 변화한다. 이때 공격성과 전이성이 증가하고, 인근 조직과 및 림프관으로 쉽게 침투한다.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은 담도암세포의 상피-간엽성 전환을 일으키는 표피성장인자 수용체를 억제함으로써 암의 진행과 전이를 억제한다. 또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은 직접적으로 담도암세포의 증식을 막았으며, 기존 표적치료제인 게피티니브(gefitinib,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정, Iressa)와 함께 사용할 경우 항암효과가 증대됐다.


이진 교수는 “담도암 환자는 수술을 하더라도 조기에 재발하고 항암제에 반응이 좋지 않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을 단독 또는 다른 항암제와 병합해 투여함으로써 담도암의 재발과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도암 발생의 위험이 큰 만성담도염 및 담도담석 환자에게 담도암 발생을 예방할 수 약제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현재 세포연구 단계로 추가적인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진 교수는 췌담도 분야 권위자로 제17대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을 2022년부터 맡고 있으며, 담도암의 기전과 치료방법을 밝히는 지속적인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6년에는 고콜레스테롤혈증에 사용되는 스타틴이 담도암의 세포자멸사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2019년에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이 담도암의 세포자멸사와 성장 억제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를 각각 세계적으로 명망 높은 저널에 게재했다.


이진 교수팀은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은 상피-간엽성 전환을 억제해 담도암세포의 공격성을 억제한다(Ursodeoxycholic acid inhibits 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suppressing invasiveness of bile duct cancer cells: An in vitro study)’는 연구결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인 ‘Oncology Letters’(IF=3.111) 2022년 12월호에 게재했다. 


이진 교수는 2021년에도 국제학술지 ‘Molecular Biology Reports’에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이 담도암 세포의 세포자멸사를 유도하고, 종양 억제 유전자를 활성화하며, 암 증식에 관여하는 여러 단백질을 억제해 항암효과가 있음을 발표한 바 있다.


아주대병원 김선일 비뇨의학과(왼쪽), 박용진 핵의학과 교수.


아주대병원이 국내에서 F-18 FACBC(F-18 플루시클로빈)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전산화단층촬영) 검사 첫 사례를 시행했다. 이 병원 김선일 비뇨의학과 교수와 박용진 핵의학과 교수는 2022년 11월 전립선암 재발 의심환자 A씨가 새로운 전립선암 진단 방사성의약품 ‘F-18 FACBC’ 첫 투여 후 PET/CT 검사를 받았으며, 검사결과 골반 림프절 전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과거 전립선암을 진단받은 바 있는 A씨는 최근 혈액검사에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상승해 재발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으나 기존 진단검사에서 전이 및 암병변을 발견하지 못했다. 의료진은 국내에서는 아직 시행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 및 유럽 등에서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F-18 FACBC PET/CT 검사를 시행하며 기존 진단검사에서 찾지 못한 골반 림프절 전이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에 첫 도입한 F-18 플로시클로빈(Fluciclovine) 또는 악슈민(Axumin 상품명)으로 알려진 F-18 FACBC는 전립선암 재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이다. 2016년 미국 FDA, 2017년 유럽 EMA 등 전세계 35개국에서 승인된 방사성의약품으로 현재까지 약 19만6000명의 전립선암 재발 환자에게 사용됐다. A씨처럼 재발 소견이 보이나 기존 진단검사로 특이 소견을 발견하지 못한 환자군의 57%에서 새로운 전이 병변을 찾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국내에서는 전립선암의 재발이 의심되는 경우, 주로 PSA,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뼈스캔 등의 진단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나 전이 및 암병변을 정확하게 발견하는 데 한계가 있다.


김선일 비뇨기암센터장은 “고령화 추세에 따라 국내 전립선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F-18 FACBC PET/CT 첫 시행을 계기로 전립선암 재발 의심 환자들이 조기에 전이 및 암병변을 발견함으로써 치료율 및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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