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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상으로 주목받는 ‘C형간염’의 약물치료
  • 김신혜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20-11-20 20:08:10
  • 수정 2021-12-30 16: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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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A, 치료 성공률 90% 이상 … 절대강자 ‘마비렛’, 대부분 유전자형에서 SVR 99% 달성
C형간염바이러스(HCV)를 발견한세 명의 과학자들이 2020년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C형간염에 대한 관심이 새삼 부각됐다. 간염은 바이러스, 알코올, 약물, 자가면역 등에 의해 간조직과 간세포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 중 가장 흔한 바이러스성 간염은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A·B·C형간염으로 나뉜다. A형간염은 만성화 위험이 비교적 낮고 대부분 가벼운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다 자연스럽게 나아진다. 반면 B·C형간염은 만성화 비율이 80~90%로 매우 높고 간경변증, 간경화, 간암 등 중증 간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
 
국내 유병률이 5% 미만으로 낮은 C형간염은 간암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더 높은 B형간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2015년 11월 서울 다나의원에서 97명의 환자가 C형간염에 집단 감염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조명받기 시작했다. C형간염은 전세계에서 7100만명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혈, 오염된 주사기와 주삿바늘, 성교를 통해 혈액으로 감염된다.
 
감염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HCV RNA량 검사에 의해 바이러스 복제가 확인되면 ‘만성 C형간염’으로 진단한다. 전체 C형간염 환자의 85%는 만성화되는데 이 중 20~30%는 간경변으로, 1~2%는 간암으로 악화된다.
 
C형간염 치료제는 인체의 면역반응을 돕거나 체내의 C형간염 바이러스를 직접 저해해 감염으로 인한 각종 간질환과 사망 위험을 예방한다. A, B형 간염과 달리 C형간염은 아직 백신은 없으며 치료제만 존재한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유전자변이에 따라 1~6형의 6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며 유전자형 간에는 RNA 염기서열이 30% 정도 차이가 난다. 또 유전자형 1a형·1b형처럼 동일한 유전자형일지라도 약 20%의 유전자 차이가 나 아형인 a·b 등으로 세분하게 된다. 학계에 따르면 국내 환자는 유전자형 1b형이 45~59%, 2a형이 26~51%으로 추정된다.
 
페그인터페론·리바비린 병용요법, 성공률 높지 않고 부작용 많아

만성 C형간염 치료제는 바이러스 유전자형(1~6형) 등에 따라 선택해 사용한다. 과거에는 인터페론 또는 페그인터페론 주사제 단독요법, 항바이러스제 리바비린(rivavirin) 병용요법을 사용했으나 치료성공률은 각각 10%, 50% 수준에 그쳤다.
 
페그인터페론 알파 제제인 페그인터페론 알파 2a(peginterferon-α-2a), 페그인터페론 알파 2b(peginterferon-α-2b)는 세포의 면역 활성을 유도해 HCV를 제거하고 간염 증상을 완화한다. 다만 모든 세포의 면역 활성을 유도하기 때문에 C형간염 특이적 치료제라고 할 수는 없다.
 
리바비린은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RNA 대사를 방해하는 단백분해효소 억제제(protease inhibitor, PI)다. 단독으로 사용하면 간수치가 개선되는 효과는 있지만 바이러스의 수준을 낮추지 못하는 게 한계다.
 
그러나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을 병용하면 매우 높은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들 약물을 병용하는 게 C형간염 표준치료법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병용요법은 페그인터페론 주사제 투여가 불편하고 부작용 위험이 높아서 고혈압·심부전 등 관상동맥질환, 당뇨병, 폐질환, 갑상선질환, 우울증 등 정신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을 동반하거나 고령인 환자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또 경구제인 리바비린은 기형아 유발 위험이 있으므로 치료 후 6개월까지는 환자와 배우자 모두 피임해야 하며 용혈성 빈혈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환자마다 치료반응에 차이가 있고, 약제 독성으로 간질환 및 일부 환자에서는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2013년 등장한 DAA, 치료반응률·복약순응도 ↑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기존 항바이러스의 기전과 달리 바이러스가 증식되는 과정 중 한 곳에 직접 작용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의 경구용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Direct acting antivirals, DAA)를 신약으로 승인하면서 만성 HCV 치료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DAA 개발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DAA는 치료 효과가 90~95% 이상으로 기존치료제에 비해 치료 반응률이 높다. 더욱이 치료 기간을 단축하고, 내성을 줄였으며, 경구제 형태로 복약순응도를 높였다. 투여중단률을 낮춰 치료성적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DAA는 항바이러스 작용기전에 따라 △NS3/4A 단백분해효소 억제제인 파리타프레비르(paritaprevir)·아수나프레비르(asunaprevir)·글레카프레비르(glecaprevir)·그라조프라비르(grazoprevir) △NS5A 복제복합체 억제제인 다클라스타비르(daclastavir)·레디파스비르(ledipasvir)·옴비타스비르(ombitasvir)·엘바스비르(elbasvir)·피브렌타스비르(pibrentasvir)·벨파타스비르(Velpatasvir)△NS5B 뉴클레오타이드 중합효소 억제제(nucleotide polymerase inhibitor)인 소포스부비르(sofosbuvir)·다사부비르(dasabuvir) 등으로 나뉜다.
 
