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허셉틴’ ‘퍼제타’ ‘엔허투’ 개발 주역, 호세 바젤가 AZ 항암제 개발 부회장 사망
  • 임정우 기자
  • 등록 2021-03-24 12:57:19
  • 수정 2022-07-25 23:38:33
기사수정
  • 유방암 치료 혁신 … 크로이츠펠트-야콥병 死因 … 금품 받고 논문 관여 사실 비공개 ‘오명’
역사에 길이 남을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주’(Herceptin 성분명 트라스트주맙 trastuzumab), ‘퍼제타주’(Perjeta, 성분명 퍼투주맙, Pertuzumab)를 개발한 호세 바젤가(José Baselga)가 지난 21일(현지시각) 61세의 나이로 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네 명의 아이들이 있다. 

바젤가는 2019년부터 아스트라제네카의 종양학 연구개발 책임자로 활동했다. 스페인 일간지 라 뱅가르디아(La Vanguardia)는 치료법이 없는 신경퇴행성 질환인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이 사망원인이라고 보도했다.

그의 죽음을 계기로 바젤가의 딸 클라라 바젤가-가리가(Clara Baselga-Garriga)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를 통해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연구비를 모으고 있다.

바젤가는 유방암과 싸우기 위한 더 정확한 방법을 찾기 위해 40년 연구 인생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미국임상종양학회에 따르면 그는 초기 임상시험을 통해 궁극적으로 특정 유방암 환자의 치료 방식을 바꾼 블록버스터 치료법인 허셉틴의 개발을 이끌어냈다.

그는 또한 전이성 유방암을 치료하기 위해 2012년에 승인된 유사 약물인 퍼제타 개발도 주도했다. 바젤가는 유명한 기관들에서 강력한 자리를 차지하며 커리어를 쌓아왔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암센터의 혈액학 및 종양학 부서 책임자를 거쳐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MSKCC)는 2012년 그를 의사 대표로 임명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암연구협회(AACR) 회장을 역임했다.

AACR은 21일 트위터를 통해 바젤가를 “존경받을 만한” 역대 회장으로 평가하고 그의 가족과 동료, 친구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노스웨스턴대 루리 암센터(Lurie Cancer Center) 소장인 레오니다스 플라타니아스(Leonidas Platanias)는 트위터에 “종양학의 거인 중 한 명인 호세 바젤가가 죽었다”며 “나는 80년대 뉴욕시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부터 호세를 알고 있었다. 당시에도 그는 하버드대와  MSKCC에서 활동하지 않았음에도 그랬던 것만큼 훌륭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연구는 유방암 분야를 변화시켰고 수만 명의 여성들의 생명을 구했다”고 덧붙였다.

바젤가의 유산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높이 평가되지만, 논란이 없지는 않다. 2018년 9월 뉴욕타임즈와 프로퍼블리카(ProPublica)는 바젤가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및 란셋(Lancet) 등 권위 있는 동료 심사 논문 및 출판물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면서 제약·헬스케어 업체들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뉴스에 따르면 바젤가는 적어도 12개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받았고 이를 논문이나 출판물에 공표하지 않았다. 바젤가는 로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서 이사회 임원, 자문역 등을 지냈고 ‘캔서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의 편집장을 맡기도 했다. 

2017년에는 실망스러운 연구결과가 나온 2건의 로슈 협찬 임상연구에 대해 긍정적인 톤으로 바꿔 소개하기도 했다. 그 대가로 로슈로부터 3백만달러 이상의 컨설팅 비용과 그가 인수한 회사의 지분을 받았다. 

이 폭탄 뉴스는 산업계와 학술 연구 사이의 진흙탕 같은 연결성에 초점을 맞췄을 뿐 아니라 의학저널과 전문학회에 기업 지원을 공개해야 하는 보고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드러내며 비판을 받았다. 이 보도로 바젤가는 MSKCC에서 사임했다. 

하지만 바젤가는 금세 부활했다. 2019년 그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 연구개발을 이끄는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1일 바젤가가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Trastuzumab Deruxtecan)라는 약을 상용화하기 위해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와 협력 추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엔허투는 허셉틴의 활성 성분이 종양세포를 파괴하도록 설계된 세포독성 항암제와 결합시킨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가 협업한 지 1년도 채 안된 2019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엔허투를 여러 차례 다른 항암제로 치료 받은 전력이 있는 유방암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 승인 이후 양사는 다토포타맙 데룩스데칸(Datopotamab Deruxtecan)이라고 알려진 항체약물결합체(ADC) 개발에 협력키로 했다. 양사는 올해 1월에 이들 두 약물이 진행성 또는 전이성인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고무적인 결과를 보여줬다고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바젤가가 세포치료와 후생유전학과 같은 분야에서 ‘흥미로운 새로운 과학’을 탐구하도록 장려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바젤가가 그의 동료는 물론 우리 회사 전체가 그를 몹시 그리워할 세계적인 종양 연구개발팀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강동경희대학교병원
JW신약
탁센
동아ST
한국다케다제약
사노피
동국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차병원
신풍제약주식회사
정관장몰
한국화이자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휴온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