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뇨의학회(회장 홍준혁 서울아산병원 교수)은 국내 50~70대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립선비대증 인식 설문조사’ 결과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52%는 증상이 있어도 병의원에 방문하지 않았다고 3일 밝혔다.
서울·경기 및 5대 광역시(인천·대전·대구·부산·광주)에 거주하는 50~70대 남성 500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표(International Prostatic Symptom Score: IPSS)’를 이용해 최근 한 달 간 응답자들이 소변을 볼 때 어떠한 증상이 있었는지를 체크했다.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표’ 결과가 7점 이하이면 정상, 8점에서 19점이면 중등도 전립선비대증, 20점 이상이면 중증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단한다.
이번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1.2%(306명)가 8점 이상으로 나와 전립선비대증에 해당됐다. 증상의 심각도는 중등도(8~19점)는 45.8%(229명), 중증(20점 이상)은 38.8%(194명)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대증 의심자(306)명 중 52%는 병의원을 전혀 방문한 적이 없었다. 중등도 환자(229명)의 56.8% 및 중증 환자(194명)의 36.7%가 병의원에 가지 않았다.
306명 중 배뇨 시 불편한 증상이 있어도 병의원을 방문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증상이라 굳이 병원에 갈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66.9%), ‘적당히 참을 만해서’(44.7%),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 같아서’(16.2%)를 꼽았다. (중복 응답 기준)
배뇨 시 불편한 증상으로 인해 병의원을 찾은 응답자(483명) 중 비뇨의학과를 방문한 비율은 73.9%에 그쳤다. 또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받은 응답자(102명) 중 27.5%는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비뇨의학회 박현준 홍보이사(부산대학교 병원)는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이후 남성의 절반 이상이 앓고 있는 대표적인 남성 질환으로, 매우 유병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치료받으러 오는 비율이 낮다”며 “소변을 본 후 소변의 일부가 남아 있거나, 소변을 본 지 2시간 내에 또 소변이 마렵거나, 소변을 볼 때 금방 나오지 않는 증상 등이 있다면 지체 말고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49.4%는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전립선암이나 발기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비대증은 암으로 진행하지 않고, 두 질환은 발생하는 부위도 서로 다르다. 또 발기부전은 중년 이후의 남성에게 나타나기 때문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립선비대증 자체가 발기부전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전립선비대증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계속 증상이 재발하는 만성 재발성 질환으로 지속적인 배뇨 상태 관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62.4%는 전립선비대증을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염증을 동반한 요저류가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면 전립선비대증은 통증이 없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응답자의 63%는 전립선비대증이 통증을 유발한다고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발목 불안정증, 수술치료 필요성 ‘조직해부학적’ 근거로 입증
김윤정·최연호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만성 외측 발목 인대 불안정성 환자의 수술적 치료 필요성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를 마련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9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 만성 외측 발목인대 불안정성으로 인대 봉합술을 받는 환자 21명과 급성 외복사 골절로 골절부 고정술을 받는 환자 17명을 대상으로 각각 전방거비인대 조직을 얻어 두 환자군의 조직 내 자가사멸세포 정도를 분석, 차이를 비교 연구했다.
그동안 급성 발목 염좌와 만성 인대 불안정성에 대한 보존 및 수술 치료 적용 범위 등에 대해 여러 연구와 논의가 진행됐으나 이는 임상적인 평가지표나 영상학적 자료 등에 근거한 것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보다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하고자 발목 염좌가 발생했을 때 제일 먼저 파열되기 쉬운 발목 외측 인대 부위인 전방거비인대의 조직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만성 외측 발목 인대 불안정성 환자의 전방거비인대 조직 내에서 세포자가사멸이 발생되고, 급성 발목 염좌 환자의 전방거비인대 조직과 비교해서도 세포자가사멸이 더 많이 발생되는 것을 확인했다.
김윤정 교수는 “본 연구는 만성 외측 발목 인대 불안정성과 급성 외측 발목 인대손상 전방거비인대의 생물학적 차이를 밝힌 최초의 연구”라며 “만성 외측 발목 인대 불안정성은 전방거비인대의 수술적 재건을 필요로 하는 반면 급성 외측 발목 인대 손상은 보존적 치료로 잘 치료된다는 치료 전략 수립의 차이를 만드는 근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정형외과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 중 하나인 ‘Clinicial Orthopaedics and Related Research(CORR, IF=4.837) 2022년 12월호에 게재됐다.
김현준 아주대 이비인후과 교수팀, 수면무호흡 비접촉 간편 진단법 개발
수면무호흡을 비접촉 방식으로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준 교수팀(박도양 교수·안준영 연구원, 아주대 미디어학과 신현준 교수·양명현 연구원)은 수면호흡장애를 갖고 있는 50명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와 가스 이미징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비접촉 호흡 기류를 촬영법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진단 정확도(AUC, 곡선하면적)가 기존 수면다원검사의 여러 검사 중 호흡센서를 적외선 영상으로 대체해 분석할 경우 99.1%였으며, 적외선 영상 1개만으로 분석할 경우 87.2%였다.
즉 호흡센서를 적외선 영상 촬영으로 대체하더라도 기존 검사의 정확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적외선 영상 촬영만으로도 수면무호흡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사람이 호흡할 때 공기를 체내로 받아들이고 이를 대사한 다음 체외로 배출할 때 이산화탄소(CO₂)가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100배 증가한 4%라는 원리를 이용해 이산화탄소의 고유 파장대를 촬영하는 ‘가스 이미징 적외선 카메라’로 호흡 기류를 촬영했다. 이렇게 촬영한 호흡 기류 영상은 연구팀이 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자동 안면인식과 화질 개선이 가능하도록 개발한 프로그램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검사 대상자의 호흡 여부를 파악하고 호흡량을 정량화해 정상인지 부족한지를 판정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시스템을 한국과 미국에 특허등록했다.
현재 수면무호흡, 코골이 등 수면호흡장애를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진단법은 수면다원검사이지만 병원 검사실을 방문해 몸에 다양한 센서를 붙이고 하룻밤 자면서 뇌파, 근전도 등을 측정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최근 수면상태를 간편하게 확인하는 스마트폰 앱(Application)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손목에 차는 시계 형태)가 많이 나와 있지만, 코골이 소리와 뒤척이는 잡음을 구별하지 못하거나, 실제 건강에 나쁜 수면 무호흡은 소리가 나지 않아 오히려 정상 호흡이 진단되는 결점이 있었다.
김현준 교수는 “환자들이 보다 간편하게 수면호흡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이번 연구를 통해 비접촉 방식으로 비교적 우수하게 수면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확인했다”면서 “수면무호흡의 진단뿐 아니라 원격으로 노인이나 환자 및 영유아를 모니터링, 호흡기질환의 스크리닝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 IF=4.966) 2022년 12월호에 ‘Non contact diagnosis of sleep breathing disorders using infrared optical gas imaging: a prospective observational study(적외선 광학 가스 영상을 이용한 수면 호흡 장애의 비접촉 진단: 전향적 관찰 연구)’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전략과제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건의료개발기술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