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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씨병 약물치료는 혈관확장·혈소판응집억제가 기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5-10 23:47:23
  • 수정 2022-07-21 00: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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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흡연이 주된 요인, 금연만으로 50%는 완치 … 국내선 ‘프레탈정’ ‘오팔몬정’ ‘트라클리어정’ 가장 흔히 처방
버거씨병(Buerger’s disease)은 반복적인 진행성 염증과 중소 동맥과 손발의 정맥이 응고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질환을 발표한 미국의 레오 버거(Leo Buerger)의 이름을 따서 1908년에 명명됐다. 폐색성 혈전혈관염(Thromboangiitis obliterans)이라고 한다.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흡연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흡연시에 노출되는 일산화탄소와 니코틴 등은 작은 혈관을 공격하게 된다. 혈관이 염증이 생기고, 혈액 속 산소가 부족해져 피가 끈적해진다. 이어 혈전이 생겨 혈관을 막게 되고 혈관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주변 피부조직이 썩는 현상이 나타난다. 

담배 사용 이력이 있는 남성들에게 흔하다. 국내의 경우 2014년 버거씨병 환자수는 5500명선으로 2010년에 비해 10% 증가했다. 특히 젊은 나이에 발생하고 환자의 40%는 40~50대다. 대부분 20~30대에 흡연을 시작해서 40대 전후에 발병한다. 버거씨병 환자의 팔다리에 궤양과 극심한 통증을 야기한다. 증상 초기에 금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금연만으로도 약 50% 비율로 증상 완화 또는 경감을 기대할 수 있다.

주로 가장 심한 형태를 가진 환자의 경우 팔꿈치나 무릎 아랫부분의 소동맥을 막기 때문에 수술로 상태가 호전될 가능성이 없다. 동맥경화증은 혈관을 이어주거나 넓혀주는 수술이 이뤄지지만 버거씨병은 동맥의 지름이 좁아 그렇지 못하다. 이에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작은 미세혈관을 확장시킬 수 있는 교감신경절차단술 등 간접적인 시술치료가 시행된다. 최악의 경우 사지 절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 금연이 첫째이고 수술이 호전될 가능성이 낮다면 약물치료가 시행된다. 

이들은 실로스타졸(cilostazol), 클로피도그렐(clopidogrel), 펜톡시필린(pentoxifylline) 또는 프로스타사이클린(prostacyclin)이나 프로스타글란딘(prostacyclin)의 유도체 등 일정 범위 내에서 혈액순환을 개선함으로써 이론적으로는 피부궤양과 통증 경감에 도움을 준다. 

2016년 3월에 퍼브메드센트럴(PubMed Central, PMC)에 실린 ‘Pharmacological treatment for Buerger's disease’이란 제목의 논문을 바탕으로 관련 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조망해본다. 

총 602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4주간 치료 후 2015년 4월까지 나온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 결과 5건을 재분석했다. 연구는 총 602명의 참가자와 약 4주의 치료 기간(2015년 4월까지 증거가 현존했음)으로 5개의 무작위 통제 시행을 확인했다. 비교에는 프로스타사이클린 유사체를 위약 또는 아스피린과 비교했다. 또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를 엽산 및 위약과 비교했다. 

실로스타졸, 클로피도그렐, 펜톡시필린과 같은 약리학적 물질을 평가한 연구나 경구용 프로스타노이드와 정맥주사용 프로스타노이드를 직접 비교한 연구는 하지 않았다. 혈액 흐름을 개선해 영향을 받는 부위의 순환을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가가 평가의 주안점이다.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등 혈소판 억제제 vs 실로스타졸, 혈관확장에 혈소판 억제는 덤 

버거씨병에 쓸 수 있는 약물은 주로 혈관확장. 혈전용해 등을 통해 혈류를 개선한다. 혈소판을 뭉치게 하는 섬유소가 작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피의 점성을 떨어뜨려 증상 개선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은 대표적인 혈소판 응집 억제, 항응고제다. 버거씨병을 진단받은 많은 환자에서 나타나는 심각한 사지허혈증(critical limb ischaemia, CLI)은 혈관 재관류(revascularization)의 기회가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환자에서는 영향을 받는 사지말단 혈류((perfusion)를 개선하기 위해 약리학적 치료를 한다. 

아스피린은 트롬복산(thromboxane)과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의 합성을 담당하는 사이클로옥시저나제(cyclo‐oxygenase)를 억제하는 약이다.  혈소판 집적을 억제하기 때문에 심장마비 및 뇌졸중의 예방, 뇌혈관 동맥경화증 질환 예방에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금기는 살리실산염에 대한 과민감증, 활성 위장관궤양, 출혈성 경향을 가진 환자의 부작용, 신장 및 간기능 장애, 임신, 소아에서의 사용이다. 아스피린의 하루 투여 권장량은 75~325mg이다. 

