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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부작용②] 병용투여 금기 총정리 … 경구피임약, 항바이러스제 만나면 간독성 일으킬 수도
  • 박수현 기자
  • 등록 2020-09-10 10:49:50
  • 수정 2020-12-28 16: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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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트레티노인(여드름약)+항생제 뇌압 상승, 두통 유발 … 약물 궁합, 상극인데 모르고 먹으면 ‘독’
질병 치료에 이로움을 주는 약물이라도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약물과 함께 복용하면 해가 될 수 있다.
서로 다른 의약품을 병용할 경우 단순히 플러스를 한 것처럼 약효가 증가하는 것을 상가작용(相加作用, additive action)이라고 하며, 그 효과가 마치 곱하기를 한 것처럼 단순 합산보다도 커지는 경우를 상승작용(相乘作用, synergistic action)이라고 한다. 반대로 같이 먹으면 부작용이 커져 인체에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을 병용금기(竝用禁忌 incompatibility drug interaction) 또는 배합금기(配合禁忌, incompatibility)라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0년 12월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rug Utilization Review, DUR)를 도입했다. 덕분에 병용투약으로 환자가 위험에 빠진 사례는 이제 거의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DUR은 의사와 약사가 처방‧조제 시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 어린이‧임산부가 먹으면 안되는 약 등 의약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부적절한 약물 사용을 사전에 점검‧예방하는 서비스다.

이 시스템은 환자가 여러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을 조제하다 보면 같이 먹으면 안될 약이 처방되기도 하고, 이미 먹고 있는 먹고 있는 약을 또 처방받을 수도 있는데, 그럴 가능성을 줄여 환자에게 좀 더 안전한 처방과 투약이 이뤄지도록 도입됐다. 같은 병원에서 약이 처방‧조제되는 것을 예방하는 시스템은 그 전부터 있었지만, 다른 의료기관의 처방내역까지 비교‧검토하도록 그 참고범위를 넓힌 게 DUR이다. DUR 시행으로 병용 약물에 대한 위험성이 낮아졌지만 여기서 벗어난 무분별한 약물 남용은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이뤄지고 있다.

경구피임약+항생제‧항전간제‧항바이러스제 … 간독성 부작용

피임약은 간에서 분해되는데 간에서 분해되는 다른 약이나 음식들과 상호작용하면 피임약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피임제와 같이 복용해서는 안 될 대표적인 의약품이 항생제, 항전간제, 항바이러스제 등이다.

피해야할 항생제로는 리팜핀(Rifamycin) 계열이다. 항전간제는 페니토인(phenytoin), 카르바마제핀(carbamazepine), 프리미돈(primidone) 등이다. 항바이러스제는 옴비타스비르(ombitasvir), 파리타프레비르(paritaprevir), 다사부비르(dasabuvir) 등이다. 

항생제와 항전간제는 간내 CYP 효소계를 강력하게 유도,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수치를 하락시켜 월경불규칙, 돌발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항바이러스제는 피임약의 에티닐에스트라디올 성분이 항바이러스제의 독성을 증가시켜 간독성이 생길 수 있다.

경구피임약은 자몽주스, 감초, 인삼 등과 함께 먹어서는 안 된다. 자몽주스는 혈장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감초는 혈압상승을, 인삼은 유방통 및 파괴성출혈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

식욕억제제+마약성진통제‧항간질약물 … 호흡마비 일어날 수도

식욕억제제의 경우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제가 대표적이다. 부프로피온은 뇌의 식욕억제중추를 활성화해 식욕을 억제하며 날트렉손은 식욕억제작용을 강화해 장기간 효과가 나타나게 한다. 이들 성분의 복합제제는 식탐을 억제하고 음식중독예방에 도움을 준다.

이 복합제와 병용금기해야 할 대표적인 약으로는 마약성 진통제, 감각 관련 대뇌피질 억제제인 바르비투르산염(barbiturates), 항간질약물 등이 꼽힌다. 

마약성 진통제를 함께 복용할 경우 날트렉손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호흡곤란이나 호흡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항정신성의약품인 바르비투르산염, 항간질약물은 부프로피온과 상호작용해 약물 부작용을 증가시킨다.

