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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비대증 알파차단제 … 증상 개선 빠르고 부작용 부담 없어 시장력 커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12-29 16:34:53
  • 수정 2021-12-31 20: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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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스로신, 기립성저혈압 조금 더 유발 … 실로도신, 역행성 사정 초래 … 나프토피딜, 중증에서 효과 약해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도 최근 몇 년 새 매년 5% 이상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양성 전립선비대증(Benign prostatic hyperplasia, BHP)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은 두 가지 계열이다. 하나는 알파 교감신경 차단제이고, 나머지 하나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다.  


전자는 증상 개선 속도가 빠르고 부작용이 경미해 부담이 없기 때문에 성욕감퇴 등을 유발하는 후자에 비해 더 보편적으로 처방된다. 


알파차단제(Alpha-blockers)는 전립선과 방광경부에 존재하는 평활근 긴장을 조절하는 교감신경의 알파-1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전립선 폐색을 감소시킨다. 전립선과 방광의 근육을 이완시켜 배뇨 기능 향상을 돕는다. 


반면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5α-reductase inhibitors, 5αRIs)는 전립선의 발달·성장·분화 및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DHT(dihydrotestosterone,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의 생성을 억제해 전립선의 크기를 줄인다.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가 더 근본적인 치료 기전을 갖고 있으나 증상 개선 속도가 느리고 성욕감퇴, 발기저하, 사정감소 등을 동반하므로 의사들은 이를 꺼려하는 환자의 동의 아래 알파차단제를 추천하는 게 수월하다. 


알파차단제는 비뇨기의학과는 물론 가정의학과나 내과 등 비(非) 비뇨기과에서 주로 추천하기 때문에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보다 확장성이 크다. 알파차단제를 중심으로 각 약물의 장단점을 비교해본다. 


알파차단제는 전립선비대증의 약물치료에 가장 보편적으로 쓰인다. 대표적인 약제로는 △탐스로신(tamsulosin 또는 탐술로신) △테라조신(terazosin) △실로도신(silodosin) △독사조신(doxazosin) △알푸조신(alfuzosin) △나프토피딜(naptopidil) 등이 있다.


탐스로신 성분의 한국아스텔라스의 ‘하루날디정’, 한미약품의 ‘한미탐스오디정’, ‘한미탐스캡슐’ 중심의 시장이 압도적으로 크다. 오리지널인 하루날이  2020년 기준 728억원의 처방 실적을 올려 지배력이 크고 한미약품의 두 제품이 하루날의 30%에 해당하는 222억원의 매출(전년 대비 27.6% 성장)을 올리고 있다. 한미는 비 비뇨기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영업력이 더욱 강하기 때문에 다른 제약사들보다 고성장을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전립선비대증 약물의 비 비뇨기과 의사의 처방액 비중은 전체의 약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탐스로신은 대부분의 환자에서 투여상의 어려움이 없고 혈압과 맥박 등 심혈관계 부작용이 적은 게 장점이다. 


하루날디의 특허 만료 이후 2016년 한미약품이 약의 크기는 동일하지만 함량은 높인 ‘한미탐스캡슐0.4mg’을 출시, 기존 0.2mg 탐스로신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경쟁판을 만들었다. 0.4mg 짜리 개량신약은 4년 동안의 시판후조사(PMS) 기간을 거치며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2019년 12월 PMS 만료 후에는 한국콜마의 ‘타미날서방캡슐0.4mg’ 등 0.4mg 함유 서방형 버전 80여 품목의 제네릭을 쏟아냈다. 


탐스로신의 오리지널 제품에 비해 나머지 알파차단제 성분의 오리지널은 매출이 크게 떨어진다. 성분별 오리지널 약의 2020년 처방액은 테라조신 성분의 일양약품 ‘일양하이트린정’ 149억원, 실로도신 성분 JW중외제약의 ‘트루패스구강붕해정’ 및 ‘트루패스정’ 118억원, 독사조신 성분 화이자의 ‘카두라정’(현재는 비아트리스 ‘카두라엑스엘서방정’) 53억원, 알푸조신 성분 한독의 ‘자트랄엑스엘정’ 99억원, 나프토피딜 동아에스티의 ‘플리바스정’ 70억원 등이다.


알파차단제는 복용한 지 2주 후부터 배뇨 증상이 빠르게 개선된다. 증상이 가볍고 전립선 크기가 40㎖ 미만일 때 치료효과가 더 우수하다. 또 전립선특이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 PSA) 수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여러 임상에서 알파차단제는 국제전립선증상점수(International Prosatate Symptom Score, IPSS)를 약 35~40% 낮추고 최대 요속을 약 20~25%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반면 전립선 크기가 작아지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흔한 부작용으로 기립성저혈압·어지럼증·두통·피로 등이 있으며 코막힘·사정장애·수술중 홍채긴장이완증후군(Intraoperative Floppy Iris Syndrome, IFIS) 등도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알파1수용체는 1A·1B·1D 아형으로 나뉜다. 알파1A 수용체는 전립선에, 알파1B 수용체는 혈관에, 알파1D 수용체는 방광에 많이 분포한다.


알파차단제의 주요 타깃인 알파1B·1D 수용체는 심혈관계에도 많이 존재해 혈관확장으로 인한 혈압강하 효과가 있다. 따라서 기립성저혈압·어지럼증 등 혈압저하와 관련된 부작용 발생빈도가 높다.


