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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일능이 이송이 삼표고… 버섯류의 금은동 메달리스트
  •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20-09-12 15:24:32
  • 수정 2021-05-31 16: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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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암에 효과적인 다당체 풍부 … 당뇨병‧비만‧심혈관질환 등 대사질환 개선에도 효과

가을 밥상으로는 뭐니뭐니해도 버섯이 제격이다. 향긋한 버섯향은 식욕을 돋우고 기분까지 맑게 만들어준다. 수많은 버섯이 각자 저마다의 맛과 향으로 골라먹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어떤 버섯이 좋은지 모르겠다면 선조들의 말씀에 귀기울여보는 것도 좋다. 후손들의 고민을 덜어주고자 “일능이, 이송이, 삼표고”로 순위까지 정해줬으니 말이다. 버섯 중 일이삼등을 차지한다는 능이‧송이‧표고버섯의 특징과 효능을 소개해본다.
 
능이버섯. 출저 김달래한의원 홈페이지
一 능이버섯. 항암성분 ‘렌티난’ 풍부, 민간에선 천연소화제로 활용
 
능이(能栮)버섯은 굴뚝버섯과로 학명은 ‘Sarcodon aspratus’이다. 참나무 같은 활엽수림 근처에서 무리지어 나는데 가을철에 한 달가량만 채취가 가능한다. 송이버섯과 마찬가지로 인기가 많지만 아직 인공재배에 성공하지 못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귀하신 몸이다.
 
우리말로는 '곰버섯'인데 한자로 웅이(熊茸)의 방언인 능이로 불리다가 1978년에 능이버섯으로 정착됐다. 향이 좋아서 향버섯 혹은 향이버섯이라고 부른다. 지역에 따라서는 노루털버섯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능이버섯의 향은 풀향기‧꽃향기‧흙향기가 복잡하게 섞여있는데 말리면 그 향이 더 강해진다. 말린 능이버섯으로 차를 우려내 마시기도 한다.
 
한국‧일본‧중국 일부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만 자생 중이다. 과거에는 오랫동안 독버섯으로 오해받아 식용으로 사용하지 못하다가 조선 후반에야 식용으로 먹기 시작했다. 능이버섯에 대한 기록도 거의 없으며 19세기 중엽 실학자 이규경이 지은 백과사전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짧게 “웅이(능이)가 먹을 수 있는 버섯이다”고만 기록돼 있다. 따라서 “일능이, 이송이… ”의 순위도 조선 후반 혹은 근대에 와서 만들어진 말로 추측된다.
 
나팔꽃처럼 퍼진 깔때기 모양인데 갓의 지름은 10~20cm가량이다. 갓의 중심에서 자루 밑 부분까지 구멍이 뚫려있고, 갓 표면에는 크고 거친 비늘 조각이 거꾸로 빽빽이 나 있다. 어릴 때는 담홍색을 띠다가 자라면서 점점 홍갈색으로 변하고 다 커서는 흑갈색이 된다. 갓 밑면에는 1cm 안팎의 가는 바늘이 촘촘히 나 있다. 자루 길이는 3~6cm, 지름은 1~2cm이다.
 
능이버섯은 100g당 단백질이 2.30g, 당질 4.50g, 지질 0.30g 철분 1.70mg, 칼륨 333.00mg, 칼슘 5.00mg, 인 40.00mg, 니아신 4.80mg 비타민C 12.00mg, 식이섬유 4.70g 등이 함유돼 영양소가 풍부하다. 그에 비해 칼로리는 44kcal로 낮은 편이다.
 
능이버섯의 핵심 성분은 ‘렌티난(Lentinan)’이다. 능이버섯의 다당체(polysaccharides) 중 하나로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일본 연구팀은 ‘Sarcoma180(복수암세포의 일종)’ 고형암 환자에게 능이버섯 추출물을 복강에 투여했더니 암세포 성장이 현저하게 느려졌다는 보고한 바 있다. 이밖에 위암‧폐암‧자궁암‧간암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렌티난은 몸 속에서 종양괴사인자-α(Tumor Necrosis Factor-α, TNF-α)라는 면역조절제(Cytokine, 사이토카인) 분비를 유도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능이버섯은 에리타데닌(Erithadenine) 성분이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좋다.
 
전통적으로 능이버섯은 천연소화제로 활용돼왔다.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protease)’가 풍부해 육류를 급체를 했을 때 능이버섯을 달인 물을 마시면 속이 편해진다. 또 호흡기 면역력 개선에도 도움돼 천식과 감기 예방에도 좋다.
 
