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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재평가 시험대에 오른 불명예 약물들
  • 박수현 기자
  • 등록 2020-09-23 05: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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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땐 맞고 지금은 틀리다 … ‘신나리진’‧‘콜린알포세레이트’‧‘헤파리노이드제제’ 등 유효성 검증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혈액 응고억제 ‘헤파리노이드 제제’ 등이 재평가 시험대에 올랐다.
제약사가 개발한 의약품들이 효능 재평가 대상에 오르며 불명예를 낳고 있다. 공통점은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 사용실적이 저조해 효능 입증 자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개 제제에 대한 임상 재평가를 공고했다. 1월에는 콜마파마의 ‘마이그리진정’(성분명 신나리진), 6월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항생제 ‘세피신’(성분명 세페타메트피복실염산염) 8월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헤파리노이드 제제’가 재평가 지시받았다.
 
이 가운데 국내 시장규모가 큰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항혈전제 등에 사용되는 헤라피노이드제제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오리지널약물인 글리아티린, 헤파리노이드 제제 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베셀듀에프는 이탈리아 제약사가 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글리아티린의 경우 이탈리아 ‘이탈파마코’가 개발해 대웅제약이 지난 2000년 국내에 도입했다. 지금은 종근당이 판권을 인수해 판매 중이다. 글리아티린의 주성분인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국내에서만 연간 3000억원 규모가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개발국인 이탈리아 등 몇몇 국가 외에는 의약품으로 제대로 판매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쓰이며, 일본에서도 재평가를 통해 제품이 퇴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등 시민단체들이 문제제기에 나섰고, 작년 국정감사에서 효능이 도마위에 오른 뒤 올 초 급여축소, 재평가 대상으로 선정돼 사용 제한수순에 들어갔다.
 
헤파리노이드 제제도 해외 사용실적이 적어 갱신을 통과하지 못해 임상재평가 대상에 선정됐다. 헤파리노이드 제제 중 아주약품이 판매하고 있는 베셀듀에프(설로덱시드)는 국내에서는 연간 250억원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베스트셀러다. 식약처는 지난 8월20일 아주약품, 알보젠코리아, 초당약품공업에 해당 제제에 대한 임상재평가 실시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들 역시 임상 재평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파리노이드는 헤파린 유사물질로 돼지 연골조직에서 추출한다. 헤파린과 마찬가지로 항응고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마파마의 중증 난치성 편두통 치료제 ‘마이그리진정’도 유효성 자료 부족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통한 효능 재평가를 실시한다. 이 제품은 갱신심사를 하면서 ‘중증 난치성 편두통’에 대한 유효성 근거 자료가 부족해 임상재평가 대상에 선정됐다.
 
마이그리진정은 중증 난치성 편두통뿐만 아니라 전정계의 기능성 장애로 인한 어지러움 적응증도 보유하고 있다. 다른 동일성분 제품은 국내에 없다. 식약처는 제약사에 임상시험계획서를 오는 4월 3일까지 제출하고, 결과보고서 제출기한은 임상시험계획서 검토결과 통보시 결정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한 위원은 “신나리진과 플루나리진의 허가사항을 비교해 보면 플루나리진은 용법·용량이 초회량, 유지량 등 상세하게 적혀져 있는 반면 신나리진은 그렇지 않다”며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이 효과가 있을지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임상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항생제 ‘세피신(성분명 세페타메트피복실염산염)’에 대해서도 식약처가 지난 6월 19일 임상재평가 시안을 마련했다.
 
세페타메트피복실염산염은 중이염, 부비강염 등 이비인후과 감염증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로, 식약처는 지난 2012년 문헌 재평가 후 효능 입증을 위해 2014년 7월까지 임상재평가를 실시토록 했다. 당시 해당 성분 허가품목을 보유한 업체들은 대부분 품목허가를 취하했으며, 수출용 2품목과 함께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세피신만이 국내 허가를 유지했다.
 
그러나 임상시험계획서 제출 이후 임상시험 과정에서 여러가지 변수로 시일이 소요되면서 임상시험 결과 보고서 제출 기간도 늦춰졌다. 이 약제는 2017년 11월에 임상재평가 기간이 2년 연장됐다. 상 환자 모집이나 시험방법 변경 등으로 인해 시간이 소요된 점이 고려됐고,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임상시험 의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세페신은 2018년 8월 중이염 및 부비동염과 요로감염증 2가지 적응증 가운데 단순요로감염증에 대한 적응증이 삭제되기도 했다.
 
지난 5월 식약처는 임상재평가에 따라 도네페질의 혈관성 치매 적응증을,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의 일차적 퇴행성 질환 적응증을 삭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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