알파1A 수용체는 눈의 홍채 이완 근육을 수축시켜 동공을 확대한다. 알파1 수용체 차단제를 복용할 경우 백내장 환자는 동공이 잘 확대되지 않는 홍채이완증후군으로 수술이 어려울 수 있어 다른 계열의 약제로 변경해야 한다.


학회에 따르면 알파1A 수용체 선택성이 높은 약제에서 역행성 사정 등 사정장애가 더 많이 보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수용체는 전립선뿐 아니라 정낭에도 많이 분포해 있기 때문이다. 사정장애는 투약 용량을 낮추면 개선된다. 


이밖에 알파차단제는 환자의 0.1~5% 빈도로 간의 AST(GOT), ALT(GPT), LDH, ALP가 올라갈 수 있다. 혈당과는 큰 상관성이 없다. 


알파 교감신경수용체 1A·1B·1D를 모두 차단하는 약물로는 알푸조신(Alfuzosin), 테라조신(Terazosin), 독사조신(Doxazosin)  등이 있다. 알파차단제 중 더 일찍 나온 약들이다. 


테라조신은 알파1 차단제 중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임상데이터가 가장 풍부하다. 애보트가 처음에 고혈압치료제로 개발했을 정도로 혈압강하 효과가 커 고혈압을 동반한 전립선비대증 환자 치료에 유용하다. 다만 혈압을 심하게 낮출 수 있어 기립성저혈압 등 부작용에 유의해야 한다. 임상 결과 정상 혈압 전립선비대증 환자에서는 혈압 저하 관련 문제가 거의 없었다. 


독사조신은 테라조신만큼 혈압강하 효과가 커 지나친 혈압감소에 유의해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기립성 저혈압이 유발될 수 있어 장시간 눕거나 앉은 자세에서 천천히 일어나도록 신경 쓴다. 약물이 서서히 방출돼 혈중농도가 오래 지속되는 서방정 제제는 일반 정제보다 복용이 간편하다. 음식물에 영향을 받지 않아 식사와 관계없이 투약할 수 있다. 배뇨 기능뿐 아니라 발기능·성관계 만족도 등도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국 화이자제약의 ‘카두라엑스엘서방정’ 등이 있다.


알푸조신은 고혈압약의 효과를 증가시켜 기립성 저혈압 유발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이한 이상반응으로 빈도를 특정할 수 없는, 약제에 의한 2차성 혈소판감소증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유의한다. 대부분 서방정 제제로 복용이 간편하며 음식물과 함께 섭취하면 약 성분 흡수가 더 잘 돼 식후 복용이 권장된다. 


알파수용체 중 1A·1D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약제에는 탐스로신(Tamsulosin 또는 탐술로신), 실로도신(Silodosin), 나프토피딜(naftopidil) 등이 있다.


탐스로신은 알파1A·1D 수용체만 선택적으로 차단한다. 1D를 차단하므로 종래의 테라조신, 독사조신, 알푸조신 등 종래의 알파파단제보다는 빈도가 훨씬 낮지만 기립성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기존 기립성저혈압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혈압이 정상인 사람에서도 기립성 어지럼증을 초래할 수 있다. 대한비뇨기과학회가 발표한 ‘2015 전립선비대증 진료권고안’에 따르면 다른 알파차단제보다 홍채이완증후군이 더 많이 보고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실로도신은 알파1A 수용체에 보다 선택성이 높다. 따라서 역행성 사정이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꼽힌다. 성적으로 활발한 환자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역행성 사정이란 정액이 요도 뒤쪽, 즉 방광 내로 역류해서 음경 밖으로 사출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반면 기립성저혈압·어지럼증·코막힘 등의 증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점은 복용 2~6시간 내 최대 요속을 개선하는 등 효과 발현시간이 매우 빠르다. 


나프토피딜은 알파1D에 대한 선택성이 현저히 높다. 알파1D 수용체는 알파1A 수용체보다 방광에 많이 분포돼 빈뇨·절박성·요실금·야간빈뇨 등 증상 개선에 더 효과적이다. 


나프토피딜은 동아ST가 2009년 개발사 일본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제약과 국내 판매 독점 계약을 맺은 이후 3년 만에 국내에 출시됐다. 아사히카세이는 고혈압 치료제로서 혈압강하 효과가 낮아 개발을 중단하려던 로슈로부터 나프토피딜을 도입해 전립선비대증치료제로 재탄생시켰다. 


전반적으로 나프토피딜은 탐스로신보다 부작용이 적고 효과 발현 시기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이가 많고, 전립선 부피가 크고, PSA 수치가 높은 중증 환자에서는 상대적으로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는 게 단점이다. 극히 드물게 백내장 또는 녹내장 수술 중 홍채긴장저하증후군(IFIS)가 발생하고 혈소판감소증도 초래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알파차단제는 구강붕해정(Orally Disintegrated Tablet, ODT)으로 나온 게 많다. 입안에 놓어 침에 녹여서 약효를 발휘하는 정제이다. 물 없이도 복용하기 간편하고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고령자를 위해 개발됐다. 또는 남에게 약을 먹는다고 티 내는 것을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도 쓰인다. 알약을 충분히 삼킬 수 있다면 굳이 약가가 더 비싼 구강붕해정을 처방받을 필요가 없다. 구강붕해정의 경우 일반 정제 약품보다 복용량도 2배나 된다. 손실되는 약의 양이 많기 때문인데 불필요하게 복용량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약사들이 약값을 높이 책정받으려 의미 없는 구강붕해정을 내놓은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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