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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독감백신 접종 사망, 코로나19와 관련 있을까?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10-23 17:05:10
  • 수정 2020-10-27 06: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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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역당국 “부검 전 검사”, 전문가들 “가능성 낮다” … 건보, 연말까지 국내 신규 확진자 8000여명 증가 예상
독감백신 예방접종 후 20명 넘게 사망한 사례가 이어지면서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23일은 첫서리가 내린다는 가을의 마지막 절기 ‘상강’이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43일 만에 가장 많은 155명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요양‧재활병원을 고리로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유럽에서는 확진자 급증에 아일랜드와 프랑스 8개 도시가 봉쇄 혹은 야간통행금지에 들어갔다. 이날 미국은 렘데비시르를 첫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했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문가들의 이견이 분분하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가 20건을 넘어서면서 코로나19가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한 주 동안 나온 코로나19에 대한 주목할 만한 주장과 연구를 모아 팩트를 검증해 본다.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 코로나19와 관련있다? (X)

독감백신 접종 사망 사례가 20건이 넘어가는 가운데 아직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증상자나 경증 환자가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독감백신을 접종했다가 아나필락시스나 다른 형태의 쇼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럴 경우 더 많은 백신 접종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22일 “올해는 코로나19가 유행한 점을 고려하면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닌가 추정하게 된다”며 “코로나19가 인후통, 객담, 콧물 등 폐렴 증상과 유사해 잘 모르고 지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사인 규명을 위한 검사 중 하나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1일 독감백신 관련 긴급브리핑에서 “피해조사반 회의 때 코로나19와의 연관성 지적이 있어 부검 전 코로나19 검사를 일괄 진행하고 있다”며 “피해조사반 의견대로 나머지 사망자들에 대해서도 진단검사를 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만약 독감 백신 후유증과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이 확인된다면 접종 대상 등 방침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백신접종 사망과의 관련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을 완벽하게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실제 백신을 접종할 때에는 환자와 의사가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을 예진하기 때문에 접종 후 급작스런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독감 바이러스도 서로 달라 충돌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번 일로 백신접종을 미루거나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의 우려가 있는 만큼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독감백신을 10월 안에 접종하는 게 좋다는 견해다.

김우주 교수는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임신부 등 고위험군은 가급적 예방접종을 하되 접종 전 충분히 숙면을 취하고 수분과 당분을 섭취하며 따뜻하게 입고 젊은 사람이 동행하는 등 안전수칙을 숙지해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며 “접종 후에도 아나필락시스 부작용이 없는지 약 30분간 의료기관에 대기했다가 따뜻하게 귀가해야 하며 당일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흡연하면 코로나19 중증도가 2배로 올라간다? (O)

흡연자의 경우 코로나19에 대해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주장이 여러번 제기됐다. 최근에는 방역당국인 흡연으로 인해 코로나19의 중증도가 2배로 높아지고, 감염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금연을 당부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위기대응분석관은 22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젊은층이 이용하는 흡연 가능 이용시설에서 전파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어 또 다른 유행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감염 위험 요인 중 하나로 흡연을 꼽았다.

이 분석관은 “흡연이 코로나19에 대해서도 감염과 감염 후의 위중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위험요인 중 하나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며 “흡연은 폐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어 흡연자에게 코로나바이러스가 침입할 경우 이에 맞설 수 있는 신체적 저항력이 감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흡연을 코로나19 감염과 중증도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인자로 규정하고 여러 연구자료를 인용해 흡연이 코로나19 중증도 위험을 2배 이상 높인다고 경고했다.

또 흡연은 오염 위험이 있는 손이 얼굴과 입 등에 닿게 하고, 밀폐된 환경에서 숨을 쉬게 해 감염되기 쉬운 조건을 만든다.

이 분석관은 “흡연 과정에서 오염된 손이 호흡기에 접촉할 수 있고, 입을 통해 바이러스의 침입이 용이해지므로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며 “특히 흡연실은 밀폐성으로 인해 이를 더욱 상승시킨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국내 코로나19 환자 8000여명 추가된다? (O)

연말까지 국내 코로나19의 누적 환자가 3만3995명에 이를 것이며 진단과 치료비에 투입될 총 비용은 최소 32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이 나왔다.

18일 건강보험공단은 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기반으로 올해 12월까지 국민 338만2345명이 검사를 받고 누적 확진자가 3만3995명으로 각각 늘어나면 진단검사비와 확진자 입원치료비 총액이 3203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치를 밝혔다.