능이버섯은 식용버섯이지만 약간의 독성이 있어 익히지 않고 날것으로 먹으면 중독 증상으로 마비‧위경련‧오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날것으로 먹을 때에는 약간 떫은 맛이 느껴지지만 건조시키면 사라져 약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성질이 차기 때문에 몸이 냉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약으로 사용할 때는 말린 능이버섯을 10~20g을 달여서 먹으면 좋다.
 
송이버섯, 출처 김달래한의원 홈페이지.
二 송이버섯. 예부터 사랑받아 온 귀한 몸, 항암 및 콜레스테롤 억제 효과
 
송이(松栮)버섯은 송이과 진균인 송심의 자실체로 여름과 가을 장마철에 소나무 숲에서 낙엽이 쌓여 축축한 곳에 무리지어 자란다. 향기가 좋고 맛이 뛰어나 버섯 중에서 가장 인기가 좋고 비싼 식용버섯이다. 한국‧일본‧대만‧ 중국 동북부와 남부 지역 등 동아시아에서만 생산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동종이명의 송이버섯이 유라시아와 북미 대륙에도 분포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자라는 송이버섯의 학명은 ‘Tricholoma matsutake’, 유라시아와 북미 송이버섯의 학명은 ‘Tricholoma magnivelare’이다.
 
송이버섯의 줄기는 원통형이고 갓은 지름 8~20cm인데 드물게 30cm에 달하는 것도 있다. 처음에는 공 모양이지만 자라면서 차차 펴져서 중앙부가 돌출한 우산모양으로 자란다. 담황갈색 또는 담갈색을 띠고 시간이 지나면 흑갈색으로 변한다.
 
주름은 흰색으로 빽빽이 나며 방사상으로 갈라져 백색의 살이 보이기도 한다. 포자는 넓은 타원형이다. 특유의 향기는 나무버섯 중 가장 맛과 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조들은 송이버섯을 대단히 사랑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성덕왕에게 진상했다고 적혀 있고, 조선실록에는 중국 사신이 요구한 물품으로 자주 기록돼 있다. 영조는 새끼꿩‧고추장‧생전복과 함께 특별히 좋아하는 4가지 별미로 송이버섯을 꼽았다. 고려시대 목은 이색은 동국이상국집에서 “예전 사람들은 신선이 되겠다며 불로초를 찾아다녔는데, 신선이 되는 가장 빠른 길은 송이버섯을 먹는 것”이라며 송이를 찬양했다.
 
송이버섯 100g에는 단백질 2.40g, 당질 5.30g, 지질 0.40g, 철분 1.70mg, 칼륨 333.00mg, 칼슘 5.00mg, 인 42.00mg, 니아신 4.80mg, 식이섬유 4.70g, 아연 1.20mg, 엽산 12.00ug 회분 0.70g 등이 함유돼 있다. 열량은 28kcal로 매우 낮은 편이다.
 
비타민D2의 전구체인 에르고스테롤(Ergosterol)과 비타민B3인 니아신(niacin) 등 비타민이 풍부하고, 녹말과 단백질을 분해하는 소화효소가 함유돼 다른 음식과 곁들이면 맛을 돋우고 소화가 잘 된다.

최근 송이에 함유된 베타글루칸(β-glucan)‧크리스틴(krestin) 등 다당체가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동물실험에서 송이버섯 균사체 추출물을 종양을 유발한 마우스에 투여했더니 9일째부터 종양이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송이버섯 달인 물을 암 걸린 쥐에게 먹였더니 암 종양이 최대 91.3%까지 억제됐다고 보고했다.
 
이밖에도 송이버섯에 함유된 구아닐산은 혈관 내 유해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칼륨은 혈액 내 나트륨을 배출해 고혈압 등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뛰어나다.
 
한방에서는 송이버섯이 소변 혼탁이나 요실금을 개선하고, 위와 장 기능을 강화하며, 기운을 순환시켜준다고 본다. 손발이 저리거나 힘이 없거나, 고지혈을 갖고 있을 때 섭취가 권장된다. 이밖에 식욕이 없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몸에 열이 나고 설사가 자주 날 때도 좋다. 민간에서는 기운이 없어서 항문이 자주 빠지는 경우에 진하게 달여서 환부를 씻으면 회복된다고 전해져왔다. 

송이를 약용으로 사용할 때는 한 번에 말린 송인 4~12g을 달이거나 가루내서 먹으면 된다. 하지만 성질이 차고 습해서 몸이 차고 잘 붓는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송이버섯을 선택할 때는 향기가 강하고 육질이 두꺼우며 색이 선명하고 탄력있는 게 좋다. 보관할 때엔 신문지에 싸서 냉장 보관하고, 흐르는 물에 짧은 시간 씻어 건져 조리한다. 오랫동안 물에 담그거나 껍질을 벗겨 놓으면 향이 사라진다.
 
