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괴사성 혈관염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약 8배 정도 크고 특히 전신 괴사성 혈관염을 진단받은 1년 이내에 뇌졸중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상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와 정인경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 안성수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팀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4일 밝혔다.
혈관염은 혈관에 괴사성 염증이 발생해 장기 손상을 일으키는 전신 염증성 질환이다. ‘전신 괴사성 혈관염’에 포함되는 질환으로는 △작은 크기의 혈관에 괴사성 염증이 발생하는 ANCA-연관 혈관염(미세 다발혈관염·육아종 다발혈관염·호산구성 육아종 다발혈관염) △중간크기의 혈관에 괴사성 염증이 발생하는 다발동맥 결절염이 있다.
뇌졸중은 뇌·망막·척수에 급격하게 국소 기능 저하가 발생하는 상태로 정의한다. 주로 나이·성별·흡연과 고혈압·당뇨·고지혈증·심방세동과 같은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잘 발생한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 타카야수 동맥염이나 거대세포 동맥염과 같은 대혈관에 염증이 발생하는 혈관염 환자에서 뇌졸중 발생이 증가함이 확인됐다. 그러나 아직 작은 혈관이나 중간 크기의 혈관에 염증이 발생하는 ‘전신 괴사성 혈관염’ 환자에서 뇌졸중 위험에 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전신 괴사성 혈관염 환자의 뇌졸중 발생을 평가하고 이와 연관된 요인들을 분석하고자 2010년부터 2018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사용해 전신 괴사성 혈관염으로 처음 진단받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총 2644명의 환자 중 159명(6.0%)이 뇌졸중이 발생했으며 이는 정상인구 대비 표준화발생비가 8.42배로 확인됐다. 또한 전신 괴사성 혈관염을 진단받은 후 1년 이내에 뇌졸중이 발생하는 경우가 67.3%였다.
질병 형태로는 작은 혈관에 염증이 발생하는 미세 다발혈관염 환자가 중간크기의 혈관에 염증이 발생하는 다발동맥 결절염 환자들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약 2배 정도 더 높았다.
추적관찰 기간에 뇌졸중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는 나이, 미세 다발혈관염 진단 등이 확인됐다. 반대로 면역억제제의 투여와 지질강하제인 스타틴(statin) 투여는 뇌졸중 발생을 저하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상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전신 괴사성 혈관염 환자에서 초기 뇌졸중 발생에 대한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적절한 치료 제공이 뇌졸중 발생을 억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면역학회 공식 저널인 Frontiers in Immunology(IF 5.085)에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이용한 전신 괴사성 혈관염 환자에서 뇌졸중의 위험성 평가’라는 주제로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