현재 누적 확진자는 23일 0시 기준으로 2만5698명이다. 연말까지 8297명의 확진자가 추가된다는 소리다. 연말까지 남은 일수는 70일이다. 매일 평균 12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셈이 된다.

건보공단이 발표한 1~9월 코로나19 진단 및 검사에 소요된 비용은 약 1690억원이다. 연말까지 약 1500억원이 추가로 사용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가을‧겨울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될 수 있다는 예측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날이 추워지는 가을과 겨울에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될 수 있다고 누차 경고했다. 김우주 교수는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바이러스가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 점차 조성되고 있다”며 “유럽 등 북반구 국가들을 보면 이미 새로운 유행이 시작됐다”고 짚었다.

실제로 가을이 되면서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해 아일랜드가 재봉쇄 정책을 꺼내들었다. 프랑스도 파리를 포함한 수도권, 액스-마르세유, 리옹, 릴, 툴루즈, 몽펠리에, 루앙, 그르노블, 생테티엔 등 8개 지방 대도시에서 야간통행을 금지했다.

국내에서도 22일 0시 121명에 이어 23일 0시 155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이틀 연속 세자리를 기록하고 있다.

구강청결제가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 (X)

미국 연구팀이 구강청결제가 코로나바이러스를 비활성화해 감염병의 전파를 늦추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이미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크레이그 메이어(Craig Meyers)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Pennsylvania State University) 미생물학·면역학과 교수팀은 구강청결제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와 유전적으로 유사한 229E 바이러스를 비활성화시킨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바이러스학 저널’ 2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229E 바이러스를 구강청결제에 각각 30초, 1분, 2분씩 노출한 결과 바이러스의 90∼99%가 비활성화됐다고 밝혔다. 구강청결제 외에 약국과 슈퍼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강세정제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는 ‘막’을 가진 바이러스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 막을 부수기만 하면 바이러스는 비활성화되며 229E 바이러스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가 가지고 있는 막은 거의 동일하다”며 “구강청결제와 비강세정제의 어떤 성분이 바이러스의 막을 파괴하는지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강청결제가 바이러스를 비활성화한다는 연구는 처음이 아니다, 독일 보훔대 의대 연구팀도 지난 7월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8가지 구강 쳥결제를 실험한 결과 모두 바이러스 배출량을 줄였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감염병저널’에 발표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5월 코로나19에 걸린 환자가 클로르헥시딘 구강세척제로 입안을 헹구면 최대 2시간까지 타액에서의 바이러스 배출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했다.

김 교수는 “연구 대상이 2명이라는 점과 무작위 대조실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한계점이 있다”면서도 “마스크 착용 및 손 세척 외에 클로르헥시딘 구강 세척제는 침방울 전파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구들이 임상시험에서 증명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감염병 퇴치제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리카 말리니스(Maricar Malinis) 미국 예일대(Yale University) 감염학과 교수는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하기 전까진 구강청결제의 예방효과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젤라 라스무센(Angela Rasmussen) 미국 컬럼비아대(Columbia University in the City of New York) 바이러스학과 교수도 “구강청결제는 항바이러스제가 아니다”며 “실험에 사용한 ‘229E 바이러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와 동일한 것이 아니므로 이를 믿고 구강청결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막으려 해서는 안 된다” 고 강조했다.

척추가 아프면 코로나19 사망 위험 높아진다? (O)

척추가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코로나19 감염 후 중증에 시달릴 위험이 높으며 그 중 척추가 골절된 이들은 사망위험이 2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탈리아 비타살루트 산라파엘대(Vita-Salute San Raffaele University) 의대 연구팀은 척추 골절 여부와 병의 중증도 및 사망률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코로나19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X-레이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대상자의 35%에서 척추골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척추가 골절되지 않은 환자보다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높았으며, 사망할 위험은 최대 2배까지 이르렀다. 골절이 심한 환자일수록 사망률은 더 높았다. 연구팀은 몸이 약한 경우 척추골절을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병이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주도한 안드레아 기우스티나(Andrea Giustina) 교수는 “코로나19 환자가 척추골절을 겪으면 심폐기능이 나빠지는 등 병이 악화될 수 있다”며 “특히 골다공증이면 척추가 골절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내분비학회에서 발행하는 공식 학술지 ‘임상내분비학대사(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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