표고버섯, 출처 김달래한의원 홈페이지.
三. 표고버섯, FDA 선정 10대 항암식품 중 1위 … 당뇨병‧간질환에도 효과
 
표고버섯은 느타리과에 속하는 버섯으로 밤나무와 떡갈나무 등 죽은 나무에 기생하여 자란다. 향과 맛이 좋아 각종 음식의 재료로 널리 이용되는 대표적인 식용버섯이다. 학명은 ‘Lentinula edodes’이다.
 
능이버섯이나 송이버섯과는 다르게 재배가 가능해 쉽게 먹을 수 있다. 원래 봄에 파종해 이듬해 가을에 수확하지만 시설재배는 사철 내내 생산이 가능하다. 재배는 원목재배와 톱밥재배 두 종류가 있는데 전남 장흥군에서는 주로 원목재배를, 충남 청양군에서는 톱밥재배를 주로 하고 있다.
 
표고버섯은 생으로 먹기도 하지만 말려서 먹는 게 선호된다. 말리는 과정에서 아미노산이 생성돼 맛과 향이 더 향상된다. 이 때문에 말린 표고버섯의 상품 가지가 더 높다. 건표고버섯은 갓의 형태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이름을 붙이는데 1등급은 백화고(白花菇), 2등급 흑화고(黑花菇), 3등급 동고(冬菇), 4등급 향고(香菇), 5등급은 향신(香信)이다. 죄다 중국에서 표고를 부르는 별칭인데 형식상 이렇게 등급으로 나뉘어 불린다.

 
갓 표면에 거북이 등껍질을 연상시키는 무늬가 있으면 고급인 ‘화고’로 분류되는데 색에 따라 백화고와 흑화고로 나뉜다. 백화고는 겨울 동안 양분을 저장한 후, 봄에 습도가 낮은 곳에서 자라는데 성장 기간이 긴만큼 조직이 치밀하고 맛과 향이 진하다. 흑화고는 백화고와 비슷하지만 자라는 과정에서 이슬이나 습기를 머금어 색이 진해진 것을 이른다.
 
표고버섯은 100g을 기준으로 단백질 3.1g, 지질 0.4g, 당질 8.0g, 섬유소 0.7g 등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특히 비타민C 함유량은 13mg%로 버섯류 중 가장 높다. 비타민D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버섯에는 거의 없고 햇볕에 말린 건표고버섯에서 비타민D2의 전구물질인 ‘에르고스테롤’이 풍부하다. 뼈가 약한 노인, 갱년기 여성, 성장기 어린이 등에게 권장할만한 식품이다.
 
표고버섯 아미노산의 일종인 에리타데닌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동맥경화‧당뇨병‧비만 등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2007년 1월 미국심장학회는 고혈압 예방에 효과 있는 10대 음식물 중 1위로 표고버섯을 꼽았다.

표고버섯은 간에서 리포단백질의 형성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어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을 가족력으로 가진 사람이 자주 섭취하면 예방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소화기관을 도와 식욕부진‧소화불량‧만성피로‧구통 및 설사 등 증상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
 
표고버섯의 가장 중요하고 주목받는 효능은 항암이다. 표고버섯은 암을 치료하고 종양을 억제하는 렌티난(lentinan)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2004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는 말린 표고를 10대 항암 식품으로 선정하기도 하였다. 레티난은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종양의 성장을 억제한다. 또 표고버섯 다당체 중 ‘베카글루칸’은 암세포 등 유해세포를 사멸하는 자연살해(natural killer cell, NK)세포의 증식을 돕는다.
 
한방에서 표고버섯은 성질이 평이하고, 정신을 맑게 하며,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본다. 다만 성질이 차기 때문에 맥이 약하고 몸이 찬 사람은 많이 먹지 않도록 권한다. 1330년 원나라의 홀사혜(忽思慧)가 지은 요리책 ‘음선정요(飮膳正要)’에는 “표고버섯은 기를 움직여 병을 일으키므로 많이 먹지 않아야 한다”고 적혀있다. 표고버섯은 약으로 먹을 때는 한번에 5~10g을 달여서 먹으면 된다.
 
능이‧송이‧표고버섯 모두 항암 효과를 인정받고 있으나 이로 인해 암이 치료될 것이라 낙관하는 것은 위험하다. 단기간에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암재발 방지, 예방, 암치료 보조요법의 하나로 꾸준히 장기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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