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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구물질 ‘레보도파’로 부족한 도파민 보충한다 … ‘파킨슨병’의 약물 치료
  • 김신혜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20-11-02 14:02:08
  • 수정 2021-12-30 16: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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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T 억제제 신약 ‘오피카폰’, 약효소진 상태에 투여 … 인플루엔자 A 치료제 ‘아만타딘’으로 증상 완화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이 1918년 처음 발견한 파킨슨병은 퇴행성 뇌질환 중에서도 치매 다음으로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약 11만명이며 매년 5% 안팎으로 증가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substantia nigra)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60~80% 줄면서 뇌 운동회로에 이상이 생겨 손발 떨림, 사지마비 등 각종 운동장애가 발생한다. 이밖에 통증, 우울증, 불안, 수면장애, 변비 등 운동과 관련이 없는 증상도 흔하게 나타난다.
 
박창규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전체 환자의 70%에서 나타나는 떨림 현상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안정을 취할 때 발생하는 게 특징”이라며 “질환 정도에 따라 얼굴이 무표정해지거나, 말소리가 작아지거나, 움직일 때 중심을 잘 못잡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 치료는 퇴행성 질환의 특성상 완치가 아닌 증상 호전과 진행 속도 감소에 초점을 맞춘다. 표준치료는 약물요법이다. 증상을 조절하기 위한 많은 약물이 개발됐지만 아직 질병의 진행을 막는 치료제는 없다.
 
‘레보도파’, 효과적이지만 이상운동증 등 부작용 문제도
 
뇌내 도파민 결핍을 보충하기 위해 투여하는 도파민 대체제 레보도파(Levodopa)는 도파민 전구물질(화학합성물의 전단계 물질)이다. 이 성분은 위장관에서 흡수돼 뇌로 이동한 뒤 도파민으로 변환돼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한다. 도파민을 직접 주입할 경우 혈액과 뇌조직 사이의 장벽에 막혀 뇌 신경세포까지 도달하지 못하지만 레보도파는 이 장벽을 통과할 수 있다. 1960년대 개발된 이래 현재까지도 가장 널리 사용될 정도로 효과적이다.
 
레보도파는 단독으로 복용하면 많은 용량이 필요하고 부작용도 흔해 레보도파 탈탄산효소(Dopadecarboxylase, DDC) 억제제인 벤세라자이드(benserazide)나 카비도파(carbidopa) 등을 첨가한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탈탄산효소는 말초에서 레보도파가 도파민으로 변화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성분을 첨가하면 더 많은 레보도파가 뇌로 들어갈 수 있게 도와약효를 증강시킨다. 또 말초에서 도파민이 유발할 수 있는 오심, 구토, 심장성부정맥, 기립성저혈압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레보도파가 주성분인 파킨슨병 치료제로는 한국MSD ‘시네메트정’(성분명 레보도파·카르비도파), 한독 ‘마도파정’(레보도파·벤세라지드, levodopa·benserazide), 한국노바티스 ‘스타레보필름코팅정’(레보도파·카르비도파·엔타카폰, levodopa·carbidopa·entacapone) 등이 대표적이다.
 
레보도파는 파킨슨병 증상을 눈에 띄게 개선하는 효과를 나타내만 내성과 부작용이 문제였다. 약을 3~5년 이상 복용하면 점차 약효가 떨어지는 ‘약효 소진’(off episodes)이 나타나거나, 약물 발현 시간이 짧아져 복용 후 1~2시간만 지나도 상태가 다시 악화될 수 있다. 또 저절로 몸 전체를 춤추듯 흔드는 ‘이상운동증(dyskinesia)’, 혈압 저하, 구토, 만성피로, 졸림, 어지럼증 등이 주요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특히 이상운동증은 5년 투여시 60%, 10년 투여시 90%에서 발생할 수 있다. 좋은 치료제이지만 도파민성 신경세포 손상을 촉진할 수 있어 60세 미만이거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초기 환자에서는 투여를 보류하거나 적은 용량을 사용한다.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 로피니롤·프라미펙솔·브로모크립틴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Dopamine receptor agonist, 도파민 효현제)는 체내에서 도파민처럼 작용해 파킨슨병의 도파민 기능 저하를 개선한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리큅정’(성분명 로피니롤, ropinirole),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미라펙스정’(성분명 프라미펙솔, pramipexole), 한국노바티스 ‘팔로델정’(성분명 브로모크립틴메실산염, bromocriptine mesylate) 등이 있다.
 
