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Pin 기술 보유, 항바이러스제 ‘MP0420’과 ‘MP0423’ 공동 개발 … 선불금 6000만, 마일스톤 1억5000만 스위스프랑
빅파마 중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사실상 뒷짐을 지고 있던 노바티스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스위스 생명공학기업 멀레큘러파트너스(Molecular Partners, MP)와 손잡고 공동 개발키로 했다.
노바티스는 MP가 개발한 DARPinⓇ(designed ankyrin repeat proteins) 프로그램에 기반 코로나19 신약후보물질인 ‘MP0420’과 ‘MP0423’의 공동 개발하기 위해 6900만달러를 투입한다고 지난 2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양사는 MP 측이 특허를 보유한 DARPinⓇ 기술을 이용하고, 노바티스의 전문적인 글로벌 신약개발, 인‧허가 업무, 제조 및 판매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기로 했다. 더욱이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 생산 능력이 탁월한 노바티스의 자회사 산도스의 지원사격까지 받을 수 있다.
MP는 DARPinⓇ 치료제로 불리는 새로운 계열의 주문제작(custom-built) 단백질 요법제들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는 전문기업이다. DARPin(designed ankyrin repeat proteins)은 각 단백질에 모자를 씌우는 구조의 자연 생성 결합 단백질로 반복적 염기서열에 의해 만들어진다. 높은 결합 친화성, 낮은 분자량, 맞춤 적응증(customizable applications) 등 3대 핵심 장점을 갖고 있다. 안과치료제, 항암제, 면역항암제, 항바이러스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으며는 생명공학기업의 한곳이다.
계약에 따라 먼저 개발이 진척된 MP0420은 노바티스가 신약후보물질을 낙점하기 전까지 MP가 당분간 임상을 진행키로 했다. 1상이 내달 중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MP0423은 나머지 전임상시험을 MP가 완수키로 했다. 모든 게 순조로우면 2상과 3상은 노바티스가 시행할 예정이다.
노바티스는 DARPinⓇ 플랫폼의 특장점을 근거로 최적의 항바이러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테면 변이를 통해 바이러스 탈출(viral escape, 내성 형성을 통한 회피)을 예방할 수 있는 다중특이적 표적결합 특성, 피하주사제로의 개발 가능성, 오랜 반감기에 따른 지속적인 약효, 냉장보관 불필요, 세균배양기 내 대규모 제조 가능성 등을 내세웠다.
멀레큘러파트너스의 CEO인 패트릭 암스투츠(Patrick Amstutz)는 “신속하고도 유연성 좋은 유니크한 DARPin 기반 접근법으로 긴박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출했다”며 “다년간의 연구 끝에 입증된 DARPin을 통해 도출된 2개 치료제 후보물질은 항바이러스 효과를 끌어올려 매우 강력한 바이러스 중화(neutralization)를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계약에 따라 멀레큘러파트너스 측은 지분투자를 포함해 6000만 스위스프랑(CHF)의 선불 계약금, 노바티스가 2가지 후보물질의 선택 옵션을 모두 실행할 경우 1억5000만 스위스프랑의 마일스톤을 추가로 노바티스로부터 지급받게 된다. 도합 2억1000만 스위스프랑은 2억3400만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MP 측은 제품이 시판되더라도 저소득 국가 공급분에 대해서는 로열티 수수를 포기하기로 동의했다.
멀레큘러파트너스는 이미 암젠, 존슨앤드존슨, 애브비/엘러간과도 큰 거래를 맺은 바 있다. 그 중에서도 작년 6월 애브비가 650억달러에 인수한 엘러간이 MP로부터 도입한 신생혈관 습식 노화 관련 황반변성(neovascular wet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nAMD) 치료제인 ‘아비시파르 페골’(Abicipar pegol)은 미국 식품의약품(FDA)로부터 신청 반려 통보를 받았다. 이 신물질도 DARPin 기술로 창출됐다.
MP는 2013년 스위스 로슈와 DARPin을 기반으로 항암제를 공동 개발하기 위해 5700만달러의 선불 계약금과 최대 10억달러 규모의 마일스톤을 받기로 계약했지만 2015년 6월 로슈가 돌연 계약을 철회했다. 당시 MP는 로슈가 장래 잠재적 경쟁자가 될 만한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어서 자기의 주력과 겹친다는 이유로 계약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로슈는 MP가 엘러간, 존슨앤드존슨과 광범위한 제휴를 맺어 양사 제휴의 희소가치가 떨어진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