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원숭이두창 2급 법정 감염병 지정 검토와 함께 원숭이두창 백신 국내 도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도입을 검토 중인 제품은 3세대 두창 백신으로 지난 2019년 원숭이두창 백신으로 FDA 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3세대 두창 백신에 대해 제조사와 국내 도입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물량과 도입 일정에 대해서는 정해지는 대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권 팀장이 언급한 3세대 두창 백신은 덴마크의 바바리안노르딕(Bavarian Nordic A/S)이 개발한 천연두 및 원숭이두창 백신인 ‘진네오스’(Jynneos 미국 브랜드)다. MVA-BN(Modified vaccinia Ankara-Bavarian Nordic)이 국제 통용 명칭이며 유럽연합(EU)에서는 ‘임바넥스’(Imvanex), 캐나다에서는 ‘임바뮨’(Imvamune)으로 부른다.
유럽에서는 2013년 7월 31일 성인의 두창(천연두) 백신으로 허가받았지만, 미국에서는 2019년 9월 24일 고위험 천연두 및 원숭이두창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용도로 허가 받았다. 18세 이상 성인 대상이고, 생백신이며, 비복제(Non-Replicating) 백신이다. MVA-BN이란 백시니아 바이러스(vaccinia virus, 우두(cowpox) 바이러스로도 불리며, 두창바이러스(poxvirus)에 속함)을 약독화한 바바리안노르딕의 기술을 적용한 백신을 의미한다.
5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7개국에서 780건의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원숭이두창을 2급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등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원숭이두창을 2급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고시는 8일 발령된다. 권 팀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국내에도 유입 가능성이 있는 만큼 원숭이두창에 효과성이 입증된 3세대 두창 백신을 신속하게 도입하고자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는 생물테러 등에 대비한 사람두창(천연두) 백신 3502만명분이 비축돼 있는데, 이는 원숭이두창을 85%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원숭이두창 국내 유입 사례가 없고, 전파력이 높지 않은 점 등에서 두창 백신 비축분을 일반 국민에 접종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앞서 당국은 지난 5월 24일 “사람두창 백신은 생물 테러나 고도의 공중보건위기에 대비해 비축한 것”이라며 “아주 큰 위험 상황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원숭이두창이 유입되더라도 일반 연구에 대한 사용 계획은 당장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