이들 약은 대뇌 기저핵의 도파민 수용체에 결합해 도파민이 결합된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직접 도파민성 신경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도파민의 합성과 분해 속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단독으로 사용하면 레보도파 제제보다 증상 개선 효과는 떨어지지만 장기간 투여에 따른 부작용이 적은 게 장점이다. 따라서 발병 초기에 증상이 가벼울 때는 도파민 효현제를 단독으로 투여해 레보도파 장기 투여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 레보도파의 사용시점을 늦출 수 있다.
 
일반적인 부작용은 구역, 구토, 두통, 피로 등이다.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앉았다 일어날 때 서서히 움직이도록 한다. 환각, 과도한 성욕, 쇼핑, 도박 등의 충동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일상생활 도중 극도로 졸리거나 잠이 드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운전이나 기계 조작 시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해지면 투여를 중지해야 한다.
 
MAO-B 효소 억제제, 셀레길린·라사길린
 
MAO-B 억제제(MAO-B inhibitor)는 도파민을 분해하는 모노아민산화효소(monoamine oxidase type B, MAO-B)를 억제해 도파민 농도를 높게 유지하고 파킨슨병 증상을 개선한다. 국내에는 초당약품공업 ‘마오비정’(성분명 셀레길린, Selegiline)과 한국룬드벡의 ‘아질렉트정’(라사길린, rasagiline)이 시판되고 있다.
 
MAO-B 억제제는 모노아민산화효소 중 B형을 억제한다. MAO는 A, B 두가지 아형이 있는데 A형은 세로토닌(serotonin),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등 우울증과 관련된 모노아민을 대사한다. B형은 일부 아민의 프로톡신(protoxin)을 대사해 신경계 독성을 일으키므로 이를 억제하면 신경세포의 변성 과정을 방지할 수 있다.
 
셀레길린(셀레질린)은 장기간 투여시 보행장애를 예방하며 신경보호 효과가 있어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었으나 실제로 그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MAO-B 억제제는 초기에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레보도파 제제와 병용하게 된다. 부작용은 도파민에 의한 부작용과 비슷해 이상운동증(dyskinesia), 인지기능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셀레길린은 치료 용량에서는 MAO-B 효소만 선택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과량 복용하면 티라민이 함유된 음식(중국음식, 치즈)을 섭취하면 홍조, 고혈압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치즈효과 (cheese effect)'라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어 주의를 요합니다.

티라민 자체가 혈압을 올리는 효과가 있고, 단가아민산화효소억제제(MAOI) 계열의 항우울제가 MAO-B를 억제하면 과도하게 도파민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의 작용이 강해져 세로토닌 증후군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병용하지 않는다.

즉 평상시 치즈나 와인을 먹는 것은 MAO에 의해 티라민이 분해돼 별 상관이 없으나, 티라민이 다량 함유된 식품을 먹으면서 MAOI제제를 함께 복용하면 혈압이 올라가고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고 빨라지며 두통이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혈압이 높은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이런 부작용을 세로토닌증후군이라고 한다. 

만약 삼환계 항우울제 투여를 시작하려면 적어도 14일간의 간격을 둬야 한다.
 
COMT 효소 억제제, 엔타카폰·오피카폰
 
콤트 효소 억제제(COMT inhibitor)는 가역적 카테콜-O-메틸전이효소(catechol-O-methyltransferase, COMT) 효소를 억제한다. 레보도파와 병용 시 레보도파가 말초에서 도파민으로 대사되는 작용을 억제해 더 많은 레보도파가 뇌로 전달될 수 있게 돕는다. 이 성분은 레보도파 농도를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작용시간은 늘리는 효과가 있다. 콤트 억제제는 진행된 파킨슨병 환자에서 레보도파의 지속시간이 짧아 약효가 있다 없다하는 현상이 나타난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부작용으로는 이상운동증, 어지러움, 위장관문제, 환각 등이 생길 수 있다. 레보도파 투여량을 줄이면 대부분 호전된다.
 
