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레오파마와 사노피가 각각 아토피피피부염과 결절성 양진(結節性 痒疹, 결절성 소양증, Prurigo nodularis)에서 긍정적인 3상 결과를 내놓았다.
피부과 치료제 전문기업인 덴마크의 레오파마(LEO Pharma)는 청소년의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에서 질병 발현의 원인인 IL-13을 억제하는 고친화성 항체인 트랄로키누맙(tralokinumab)에 대한 52주간의 3상 ECZTRA 6 임상시험의 16주차 초기 분석결과를 내놨다. 임상에서 트랄로키누맙은 구제요법(救濟療法 rescue therapy, 치료에 실패했거나 재발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완치 목적 치료) 없이도 12~17세 청소년 환자의 아토피피부염 징후와 증상을 유의하게 개선함을 입증했다.
ECZTRA 6 임상에서 청소년들에게 2주마다 150mg 또는 300mg의 트랄로키누맙과 위약을 투여해 비교한 결과 트랄로키누맙은 안전성, 내약성, 이상반응의 전반적인 빈도 및 심각성을 포함한 1차 및 2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치료 16주차의 아토피피부염중증도지수(Eczema Area and Severity Index, EASI, 0~72점, 점수가 높을수록 심각) 점수가 7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EASI-75 도달률)은 트랄로키누맙 150mg 투여군이 28.6%, 300mg 투여군이 27.8%, 위약이 6.4%였다. 연구자가 판단한 치료 전후 증상 개선 정도(Validated Investigator Global Assessment for Atopic Dermatitis, vIGA-AD: 0~4점 척도: 0점은 병변이 없어 피부가 깨끗함, 3점은 병변이 전체 피부의 50% 이상을 덮고 있음을 의미)을 기준으로 IGA 점수가 0점 또는 1점이거나, 2점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각각 17.5%, 21.4%, 4.3%였다. 이번 연구내용은 가상으로 지난 2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1 가을 임상피부과학회 컨퍼런스 (Clinical Dermatology Conference)에서 발표됐다.
레오파마의 글로벌 연구개발 담당 부회장인 요르그 몰러(Jörg Möller) 박사는 “아토피피부염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으로 감정적, 신체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에서 트랄로키누맙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이번 연구결과에 고무됐다”며 “더 젊은 연령층의 환자를 대상으로 적응증을 넓히려는 ECZTRA 임상시험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졌다”고 말했다.
트랄로키누맙은 미국에서는 아직 승인되지 않았지만 올해 6월 22일 유럽연합(EU)에서는 성인의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애드트랄자’(Adtralza)란 상품명의 피하주사제다. 올 10월에는 캐나다에서도 허가가 나왔다.
EU 집행위는 총 1900명 이상의 성인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ECZTRA 1’, ‘ECZTRA 2’, ‘ECZTRA 3’ 임상에서 도출된 유효성 및 안전성 자료를 근거로 ‘애드트랄자’를 승인했다.
한편 레오파마는 LP0162(트랄로키누맙) 외에도 JW중외제약의 JW1601(LP0190), LP0133(델고시티닙 Delgocitinib), LP0201, LP0145 등을 아토피피부염 파이프라인으로 갖고 있다. 이 중 JW1601이 유일한 경구제이고 나머지는 주로 주사제 제형의 항체치료지다. 2018년 JW중외제약은 레오파마에 JW1601을 총 계약 규모 4억200만달러에 기술수출한 바 있다. 출시 후 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다.
JW1601은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 H4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억제할 뿐만 아니라 면역세포의 활성과 이동을 차단하는 이중작용 기전으로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한다.
○… 프랑스 사노피와 미국의 연구개발 파트너인 리제네론은 IL-4 및 IL-13 억제제인 ‘듀피젠트프리필드주’(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 dupilumab)가 성인의 결절성 소양증에서 유효성을 평가하는 3상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치료 성적을 발표했다.
결절성 소양증은 종종 극심한 가려움증과 검은 피부 병변을 유발하는 만성 2형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2형 염증질환으로는 아토피피부염, 천식, 비용종증을 동반한 만성 부비동염(chronic rhinosinusitis with nasal polyposis, CRSwNP) 등이 있다.
앞서 이달 21일 듀피젠트는 호산구성 중등도~중증의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의존성 천식이 있는 6~11세 환자에 대한 추가 유지요법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성인 CRSwNP 치료제로는 2019년 6월 26일 승인받았다. 또 올해 6월 16일에는 12세 이상 어린이에게 성인용량(체중 60kg 이상, 초회용량은 600mg, 유지용량은 300mg)보다 적은 200mg을 아토피피부염, 천식, CRSwNP 등에 쓸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
3상 PRIME2 임상시험에서 듀피젠트는 12주차에 위약군과 비교해 가려움증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주차까지 가려움증은 기저치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듀피젠트 투여군의 45%가 ‘거의 깨끗한’(almost clear) 상태를 달성했다. 피험자의 평균 연령은 49세였으며 여러 인종이 섞여 있었다.
리제네론파마슈티컬스의 조지 얀코풀로스(George D. Yancopoulos) 회장 겸 최고과학책임자(CSO)는 “결절성 소양증은 국소 스테로이드로 질병을 조절할 수 없고 승인된 치료 옵션이 없으며 미국의 7만4000명에게 엄청난 신체적, 정서적 부담을 주는 질병”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전신적인 영향을 미치는 약물(주사제)이 광범위하게 인체 면역력을 억제하지 않고 가려움증이란 가장 쇠약하게 만드는 증상을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듀피젠트는 심각한 피부질환, 호흡기질환(천식 등), 위장관질환(호산구성 식도염) 등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