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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요동친 2020 주식시장 … 시가총액 ‘1조클럽’ 새얼굴 대거 진입
  • 박수현 기자
  • 등록 2020-10-12 21:45:36
  • 수정 2020-10-14 14: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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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바이오팜, 씨젠, 신풍제약, 알테오젠, SK케미칼, 메드팩토 등 코로나19 수혜주로 주가 상승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개발 유망주로 지목되면서 주가가 급등, 올해 17곳의 제약바이오기업이 1조클럽에 신규 진입했다.
올해 들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수혜주로 지목되면서 주가 상승도 두드러졌다. 그 덕에 이 업종에서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기업이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중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제약바이오기업은 24곳에서 41곳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24곳에서 17곳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1조원 기업 중 제약바이오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9%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18.7%로 확대됐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 5곳 중 1곳은 제약바이오기업이라는 이야기다.
 
올해 1조클럽에 새로 진입한 제약바이오기업은 SK바이오팜, 씨젠, 신풍제약, 알테오젠, SK케미칼, 메드팩토, 부광약품, 대웅제약, 일양약품, 레고켐바이오, 진원생명과학, 에이비엘바이오, 오스코텍, 에스티팜, 삼천당제약, 동국제약, 유나이티드제약, 파미셀, 엘앤씨바이오, 차바이오텍 등이다.
 
지난 7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은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단숨에 제약바이오 시가총액 상위권에 진입했다. 지난 8일 종가 기준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11조5512억원으로 제약바이오기업 중 4위에 오른 것이다.
 
진단기업 씨젠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8041억원에서 7조7915억원으로 10배 가량 증가했다. 씨젠은 코로나 19 진단시약과 관련 장비를 70개국에 공급하면서 팬데믹 효과를 톡톡히 봤다. 씨젠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1690억원으로 전년 동기 46억원보다 37배 확대됐다. 매출액은 274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293억원보다 9배 이상 증가했다.
 
신풍제약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8041억원에서 7조4179억원으로 20배 가까이 상승했다. 신풍은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제 가능성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주가가 폭발적으로 치솟았다. 신풍제약의 시가총액은 전체 상장 기업 중 38위로 지난해 418위에서 380 계단 상승했다.
 
알테오젠은 작년 말 시가총액 9297억원에서 5조1251억원으로 5배 이상 확대됐다.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기술수출 계약이 연이어 성사되면서 주가도 크게 뛰었다.
 
SK케미칼은 7514억원에서 3조8101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수탁 생산을 맡는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메드팩토는 시가총액이 작년 말 4468억원에서 2조2775억원으로 상승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0)에서 TGF-β 저해제 항암 신약 ‘백토서팁’(vactosertib, TEW7197)과 위암 치료제 ‘파클리탁셀’을 전이성 위선암 환자에게 병용 투여한 결과,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부광약품은 작년말 9117억원에서 1조8446억원로 상승했다. 자체 개발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5월부터 고려대 구로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길병원 등 8개 대학병원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시총 1조2166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치료제 ‘DWRX20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의 한국 임상 1상시험을 승인받은 데 따른 것이다. 임상 1상 결과를 바탕으로 연내 다국가 임상 2‧3상에 진입할 계획이며, 2상 결과를 확보하면 즉시 조건부 허가 및 긴급사용을 신청할 예정이다.
 
일양약품은 자체 개발한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를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며 시총 1조5116억원을 달성했다. 프랑스 보건당국(ANSM)의 임상시험 승인이 나오면 프랑스 내 8개 의료기관에서 2상 임상을 진행한다.
 
레고켐바이오은 항체·약물 결합체(ADC·Antibody-Drug Conjugate) 기술로 1조클럽(1조4921억원)에 진입했다. 2015년 중국 상하이 포선제약(Fosun Pharma, 復星製藥)에 기술 이전한 ‘HER2-ADC’물질이 내년 상반기 1상 중간결과를 발표하면 기술 유효성이 입증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도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의 기대로 1조32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8월 21일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임상시험 지원 대상에 진원생명과학을 예비 선정했다. 향후 재심의를 통해 선정이 확정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질환 치료제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을 받아 시총 1조4290억원을 달성했다. 이 회사는 2016년 2월 이상훈 박사를 중심으로 한화케미칼 바이오 사업부의 핵심 인력들이 모여 설립한 업체다. 이중항체 기술을 바탕으로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총 5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공개된 계약 금액(차후 마일스톤 포함)은 약 1조4000억원이다.
 
