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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빠진다고? ...유치 관리 소홀하면 영구치 부실하다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11-22 12:13:53
  • 수정 2021-11-22 12: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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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치균 침투시 법랑질 저형성증 … 성장발육 저하·부정교합 유발 얼굴형 식습관 악영향

어차피 빠질 치아이므로 유치를 대충 관리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유치가 건강해야 영구치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고 잘 자란다. 유치는 치아건강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유치에 생긴 충치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잇몸 안쪽에 이미 자리잡은 영구치에 그대로 침투해 심할 경우 영구치가 나오기도 전에 충치가 되는 ‘법랑질 저형증’이 되기도 한다. 또한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하는 성장기에 치아가 아프면 영양 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고 씹기 자체를 거부해 편식습관이 생길 수 있다. 


음식을 잘 씹지 못하면 아래턱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얼굴형에 영향을 미치는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유치의 앞니는 만 6~7세에 빠지지만 어금니는 보통 초등학교 4학년 즈음까지 사용해야 한다. 치아가 튼튼해야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씹어 먹을 수 있고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다.


 젖니, 탈락치아 등으로 불리는 유치는 출생 후 7~8개월이 지나면 아래 앞니부터 나오기 시작해 첫 돌에는 위·아래 앞니가 6~8개 정도 나온다. 이후 30개월이 지나면 윗니와 아랫니가 각각 10개씩, 총 20개의 치아가 맹출해 음식물을 씹는 게 가능해진다. 이후 몇 년 동안 잇몸뼈 속에서 영구치(간니)가 자라다가 약 6세가 되면 제일 먼저 나온 유치부터 빠지면서 영구치가 맹출하기 시작한다. 


최근에는 아이들의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성장이 빨라져 생후 2~3개월부터 유치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만 8세 정도에는 윗턱과 아래턱에 대칭으로 4개씩, 총 8개의 앞니 영구치가 형성된다. 그 후 만 10세까지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되다가 송곳니와 작은 어금니가 약 12세까지 유치를 대체하며 나오기 시작한다. 12세 정도엔 유치가 모두 빠지고 영구치로 바뀌게 된다. 


유치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유치의 치아뿌리 아래쪽 턱뼈 속에 영구치의 치배(치아 싹)가 존재하고 있어서다. 김광철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치과 교수는 “치배는 잇몸 밖으로 나올 때까지 조금씩 성장해 유치가 빠진 자리를 대체한다”며 “결과적으로 유치는 영구치가 제대로 된 자리에서 맹출돼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유치는 영구치보다 석회화가 덜 돼 색이 더 희게 보이고 크기도 훨씬 작다. 폭이 좁고 깊은 홈이 많아 음식물이 쉽게 끼고 덜 단단해 충치균이 더 빨리, 더 깊이 침투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치아신경까지 손상되면 아이가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져 성장발육에 지장이 생기게 된다. 또 충치로 영구치의 안내자인 유치가 조기에 빠지거나, 치근 주변까지 충치균이 침투하면 치배가 손상되면서 영구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치열이 틀어지고 얼굴 전체의 균형이 망가질 수 있다. 


유치에 생긴 충치로 인한 합병증 중 대표적인 게 ‘법랑질 저형성증’이다. 법랑질(에나멜)은 잇몸의 머리 표면을 덮어 상아질을 보호하는 유백색 반투명의 단단한 물질로 석영과 굳기가 동일하다. 법랑질 저형성증은 영구치의 법랑질 부분이 손상된 상태로 자라 치아 겉면이 누런색을 띠고 갈라지면서 거칠어지는 질환이다. 이럴 경우 치아가 쉽게 착색되고 강도가 약해져 충치 등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 


유치에 생긴 충치는 영구치가 엉뚱한 방향으로 나오는 이소맹출(異所萌出)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김광철 교수는 “충치로 인해 유치가 조기에 탈락하거나, 턱이 좁아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충분치 않으면 갈곳을 잃은 영구치가 원래 대체할 유치가 아닌 다른 유치나 인접 영구치를 녹여 흡수함으로써 정상적인 치아 형성을 방해한다”며 “이소맹출은 별다른 통증이 없어 아이나 보호자가 쉽게 인지하기 어려워 치과에서 X-레이를 찍은 뒤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6~7살이 한참 지났는데 영구치가 나지 않거나, 한쪽만 날 경우엔 이소맹출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소맹출은 장기적으로 저작기능 장애로 인한 성장발육 저하, 부정교합, 매복치, 뻐드렁니, 주걱턱, 안면 불균형 등의 원인이 된다. 이소맹출로 인한 젖니나 다른 영구치의 손상 정도가 적으면 고무링이나 와이어(철사)를 치아 사이에 끼우는 것만으로 치료를 끝낼 수 있다. 


하지만 정도가 심할 땐 교정장치를 착용하거나, 젖니를 발치해야 한다. 충치 예방을 위한 구강 및 치아 관리는 출생 직후부터 시작돼야 한다. 생후 0~6개월에는 모유나 분유를 먹인 뒤 물을 먹여 입 속을 헹구고, 집게손가락에 유야용 치약을 뭍힌 거즈수건을 둘러 잇몸 앞면과 옆면, 입천장, 혀를 부드럽게 닦아주면 된다. 


손가락에 너무 힘을 주면 입안에 상처가 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유치가 잇몸을 뚫고 나오기 시작하는 생후 6개월 이후엔 구강티슈, 깨끗이 소독하고 건조시킨 부드러운 거즈 등으로 치아와 잇몸 전체를 닦아주면 된다”며 “일반 칫솔은 단단한 칫솔모로 인해 상처가 생길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아이를 무릎을 베고 눕힌 뒤 한 손으로 입술을 벌려 시야를 확보하고 다른 한 손으로 거즈나 우레탄칫솔을 이용해 유리창 닦듯이 치아를 문질러준다. 생후 6~7개월이 넘었는데도 한밤 중 수유를 끊지 못했다면 아이의 치아 건강을 위해서라도 당장 끊어야 한다. 따뜻하고 습한 입 속 환경 탓에 모유나 분유 찌꺼기가 삭아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 


한밤 중 수유를 끊기 힘들다면 아이가 잠에서 깨는 한이 있더라도 수유 후 입 안을 닦아줘야 한다. 충치가 있는 부모가 아이에게 뽀뽀를 하면 입으로 충치균이 전염될 수 있다. 질긴 음식을 엄마가 입으로 잘라 아이 입에 넣어주거나 같은 숟가락으로 음식을 먹이는 것은 아이의 치아 건강에 좋지 않다. 영유아용 치약은 불소, 마모제, 방부제 등이 함유되지 않고 삼켜도 안전하다고 표시된 것을 선택해야 한다. 


제품에 따라 0~2세용 액상 1단계 치약과 2~4세용 젤상 2단계 치약으로 구분된다. 모두 불소가 없어 충치 예방효과는 낮으므로 스스로 입 안의 물을 뱉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어린이용 치약으로 바꿔주도록 한다. 


어린이 치약은 대부분 400ppm 이하의 저농도 불소치약이다. 치약을 삼키지 않는 초등학생 이상 나이가 되면 충치예방 효과가 좋은 800~1000ppm의 고농도 불소치약으로 바꿔 사용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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