진통제+진통제 절대 금물 … 심혈관계 혈전반응, 심근경색증, 뇌졸중 위험

소염진통제는 염증과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물을 총칭한다. 마약성과 비마약성으로 나뉘며, 비마약성은 다시 아세트아미노펜과 비스테로이드성제제(NSAIDs) 2가지로 분류된다. 약국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약물은 비스테로이드성 제제에 속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복용금기 약물로는 케토롤락트로메타민염(ketorolac tromethamine) 성분의 소염진통제가 있다. 케토롤락트로메타민염 제제는 수술 후 통증이나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단기간 사용되는 진통제다. 이 약과 비스테로이드성 제제를 같이 복용하면 효과가 더 뛰어날 것 같지만 심혈관계 혈전반응,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심할 경우 아나필락시스 같은 과민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 소염진통제에 과민반응을 보인다면 더욱 조심해야한다.

중증 여드름치료제+항생제 … 뇌압 높아져 두통, 현기증, 시력장애 발생

중증 여드름에는 ‘이소트레티노인’성분의 치료제가 사용된다. 이소트레티노인은 비타민A 유도체로 세포 증식과 분화를 조절해 비정상적으로 각질화된 부분을 정상화시켜 피지 분비를 줄인다.

이소트레티노인의 병용금기 약물로는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이란 항생제가 있다. 테트라사이클린은 여드름에 특히 잘 듣는 항생제로, 여드름 유발균의 단백질 합성을 막는 정균작용을 한다. 피지 분비를 감소시키는 이소트레티노인과 여드름균을 죽이는 항생제인 테트라사이클린 항생제를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 같지만 두 약물을 병용하면 뇌종양과 증상이 유사하지만 막상 종양은 없는 가성뇌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 가성뇌종양이 생기면 뇌압이 높아져 두통, 현기증, 시력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우루사+톨부타미드(당뇨약) 또는 고지혈증약 만나면 저혈당 생겨

지금의 거의 처방되지 않지만 당뇨병 약인 톨부타미드(tolbutamide)와 부타미드)를 간장질환 보조치료제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 대웅제약 우루사정 등)과 병용하면 톨부타미드의 혈당 강하 작용이 지나치게 나타나현기증·두통 등 저혈당 증세가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


UDCA 성분은 콜레스테롤을 담즙으로 배설시키는데 고지혈증 치료제 중 클로피브레이트 등 피브레이트(fibrates) 계열이나 경구용 피임약 역시 같은 작용을 해 이들 약을 병용하면 오히려 콜레스테롤 담석 형성 위험을 높인다. 이밖에 콜레스티라민, 콜레스티폴, 약용탄, 마그네슘 및 알루미늄 함유 제산제 등은 UDCA의 흡수를 방해 약효를 떨어뜨린다. 특히 콜레스티라민은 다른 약물과도 결합할 수 있어 4~6시간 간격을 두고 다른 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무좀약+α … 테르페나딘과 병용하면 심장마비, 스타틴과 병용시 횡문근융해증 일으켜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들은 알레르기약(histamine, 항히스타민제)을 매일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하루 3~4회 복용하며 졸림증 부작용이 강한 1세대 항히스타민제였던 테르페나딘(Terfenadine)은 무좀약(항진균제)과 함께 먹으면 심장마비로 사망할 위험까지 있어 2004년 퇴출됐다.

무좀은 곰팡이감염 때문에 생기는 질환으로 항진균제가 기본으로 사용된다. 항진균제는 진균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해 감염을 치료하는데 주로 이트라코나졸, 플루코나졸, 테르비나핀 등이 사용된다.

테르페나딘은 심장 근육에 작용하는 칼륨 통로를 차단해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는 데, 항진균제와 만나면 그 독성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어 같이 먹으면 안 된다. 실제로 2003년 항히스타민제의 일종인 ‘테르페나딘’과 무좀약 ‘케토코나졸’을 함께 먹은 50대 환자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경우도 있다.

이밖에도 무좀약은 함께 먹으면 안되는 약들이 아주 많다. 고지혈증, 고혈압, 배뇨장애, 발기부전, 편두통, 결핵 등을 치료하는 약이다.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약물은 콜레스테롤 생성을 막아 고지혈증으로 인한 심혈관계질환 발생과 사망위험도를 낮춰준다. 하지만 항진균제와 함께 복용하면 스타틴의 혈중 농도가 과도하게 올라가 횡문근융해증 등 근육 관련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급성 편두통 치료제인 에르고타민(ergotamine)은 과민한 뇌와 뇌혈관의 흥분 정도를 낮춰 증상을 완화시킨다. 그러나 구역, 구토, 혈관수축 등 부작용이 항진균제와 함께 복용하면 더 심해질 수 있다.