클로피도그렐은 사노피아벤티스의 ‘플라빅스정’이 오리지널이다. 허혈성 뇌졸중, 심근경색, 말초동맥질환을 가진 성인 환자의 죽상동맥경화증 증상 개선이 주된 적응증이다. 버거씨병 치료제로 적응증을 받지 못했으나 활용할 수 있다. 

펜톡시필린은 뇌순환장애(허혈 및 뇌졸중 후 증상, 어지러움 ·두통·건망증 등 뇌동맥경화증), 눈의 혈류순환장애, 말초동맥순환장애(간헐적 파행, 휴식시 통증, 당뇨병성혈관병증, 혈관신경병증 등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거의 버거씨병과 유사한 형태를 가진 적응증들이다.

크산틴 유도체(xanthine derivative)로 비선택적인 포스포디에스테라제(phosphodiesterase) 억제제로  cAMP 및 cGMP의 분해 속도를 증가시키는 고리형 핵산 포스포디에스테라제를 억제한다. cAMP를 증가시켜서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며, 직접적인 혈관 확장을 이끈다. 간접적으로는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TNF-α 유전자의 RNA 전사를 억제한다고 하나 확증된 것은 아니다. 오리지널약은 한독의 ‘트렌탈서방정’이다. ’ 

실로스타졸은 세포 포스포디에스테라제(phosphodiesterase III에 더욱 특이적)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퀴롤리논(quinolinone) 유도체다. cAMP를 증가시켜서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며, 직접적인 혈관 확장을 한다고 연구돼 있다.  혈관상(血管床, vascular beds, 조직을 관통하는 미세혈관의 복잡한 네트워크)과 심혈관 기능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주로 간헐적 파행증(intermittent claudication, IC)을 가진 환자에게 사용되며, 직접 동맥 혈관확장제 역할을 하며 추가적으로 혈소판 응집을 억제한다. 오리지널약은 한국오츠카제약의 ‘프레탈정’ ‘프레탈서방캡슐’ 등이다. 

이 약은 혈관상의 비균질적 팽창을 유발한다. 척추, 경동맥 또는 상지중추 동맥보다 대퇴골 침대의 팽창이 더 크다. 즉 실로스타졸은 다른 영역(위장관 및 뇌)의 혈액의 작은 부분을 ‘도둑질’해 허혈성 사지의 관류를 개선한다. 

실로스타졸의 금기사항은 중증 환자의 울혈성 심부전(congestive heart failure, CHF), 지혈장애, 위장관 및 뇌내의 활성화된 병적 출혈, 실로스타졸에 대한 과민증이 알려져 있거나 의심되는 환자 등이다. 

실로스타졸의 일반적인 부작용으로는 두통, 설사, 대변 이상, 두근거림 등이 있다. 실로스타졸은 구강으로 투여되며 50mg 또는 100mg을 하루 한 번 알약으로 복용할 수 있다. 200mg일 경우 100mg씩 하루 두 번, 200mg 서방정을 하루 한번 복용하게 된다. 실로스타졸은 199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폐색성 동맥경화증의 간헐적 파행 증상의 감소 적응증으로 승인을 받았다. 국내서는 당뇨병성 말초혈관병증, 뇌경색 발생 후 재발 억제 용도로도 허가돼 있다.

프로스타노이드=프로스타사이클린+프로스타글란딘 … 각각 일로프로스트, 라마프로스트가 대표적

프로스타사이클린 유사체(prostacyclin analogues)와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analogues)을 합쳐 프로스타노이드(Prostanoids)라고 부른다. 프로스타노이드와 트롬복산(thromboxane, 혈소판 응집 및 혈관 수축으로 출혈을 막는 역할)은 에이코사노이드(eicosanoid, lipid-derived autacoids, 글리세롤+아라키돈산)에서 유래한다. 아이코사노이드는 사이클로옥시저나제에 의해 프로스타글란딘, 프로스타사이클린, 트롬복산으로 분해된다. 프로스타사이클린(PGI2)은 크게 보면 프로스타글란딘의 일부다.

프로스타노이드는 폐동맥고혈압, 성적 발기부전, 녹내장 등에 많이 활용된다. 혈관확장에 관여하는 혈관 내피세포와 혈소판의 특정 수용체와 결합해 각각 말초혈관 확장과 혈소판 응집 억제를 유도함으로써 동맥말초 혈류의 일시적 증가를 초래한다. 허혈 부위의 동맥 혈관확장은 혈액 관류를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피부궤양 치유와 휴식시 통증 개선의 가능성을 높인다. 혈소판을 응집시키는 작은 동맥의 폐색을 방지해 질병을 안정화시킨다. 다만 효과는 물질마다 다를 수 있다.

