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10만도스, 내년 중 100만도스 약속 … 트럼프 항체 맞고 호전 계기로 리제네론·릴리·AZ 항체 긴급사용승인에 긍정적
미국 정부가 영국계 다국적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AZ)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지원에 4억86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와 아스트라제네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제네론의 항체 치료제로 COVID-19 치료를 받은 지 며칠 만에 AZ가 개발 중인 항체 신약후보물질의 후기 임상시험 및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AZ는 조만간 5100명을 대상으로 항체치료제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3상을 마치는 대로 AZ는 올해 말까지 10만정을 미국에 공급하며, 내년에는 100만정을 공급한다. 특히 미국 행정부 고위 관료들은 항체치료제가 승인될 경우 무료로 투여하는 방안을 내비쳐 AZ는 상용화에 성공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리제네론은 연말까지 30만명 분의 항체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릴리는 연내에 100만도스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의 최종 단계에 있는 AZ는 지난 6월 밴더빌트대로부터 도입한 항체치료제로 다음 주 중 2건의 3상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연구에 미국 및 기타 국가에서 약 6100명을 등록할 예정이다.
AZ의 항체는 리제네론의 항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화하도록 설계됐다. AZ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및 미국 비르바이오테크놀로지(Vir Biotechnology)와 손잡고 리제네론, 릴리 등을 추격 중이다. 가장 먼저 미국 정부로부터 6억2000만달러를 지원받은 리제네론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미국 정부서 거액을 받은 곳은 AZ가 두 번째다.
릴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공동으로 중화항체 치료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미 정부와 제조시설 확충 및 의약품 공급에 관한 계약을 맺지 못했다. 이에 데이비드 릭스(David Ricks) 릴리 CEO는 “코로나 팬데믹이고, 항체치료제에 대한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고 본다”며 “불행하게도 지금으로선 미국 내에서 쓰일 항체 치료제 분량에 대해 정부로부터 공정하게 할당받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정부의 선택을 받지 못한 아쉬움과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심은 욕심을 보였다.
항체 치료제는 코로나19 백신이 양산되기 전까지 팬데믹의 영향을 줄이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백신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초고속 실행계획’(Operation Warp Speed)에서도 상대적으로 아주 적은 돈을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항체치료제의 트럼프 투여를 계기로 호기를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가 직접 경험해본 결과, 항체치료제가 믿을 수 없을 만큼 효과가 좋았다”며 “코로나19에 걸린 것은 신의 축복이다. 코로나19는 미국이 아닌 중국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8일 트위터 영상을 통해서는 “우리는 리제네론과 그의 유사한 약을 보유한 릴리를 갖고 있다. 곧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이미 수십만 도스가 준비돼 있다. 긴급사용승인(EUA)를 동원해 승인을 도울 것이며, 이에 사인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월터리드 육군병원에 입원해 미국 제약사인 리제네론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REGN-COV2’를 투여받고 증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입원 후 사흘 만인 지난 5일 퇴원해 9일부터 대통령 선거 유세에 복귀했다.
리제네론은 지난 8일 자사의 항체 치료제에 대한 EUA를 FDA에 신청했다. 앞서 7일엔 릴리가 ‘LY-CoV555’ 단독요법의 EUA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AZ도 준수한 임상시험 성적이 나오면 이른 시일 내에 릴리, 리제네론과 마찬가지로 EUA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리제네론과 릴리의 항체 치료제 효과는 초기 임상 데이터로 볼 때 유망하다. 하지만 두 약물이 명확한 이점을 입증하지 못했고 여전히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리제네론과 릴리처럼 두 가지 단일클론항체를 동시에 병용하는 방법과 각기 두 항체를 단독요법으로 투여해 약효를 비교하는 임상시험 방식을 채택할 예정이다. 임상연구는 바이러스 중화 효과를 극대화하고 치료 중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것을 낮추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또 단일클론항체가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에 1차로 4000명, 바이러스 노출 후 증상 경감에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시험에 2차로 110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4000명은 향후 확진시험을 통해 감염 여부를 파악하게 된다. 6~12개월에 걸쳐 예방효과가 지속되는지 확인해 치료는 물론 예방약으로 적응증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미 지난 8월 영국에서 시작된 임상 성적은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