삼환계 항우울제 … 협우각녹내장, 섬망, 간대성근경련 심한 환자가 복용 주의
 

항우울제는 작용기전에 따라 삼환계항우울제(TCAs), 모노아민산화효소저해제(MAOIs),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s),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재흡수억제제(SNRIs) 등으로 나뉜다. 

삼환계항 우울제는 항콜린성(구갈, 변비, 시력혼탁), 심혈관성(기립성저혈압, 부정맥), 항히스타민성(진정작용, 체중증가), 신경학적(섬망, 간대성근경련) 등의 부작용을 갖고 있다. 따라서 중등증 이상의 심혈관질환, 협우각녹내장, 전립선비대증, 인지기능장애, 경련성질환, 섬망 등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삼환계항우울제를 복용해서는 안 된다.

약물 외에도 치즈를 조심해야한다. 치즈에는 티라민(tyramine)이라는 풍부해 혈압을 높인다. 삼환계 항우울제와 치즈를 함께 섭취하면 티라민이 체내에서 정상적으로 대사가 이뤄지지 않아 과도하게 높아지므로 두통, 고혈압 같은 부작용을 발생할 수 있다. 티라민은 노르아드레날린과 유사한 혈관수축 작용을 하는데 숙성된 치즈나 육류일수록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제산제+아스피린 같이 먹으면 효과 없어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먹을 때는 속 쓰림이나 역류성식도염의 치료에 쓰이는 제산제를 함께 먹으면 안 된다. 제산제는 위산을 줄여주는 반면 아스피린은 산성으로 위산을 증가시킨다. 아스피린은 장에서만 녹도록 코팅돼 있는데 제산제와 우유와 함께 먹으면 위에서 미리 녹아 속쓰림 등 위장장애를 일으킨다.

심기남 이대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아스피린과 제산제를 함께 복용하면 약효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약해진 위점막을 더 손상시켜 심하면 위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며 “아스피린 대신 아세트아미노펜이나 트라마돌(tramadol) 성분의 소염진통제로 대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심장병 예방을 위해 먹는 아스피린과 뇌졸중 예방을 위해 먹는 항응고제를 같이 복용할 때에는 주의해야 한다. 둘 다 출혈성 경향을 높이는 약물이므로 코피가 날 수 있다. 아스피린은 혈소판 작용을 억제해 혈전(피떡)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반면 항응고제는 비타민K가 혈액응고인자를 합성하는 과정을 억제한다. 비타민K가 많이 든 양배추, 상추,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순무잎, 냉이, 근대, 파슬리 등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심장병 및 뇌졸중 위험이 둘 다 높은 환자는 의사와 상의해 어떤 약물을 줄여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항암제+항생제 … 자연 유산, 출생 결함 생길수도

항암제 ‘타목시펜제제’와 항생제 ‘리팜피신’의 병용 투약을 금지해야 한다. 간내 CYP3A4 효소계를 강력하게 유도하는 리팜피신이 약동학적 상호작용으로 타목시펜의 혈장 농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보조요법으로 타목시펜 제제와 항암제 ‘레트로졸’의 병용 투여도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아 권장되지 않는다. 타목시펜은 레트로졸의 혈중 농도를 38%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지만 임신한 여성이 타목시펜을 복용하면 자연 유산, 출생 결함, 태아 사망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소수 보고됐다.

영장류에게 사람의 최대 권장용량의 2배를 투여했을 때 자연유산이 초래됐다. 다만 랫트와 토끼, 원숭이에 대한 생식 독성 연구 결과, 잠재적인 기형 발생이 보이지 않았다. 또 몇몇 임신한 마모셋 원숭이에서 기관형성기 또는 임신 후반기에 사람의 1일 최대 권장용량의 2배를 투여했더니 기형은 관찰되지 않았고 임신을 유지한 개체에서는 최기형성의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협심증치료제+발기부전제 … 심한 저혈압 유발
 
협심증에는 혈관을 확장해 심장에 혈액과 산소공급량을 증가시키는 이소소르비드(Isosorbide) 계열의 약물이 사용된다. 이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 환자가 실데나필(Sildenafil) 등 PDE 5(포스포디에스테라아제) 억제제 계열의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해서는 안 된다. 상호작용으로 약물효과가 상승해 심한 저혈압과 혈관 확장으로 위험할 수 있다.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아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공한 병용금기‧연령금기‧임부금기‧용량주의 등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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