프로스타노이드는 약 2~3분의 짧은 반감기 때문에 연속 정맥 주입에 의해 투여돼야 한다. 반감기가 긴 안정적인 프로스타시클린 유사체의 발전은 이런 약물의 구강사용을 가능케 했다. 프로스타사이클린 유사체로는 일로프로스트(iloprost), 에포프로스테놀(epoprostenol), 트레스프로스티닐(treprostinil) 등이 있다. 모두 미국에서는 심각한 진행성 폐동맥고혈압 치료제로 허가돼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일로프로스트는 혈관 이완, 혈소판 응집 억제 작용을 겸한다. 이로써 폐동맥고혈압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버거씨병 치료에도 쓰인다. 국내서는 바이엘의 ‘벤타비스흡입액’이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운동능력 및 증상 개선 용도로 허가돼 있으나 이 성분의 정제나 주사제는 나오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금기 사항은 심부전(부정맥, 심근경색증, 심판막증(valvulopathy), 관상동맥부전증에 의해 유발), 뇌내 출혈, 위장관궤양, 외상 등이다. 부작용으로는 두통, 홍조, 쇠약, 위장관기능장애, 고용량에서의 저혈압 등이 포함된다. 투여된 최대 일로프로스트 투여량은 연속 졍맥주사제의 경우 약 2ng/kg/min이다이다.

일로프로스트는 중등도(Moderate)의 증거력을 가진 연구에서 정맥주사제의 경우 경구용 아스피린과 비교해 28일 치료 후 허혈성 피부궤양을 치료하고 휴식시 통증(rest pain)을 해소하는 데 더 효과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다리 절단 비율에서는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또 경구용 일로프로스트의 경우 위약보다도 나은 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두 가지 연구에서 나온 증거는 프로스타사이클린 유사체가 피부궤양 치유 효과(매우 낮은 품질의 증거)와 휴식 시 통증 제거 효과(낮은 품질의 증거)에서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만큼 효과적이라는 것을 제시했지만 양자 간 사지절단 비율의 차이는 평가되지 않았다. 

한 연구에서 나온 중등도 수준의 증거는 위약과 경구용 일로프로스트(200mcg, 400mcg) 사이에 8주 후, 6개월 후 허혈성 궤양 치유 또는 통증 제거와 6개월 후 사지 절단 비율 사이에 차이가 없음을 시사했다. 

또 매우 낮은 품질의 한 연구는 버거씨병 환자와 고호모시스테인혈증(혈중 호모시스테인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특징지어지는 의학적 상태) 환자에서 일로프로스트와 위약을 비교할 때 엽산의 개선도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궤양 치유 효과는 측정되지 않았다. 두통이나 메스꺼움과 같은 치료 부작용은 치료 중단이나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다. 절단이 없는 생존, 보행거리 또는 무통증 보행거리, 발목상완지수(ankle brachial index, ABI)는 어떤 연구에서도 평가되지 않았다.

발목상완지수는 좌우 하지 수축기혈압을 좌우 상지 수축기혈압으로 나눈 것으로 정상치는 1~1.4이며 1보다 낮으면 하지동맥의 협착과 폐색, 1.4보다 높으면 상완동맥의 협착 또는 하지동맥의 석회화(경화)를 의미한다. 

리마프로스트(Limaprost)는 프로스타글란딘E1 유사체(prostaglandin E1 analogue)로서 혈관 확장 및 혈소판 응집 억제를 통해 혈류를 개선한다. 폐쇄성 혈전혈관염, 후천성 요추관협착증, 기타 허혈성질환을 개선하는데 쓰인다. 대표적인 경구약제로 동아제약 ‘오팔몬정’이 있다. 1일 3회 복용하며 효과는 6주 후에 발현한다.

전반적으로 현재의 버거씨병 약물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는 증거의 질이 매우 낮음에서 중등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적은 수의 참여자, 연구 간 참여자의 질병 심각도 차이의 미반영(예컨대 흡연 노출 기간 정보 누락) 등이 원인이었다. 정맥주사제냐 구강제냐에 따라 달라지는 효과를 평가하는 고품질 연구가 필요하다. 

보센탄(Bosentan)은 선택적 혈관확장 효과를 유발하는 강력한 혼합형 엔도텔린A와 엔도텔린B 수용체의 길항제로서 선택적인 혈관 확장효과를 일으킨다. 보고된 몇몇 중요한 부작용은 간독성과 체액 유지이다. 보센탄은 주로 폐동맥 고혈압 환자에게 구강으로 투여되며 권장 복용량은 62.5mg(하루 한번)~125mg(하루 2회)이다. 보센탄은 손가락발가락궤양(digital ulcers)  및 전신경화증 환자에서 성공적으로 사용되어 버거씨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계기를 열었다. 한독과 악텔리온이 국내서 공동 판매하는 ‘트라클리어정’(Tracleer)이 대표적이다. 

한편 화이자의 ‘리리카캡슐’(Lyrica, 성분명 프레가발린 pregabalin)은 알파2-델타 리간드(α2-δ ligand) 칼슘 통로에 작용해 글루타메이트(glutamate), 노르에피네피린(norepinephrine), P-물질(substance P) 등 통증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감소시켜 통증을 완화한다. 

성인의 말초 및 중추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 성인의 부분발작(뇌전증의 일종) 보조제, 섬유근육통의 치료제로써 쓰인다. 버거씨병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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