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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렉라자’(레이저티닙), 글로벌 3상에서 1차 평가지표(PFS) 충족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12-06 14:48:54
  • 수정 2023-07-08 22: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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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FS 20.6개월 달성 vs ‘이레사정’ 9.7개월 … 내년 초 국내 적응증 확장 추진, 2차→1차 치료제 승격 기대

유한양행의 3세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 돌연변이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인 ‘렉라자정’(LECLAZA, 레이저티닙 lazertinib)이 글로벌 3상 임상에 성공, 비소세포폐암(NSCLC)의 1차 치료제로서 승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회사는 6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렉라자의 1차 글로벌 3상 ‘LASER301’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1차 평가지표인 무진행 생존기간(PFS) 분석 결과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20.6개월로 대조약인 아스트라제네카의 1세대 TKI 억제제인 ‘이레사정’(Iressa 성분명 게피티닙, Gefitinib) 투여군의 9.7개월에 비해 유의미하게 무진행 생존기간을 연장했다.  


무진행 생존기간이란 치료제 투여 뒤 암이 추가로 진행되지 않거나 사망에 이르지 않는 기간으로 항암제 효과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아시아인 및 비흡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잘 들어 … 피험자 중 아시안이 65%


하위그룹 분석 결과 아시아인 환자군에서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20.6개월, 게피티닙 투여군은 9.7개월로 나타나 비아시아인(전부 백인, 코커시안)뿐만 아니라 아시아인에게서도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입증했다. 


피험자 중 아시아인 비중은 레이저티닙 투여군(총 196명)이 66%, 게티티닙 투여군(총 197명)이 65%였다. 


아시아인의 EGFR 변이 비율은 진단 당시에만 30~30%에 이르고 말레이시아나 홍콩에선 무려 50%가 넘는다고 렉라자 임상을 총괄한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은 소개했다. 그는 EGFR 변이 전이성 폐암의 비율은 EGFR 변이 전이성 유방암·대장암·전립선암·기타암을 합친 비율보다도 높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렉라자의 적용 범위가 넓다는 얘기다. 


조 교수는 “아시아권에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수가 늘고 특히 비흡연자에서 빈도가 늘어나는 가운데 세계 두 번째 3상 연구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확인함으로써 많은 환자, 특히 아시아권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GFR 돌연변이형에 따른 하위그룹 분석 결과에서는 엑손19 결손 돌연변이(Ex19del)를 가진 환자군에서 PFS는 레이저티닙 투여군 20.7개월, 게피티닙 투여군은 10.9개월로 나타났다. 


또 엑손 21 L858R 치환 돌연변이(L858R)를 가진 환자군에서는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17.8개월, 게피티닙 투여군은 9.6개월로 나타났다. 이는 Ex19del을 가진  환자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L858R 치환 돌연변이 환자군에서도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입증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 오세웅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전무)은 “렉라자가 EGFR 돌연변이에 대한 선택성이 매우 높고 강력한 항종양 활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야생형 EGFR에 대한 활성이 낮아 야생형 EGFR을 표적하여 발생하는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렉라자가 다른 예후가 좋지 않는 변이에서도 종합적으로 강한 억제 효과를 보일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또 임상시험 등록 시점에 중추신경계(CNS, 뇌) 전이 여부에 따른 하위그룹 분석 결과, CNS 전이가 있는 환자군에서는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16.4개월, 게피티닙 투여군은 9.5개월로 나타났다. CNS 전이가 없는 환자군에서는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20.8개월, 게피티닙 투여군은 10.9개월로 나타났다. 레이저티닙은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CNS 전이가 있는 환자군에서도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입증했다. 


이는 렉라자가 뇌혈관장벽(BBB)에 대한 높은 투과도를 보여 뇌전이 환자에서도 높은 효과를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6개월 이상 생존하면 장기 생존 가능성 입증 … 재발에 걸리는 기간도 2년 이상 예상 


2차 평가지표인 객관적반응률(ORR)은 76%로 유사했으며,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19.4개월, 게피티닙 투여군은 8.3개월로 나타났다. 


전체 생존기간(OS)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 등록 후 18개월 시점에 레이저티닙 투여군 생존 비율은 80%, 게피티닙 투여군 생존 비율은 72%로 나타났다.


조병철 교수는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6개월 이상 생존할 경우 그 이후로는 상당기간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시그널이 잡혔다”며 “다만 장기 추적기간을 바탕으로 확실한 결론이 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의 경우 OS에서 아시아인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확보하지 못했고, 비 아시아인에서는 유의성을 입증해 전체적으로는 간신히 유의성을 확보했다”며 “렉라자는 타그리스와 대등하거나 다소 우위를 보이는 OS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레이저티닙 투여군과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기존에 보고된 각각의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관된 결과를 보여줬다. 레이저티닙 투여군에서 가장 빈번히 보고된 이상반응은 감각이상 39%, 발진 36%, 가려움증 26% 순이었다. 보고된 이상반응 대부분은 1~2 등급 수준의 경증 이상반응이었다. 조 교수는 “부작용 중 1등급이 60% 이상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2등급이었다”며 “감각이상은 손발저림, 무감각을 말하며 약을 감량하거나 중단하면 대부분 가역적으로 부작용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간질성 폐질환 및 3등급 이상 QTc 연장 같은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각 2.5%, 1% 수준으로 매우 낮았다. 또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좌심실 박출률 감소는 관찰되지 않았다.