국내 C형간염 치료제 시장은 애브비의 ‘마비렛정’(성분명 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 glecaprevir·pibrentasvir)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형간염 DAA 원외 처방 점유율 73.7%를 기록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하보니정’(성분명 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 Ledipasvir·Sofosbuvir)과 ‘소발디정’(성분명 소포스부비르, sofosbuvir), 한국MSD ‘제파티어정’(성분명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elbasvir·grazoprevir)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최초의 경구 약물 치료법,  2013년 美 FDA 승인 길리어드사이언스 ‘소발디’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소발디정’(성분명 소포스부비르, sofosbuvir)은 2013년 12월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후 2014년 1월 유럽연합(EU) 승인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는 2015년 9월 승인받았다.
 
소발디는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HCV NS5B 뉴클레오사이드 중합효소를 억제하는 피리미딘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pyrimidine nucleoside analogue)다. 간에서 인산화돼 뉴클레오사이드와 경쟁적으로 NS5B 중합효소 부위에 결합해 HCV RNA 복제를 중단시키는 기전이다.
 
이 약은 다른 약물과 병용해 성인의 유전자 1, 2, 3, 4형 만성 C형 간염 치료 및 만12세 이상 만18세 미만 소아의 유전자형 2, 3형 만성 C형 간염치료제로 승인받았다. 간세포암으로 간이식을 기다리고 있거나 HIV에 동시 감염된 경우에도 치료가 가능하다. 1정(400mg)을 1일 1회 경구 투여한다. 유전자 1, 4형에서는 리바비린을 필수로, 페그인터페론 알파는 선택으로 병용한다. 유전자 2, 3, 4형에서는 페그인터페론을 포함하지 않고 리바비린만 병용한다(4형은 에이즈 감염시). 소아 환자에서도 권장 용량은 1일 1회 1정이다.
 
소발디의 페그인터페론을 포함하지 않는 치료법은 이상반응 발생에 따른 치료 중단율을 낮춰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간장애, 신장애, 간이식 전 환자에서도 사용 가능하며 약물상호작용이 적은 게 장점이다.
 
국내서는 소발디보다 한 발 먼저 2015년 4월 한국BMS제약의 유전자형 NS5A 복제 복합체 억제제인 ‘다클린자정’(성분명 다클라타스비르, daclatasvir)과 NS3/4A 단백분해효소 억제제인 ‘순베프라캡슐’(성분명 아수나프레비르, asunaprevir)’이 승인됐다. 국내 처음으로 인터페론 없는 경구 치료법이 됐다. 이른바 ‘닥순요법’으로 통하는 이 병용요법은 오직 경구약물로만 이뤄진 치료법이란 점에서 당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치료법은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약 90%의 SVR12(sustained virologic response 12)를 보였으며 기존 치료에 무반응이거나, 불내약성 혹은 부적합한 환자에서는 82%로 나타냈다. SVR12는 치료종료 후 12주째에 혈중 C형간염바이러스 RNA가 검출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하지만 새로운 치료제가 출시되면서 점점 제 1차 치료 옵션에서 밀려나고 결국 시장에서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올해 6월 한국BMS제약은 다클린자와 순베프라의 공급을 중단한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했다.
 
소발디에 ‘레스파스비르’ 성분 추가한 ‘하보니정’
 
소발디에 레디파스비르 성분을 추가한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하보니정’(성분명 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 Ledipasvir·Sofosbuvir)은 환자의 복약 편의성을 개선한 단일정 복합제다. 현재 성인 및 만12~18세 청소년의 유전자형 1, 2, 4, 5, 6형 만성 C형간염 치료제이다.
  
하보니는 NS5B 뉴클레오사이드 중합효소 억제제 소포스부비르와 HCV NS5A 복제복합체 억제제인 레디파스비르가 함유된 복합제로 미 FDA에서 2014년 10월 승인 후 유럽연합에서는 2014년 11월에 승인됐다.
 
국내서는 2015년 9월 다른 약물과 병용해 성인의 유전자형 1형 만성 C형간염 치료할 수 있도록 승인됐다. 이후 2018년 성인의 유전자형 2형 및 만 12세 이상 청소년의 만성 C형간염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지난해 6월부터는 모든 유전자형에 대한 적응증이 급여기준(소발디정 단독은 1, 2, 3, 4형을 커버하므로)을 인정받으며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이 치료제는 페그인터페론·리바비린 병합요법 시 SVR이 높지 않았던 유전자형 1형의 치료에서 높은 SVR 도달률을 보인다.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1일 1회 1정 복용한다. 프로테아제억제제(protease inhibitor, PI) 성분이 포함되지 않았으며 성인 유전자형 1형의 알코올성간경변(Child-Pugh) B등급 또는 C등급 환자의 비대상성 간경변 및 간이식 후 성인 환자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하보니는 국내 가장 흔한 유전자형 1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한국인 대상 99%의 완치율을 기록했다. 국내서 두 번째로 흔한 유전자형 2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도 일관되게 높은 완치율을 기록했다.
 