단일제제로 한국노바티스 ‘콤탄정’(성분명 엔타카폰 entacapone)이 있으며 한국노바티스의 스타레보는 레보도파 및 카르비도파에 COMT억제제인 엔타카폰을 더한 복합제제다.
 
SK케미칼의 ‘온젠티스캡슐’(성분명 오피카폰, OPICAPONE)은 이달 1일부터 출시된 3세대 콤트억제제로 포르투갈 제약사 비알(BIAL)이 개발했다. 기존 엔타카폰 성분은 하루 5~8회 이상 잦은 약 복용이 필요했으나 온젠티스는 1일 1회 요법으로 충분한 약효를 나타내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인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말초신경 작용, 선택적, 가역적 3세대 COMT 억제제로서 더 많은 양의 레보도파가 뇌에서 작용할 수 있도록 효과를 연장시켜준다. 부작용 측면에서도 2세대의 주요 부작용인 심각한 설사 및 소변변색과의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약은 지난 4월 FDA로부터 기존 약이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 ‘약효 소진’(off episodes)을 겪는 상태에 투여하도록 허가받았다. 약효 소진이 나타나면 파킨슨병이 정체 또는 악화되면서 근육 강직, 느린 행동, 보행장애 등 파킨슨병의 전형적인 증상이 고질화된다.
 
국내에서는 레보도파·도파 탈탄산효소 억제제(carbidopa 또는 benserazide, DOPA decarboxylase inhibitors, DDCI) 표준요법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운동동요 증상을 동반한 파킨슨증후군에서 DDCI의 보조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항콜린제, 벤즈트로핀·프로시클리딘·트리헥시페니딜
 
이밖에 뇌 아세틸콜린 기능을 저하시키는 벤즈트로핀(Benztropine), 프로시클리딘(Procyclidine), 트리헥시페니딜(Trihexyphenidyl), 비페리덴(biperiden, 생산 중단) 등 항콜린제를 투여할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도파민 농도가 감소하면 아세틸콜린 균형이 깨지게 된다. 이때 항콜린제를 투여하면 아세틸콜린 농도를 함께 낮추고 도파민과 아세틸콜린의 균형을 맞춰 파킨슨병 증상을 감소시킨다.
 
이들 약의 부작용으로는 구갈, 배뇨, 배변장애와 중추성으로 기억력 저하, 정신혼미(confusion) 등과 같은 인지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섬망, 환각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갑자기 중단하면 약물 반동현상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복용량을 서서히 줄여야 한다.
 
환인제약 ‘환인벤즈트로핀정’(성분명 벤즈트로핀, Benztropine), 초당약품공업 ‘프로이머정’(성분명 프로시클리딘(Procyclidine), 태극제약 ‘트리헥신정’(성분명 트리헥시페니딜, Trihexyphenidyl) 등이 대표적이다. 


NMDA 수용체 길항하는 항바이러스제, 아만타딘
 

항바이러스제 아만타딘(amantadine)은 원래 인플루엔자 A의 예방에 사용되던 약이었으나 파킨슨병의 증상을 다소 경감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1969년 파킨슨병에 걸린 여성의 A형 인플루엔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파킨슨병의 증상을 완화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197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파킨슨병 증상완화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아만타딘은 흥분성 신경전달물질 글루타메이트(glutamate)수용체인 N-methyl-D-aspartate (NMDA) 수용체에 대한 길항작용을 하며 레보도파에 의한 이상운동증을 보이는 진행성 환자에 도움이 된다. 한화약품 ‘피케이멜즈정’(PK-merz)등이 대표적이다. 부작용으로 정신착란, 환각, 불면증,  종아리에 울긋불긋하게 그물 모양의 줄이 생기는 그물울혈반(Livedo reticularis), 발목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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