LASER301 3상 임상시험은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활성 EGFR 돌연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393명(아시아인 258명, 비아시아인 135명)을 대상으로 게피티닙과 레이저티닙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평가하기 위한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다국적, 다의료기관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내서는 2019년 12월 11일자로 식약처 승인을 받았으며, 한국을 포함해 13개국의 119개 시험기관이 참여했다. 


조병철 교수는 “현 1~2세대 EGFR 변이 TKI 제제는 6~8개월이 지나면 내성이 생기며 약효가 감소하는 ‘웨인효과’(wane effect)가 생긴다”며 “렉라자는 완치(cure)를 목표로 하며, 임상목표(무진행 생존) 달성 후 약을 끊어도 최소 1.5~2년간은 재발하지 않을 잠재성을 갖고 있다”고 극찬했다.  


렉라자, 국내 시장 안주 않고 미국 및 유럽 시장 진출도 노크  


유한양행은 “2023년 1분기 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렉라자정의 적응증을 현재의 ‘이전에 EGFR-TKI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2차 치료제)에서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변경(승격)하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레이저티닙의 한국 외 글로벌 판권을 가진 얀센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의약품청(EMA)에 신약승인신청 추진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이 식약처로부터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렉라자를 승인받을 경우  건강보험심사평원으로부터 건강보험급여 적용 여부를 결정받아야 하고, 다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을 해야 한다.


이와 관련, 유한양행 임효영 임상개발 부문장(전무)은 “국내 현 적응증의 범위가 넓어지게 되면 당연히 보험당국으로부터 약가를 내리라는 압력을 받게 돼 있다”며 “국내에서 낮게 책정된 약가는 세계 시장에서 참조가격으로 활용돼 외국에서 높은 약가를 받지 못하는 곤란함을 겪게 되므로 최대한 균형을 맞추겠다”고 설명했다.  


EGFR 변이-TKI 계열 비소세포폐암 항암제로 1세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 로슈 ‘타쎄바정’(Tarceva 성분명 엘로티닙, erlotinib) 등이 있다. 2세대는 화이자의 ‘비짐프로정’(Vizimpro, 성분명 다코미티닙, Dacomitinib),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정’(Giotrif 성분명 아파티닙, afatinib) 등이다.


EGFR 변이-TKI 1세대이지만 노바티스 ‘타이커브정’(Tykerb, 성분명 Lapatinib, 유방암), 젠자임 ‘카프렐사정’(CAPRELSA, 성분명 반데타닙, vandetanib: 갑상선수질암)은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이 없다.


3세대로는 아스트리제네카 ‘타그리소정’(오시머티닙, Osimertinib), 유한양행의 렉라자, 중국 항서제약 및 미국 EQRx의 신약후보물질인 오몰러티닙(Aumolertinib, 옛 알모너티닙 almonertinib, 중국서만 승인) 등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1차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 3세대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시장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가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타그리소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1065억원이다. 다만 타그리소는 국내서 1차 치료제로 허가받았지만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지 않는다. 아시아인에 대한 효과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렉라자가 급여 적용을 받게 되면 환자는 약값의 30%만 부담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대폭 높일 수 있다.


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오스코텍(대표 김정근, 윤태영)으로부터 렉라자를 도입한 후 2018년 11월, 글로벌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인 얀센바이오테크(Janssen Biotech)에 기술 수출했다. 당시 계약금 5000만달러(559억원)를 수령한 뒤 임상시험, 개발, 허가, 시판 등에 성공하면 단계적으로 12억500만달러(약1조4000억원)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순매출에 따른 일정 비율의 판매 로열티도 별도로 받게 돼 있다. 유한양행과 오코스텍은 수익을 6대4로 나누게 계약을 맺었으며, 오코스텍은 순매출의 10%를 별도로 챙길 수 있다.  


렉라자의 궁극적 목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1차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다. 얀센은 렉라자정과 얀센의 EGFR-MET 타겟 이중항체 치료제인 ‘리브리반트주’(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 amivantamab-vmjw, 코드명 JNJ-61186372)’와 병용요법으로서, 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제로서의 가능성(1차 또는 2차 치료제)을 평가하는 3상 MARIPOSA(NCT04487080)을 진행 중이다. 또 렉라자와 타그리소를 각각 단독요법으로서 폐암 1차 치료제로 평가하는 임상연구도 진행 중이다. 


조 교수는 이와 관련, “렉라자의 폐암 수술 후 보조치료제로서의 궁극적 목표는 약물 투여 후 재발되지 않게 하는 데 있다”며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타그리소의 지난해 글로벌 시장 매출은 약 6조5000억원에 달한다. 렉라자가 1차 치료제 허가를 받으면 이 시장을 잠식할 블록버스터 약물이 될 수 있다. 국내 폐암 1차 치료제 시장만 해도 타그리소(1065억원) 포함, 연간 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글로벌 판권을 갖고 있는 얀센과 끊임없이 논의해 미국과 유럽 품목허가도 신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리브리반트주’(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 amivantamab-vmjw, 코드명 JNJ-61186372)는 백금 기반 화학요법 도중 또는 이후 병이 진행되고 EGFR 엑손(exon) 20 삽입 돌연변이가 확인된 성인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2021년 5월 21일, FDA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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