12주 단독요법을 기준으로 일본에선 유전자형 2형 239명 대상 96% 완치율, 대만에선 HBV 동시 감염 유전자형 1·2형 환자 대상 100%의 완치율을 보였다. 뉴질랜드에서는 유전자형 2형 환자 96%가 SVR12에 도달했다.

한편 길리어드사이언스는 2016년 6월 28일 ‘엡컬사’(Epclusa, 성분명 소포스부비브/벨파타스비르, Sofosbuvir/velpatasvir)를 FDA로부터 모든 유전자형의 C형간염에 다 통하는 첫 번째 약물로 승인받았으나 비컨파마슈티컬스(Beacon Pharmaceuticals)가 동일 성분의 제네릭인 ‘Sofosvel’로 치고 나오자 2년 전에 나온 ‘하보니’로 현상유지 전략을 펼쳤다. 효과는 두 약물이 서로 비슷하지만 엡컬사의 유전자형 커버 범위가 더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약값은 하보니정이 13만30원, 소발디정이 12만6186원이다. 나온지 한참 됐어도 약값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임상연구 개발비 및 마케팅 비용에 10억달러가 넘는 돈이 투입됐다는 게 제약사의 설명인데 하보니 2019년 글로벌 매출만 해도 22억달러(2015년 32억2000만달러)에 달한다. 엡컬사는 19억6500만달러에 달했는데 그나마 제네릭의 등장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100만달러 떨어진 게 이 정도나 된다.  길리어드는 에이즈, B형간염, C형간염 약으로 고속성장해온 이 분야의 맹호다.

 
1b형에서 높은 치료율 보이는 ‘제파티어’
 
한국MSD ‘제파티어정’(성분명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elbasvir·grazoprevir)은 미 FDA에서 2016년 1월 승인 후 유럽의약품청(EMA)에서는 2016년 8월에 승인됐다. 국내서는 2016년 11월 허가를 받았다.
 
제파티어는 성인에서 유전자형 1형 및 4형 만성 C형간염의 치료에 허가를 받았으며 치료 경험 유무와 상관없이 12주 단독요법으로도 1b형에서 높은 효과를 입증했다. 식사와 관계없이 1정을 1일 1회 복용하면 된다.
 
이 약은 유전자 1형 간염환자에서 12주 단독 혹은 리바비린과 12주 병용요법으로 사용한다. 유전자 4형에서는 이전 치료 경험에 따라 12주 단독 투여하거나 리바비린과 16주 병용한다.
 
제파티어는 다수 연구에서 유전자 1형 및 4형 만성 C형간염 환자에서 높은 효과를 입증했다. ‘C-EDGE TN’ 연구에 따르면 유전자형 1형에서 95%, 유전자형 1b형에서 98%가 SVR12(지속적 바이러스 반응)에 도달했다.
 
‘C-EDGE TE’연구에서는 이전 페그인터페론알파+리라비린 치료에 실패한 유전자형 1형에서 94%, 유전자형 1b형에서 100%가 SVR12에 도달해 높은 치료율을 보였다.
 
또 이 약은 △경증~중증의 신장애 환자 △혈액투석 환자 △위산분비억제제(수소펌프억제제, H2 저해제, 제산제)를 함께 복용하는 환자에서도 별도의 용량 조절 없이 투여가 가능하다.
 
점유율 1위 마비렛, 치료기간 8주로 단축시켜
 
국내 C형간염 치료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마비렛은 비교적 늦게 출시됐지만 범유전자형에 처방이 가능해 유전자형 2형 시장을 파고들었다. 기존 소발디는 유전자형 2형 치료제로 쓰였지만 리바비린과 병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또 12주였던 기존 치료기간을 8주로 단축하고, 만 12세 이상 청소년도 복용할 수 있으며, 치료경험이 없는 간경변 환자와 간 또는 신장 이식환자에 대해서도 보험급여를 확대해 점유율을 높였다.
 
마비렛은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의약품으로 지정돼 신속 허가됐다. 국내서는 2018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으며 같은해 6월부터 보험급여가 적용됐다. 올해 1월부터는 치료 경험이 없는 대상성 간경변증 8주 치료(3형 제외) 환자와 간 또는 신장 이식 환자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됐다.
 
이 약은 1일 1회 3정을 경구 복용한다. 레카프레비르와 피브렌타스비르 성분이 함유된 고정 용량 복합제로 C형간염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해 바이러스 재생산을 억제한다. 마비렛은 유전자형 1, 2, 3, 4, 5, 6 형에 감염된 성인 환자의 치료에 사용되며 대부분의 유전자형에서 99%의 SVR을 달성했다.
 
마비렛의 임상 3b상 EXPEDITION-8 연구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98.2%가 치료 후 12주차 지속바이러스반응(SVR12)에 도달했으며 바이러스학적 실패 등 이상반응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없었다. 치료 환자 280명의 연령 중앙값은 60세로 유전자형은 1형(82.5%), 2형(9.3%), 4형(4.6%), 5형(0.4%), 6형(3.2%)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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