오스코텍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과 이중항체 표적항암제 ‘아미반타맙’의 병용 임상 1b상에서 고무적인 결과가 지난 9월 ESMO 2020에서 발표돼 1조4834억원을 기록했다.
 
에스티팜은 작년 시총 933억원에서 최근 1조3638억원으로 상승했다. 핵산치료제 원료의약품의 생산 및 공급 계약 체결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천당제약은 시총 1조4298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안과 의약품의 해외 진출, 황반변성 치료제인 바이엘의 ‘아일리아주사’의 바이오시밀러  'SCD411'가 최근 글로벌 3상에 들어가는 강력한 신무기를 내놔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사제를 먹는 약(경구제)으로 바꾸는 에스패스(S-PASS)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신제형이다. 2013년에는 국내 일회용 점안제 생산 1위 업체 디에이치피코리아를 인수, 안과용 치료제 전문업체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동국제약의 시가총액은 1조2004억원으로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데 따른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해외사업부(수출) 부문에서 글리코펩티드 계열의 항생제인 테이코플라닌의 원료 및 완제 의약품 모두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 진정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필수적 의약품인 ‘포폴주사’(프로포폴 수면마취제)의 긴급 의약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유럽, 싱가포르 등 해외 수출이 대폭 증가했다.
 
먹는 탈모약 시장의 타깃 확대에 따른 ‘판시딜’의 매출 증가와 함께 여성 갱년기 치료제 ‘훼라민Q’, 먹는 치질약 ‘치센’, 정맥순환 개선제 ‘센시아’ 등도 매출 성장세를 견인했다. 고지혈증 복합제인 ‘로수탄젯’과 ‘피타론에프’ 등 만성질환과 관련된 내과 처방약도 성장에 가속페달을 밟아주는 새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나이티드제약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UI030’은 초기 코로나19 치료 실험에서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 1조1777억원의 결과를 나타냈다. 이 회사는 부데소나이드(budesonide)와 아포르모테롤(aformoterol)의 복합제인 UI030으로 고려대 의대에 호흡기세포를 이용한 실험을 의뢰해  ‘S’ 균주뿐만 아니라 ‘GH’ 및 ‘GR’ 균주에서도 높은 항바이러스효과를 보였다는 재료를 바탕으로 주가 급등을 불러왔다. 

파미셀은 직접적인 렘데시비르 관련주로 1조823억원을 기록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해온 항바이러스제다. 파미셀은 렘데시비르 주원료인 ‘뉴클레오시드’를 생산하고 있다. 파미셀은 글로벌 진단용 및 의약용 뉴클레오시드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렘데시비르의 각광에 힘입어 이어지고 있는 파미셀 주가 상승에 이목이 쏠린다.
 
재생의학전문기업 엘앤씨바이오는 무릎연골 관절염 치료제인 메가카티(MegaCarti) 제품 허가용 임상시험계획 승인 등 신제품 모멘텀 덕분에 1조435억원을 달성했다. 메가카티는 범부처 전주기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이 지원하는 의료기기 임상시험지원사업 국책과제 중 하나다.
 
차바이오텍의 시총은 1조396억원으로, 첨단재생바이오약법 시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 중에서는 헬릭스미스, 젬백스, 동아에스티 등 3곳은 올해 1조원 아래로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제약바이오기업 시가총액 규모를 크게 늘리며 1~3위에 안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가총액이 47조3080억원으로 작년말보다 65.1% 증가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0개월 동안 시가총액이 각각 52.3%, 80.4%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세포실험이나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또는 외국에서 임상을 진행한다는 이유로, 현재 허가된 의약품의 명성에 기대어 코로나19 치료제로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등에 편승해 이를 재료로 주가가 폭등한 게 많아 주의가 요망된다”며 “투자자라면 주가 하락에 대비한 퇴출전략도 마련하는 게 안정적인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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