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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방광의 감기, ‘방광염’의 약물치료
  • 김신혜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20-08-30 19:06:13
  • 수정 2020-09-02 11: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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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수성 따라 적절한 항생제 선택 … 세포벽 합성 방해해 항균효과 내는 아목시실린·세파클러
방광염치료제인  종근당 ‘종근당세파클러캡슐’(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 바이엘코리아 ‘씨프로바이정’,  HK이노엔 ‘바난정’, 대웅제약 ‘곰실린캡슐’
여름철 잦은 수분 섭취로 화장실을 자주 들락날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런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통증을 동반한다면 방광염을 의심할 수 있다. 방광염은 배뇨 시 요도와 방광 부위 하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자주 소변을 보고 싶거나 참기 어려운 증상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 방광염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156만여명으로 이 중 94.1%가 여성이었다. 여성은 남성보다 요도의 길이가 짧고 항문, 질, 요도 간 거리가 가까워 각종 세균이 쉽게 침입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위생이 좋지 않은 환경에 노출되거나 소변을 자주 참는 경향이 있는 여성은 방광염 같은 방광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급성 방광염은 신체기관에 이상은 없는 상태에서 세균이 침입해 발생한다. 원인균은 80% 이상이 대장균이며 나머지는 포도상구균, 장구균, 협막간균, 변형균 등이 있다.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게 특징이다. 심하면 허리나 아랫배가 아프고 엉덩이 윗부분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혈뇨나 농뇨를 보이기도 한다.

만성 방광염은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간헐적으로 방광의 염증 및 통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세균, 신우신염, 당뇨병, 폐경기 여성호르몬 감소, 알레르기, 불규칙한 식사, 생활습관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된다. 

세균성 만성 방광염은 급성 방광염과 증상이 같지만, 비세균성 방광염은 소변을 자주 봐도 잔뇨감이 남아있고 하복통·골반통·성교통이 동반된다. 

방광염 치료는 원인균의 항생제 감수성에 따라서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항생제는 작용기전, 화학구조, 항균범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작용기전을 기준으로 △세균 세포벽 합성 저해 항생제 △세균 세포막 기능 저해 항생제 △세균 증식 저해 항생제로 구분할 수 있다. 퀴놀론계 항생제, 포스포마이신, 아목시실린,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trimethoprim-sulfamethoxazole, TMP·SMX) 등이 방광염 치료에 사용된다. 
 
퀴놀론계 항생제는 세균의 DNA 합성을 억제해 항균작용을 한다. 대표적으로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 레보플록사신(levofloxacin), 오플록사신(ofloxacin), 노르플록사신(norfloxacin) 등이 사용되고 있다. 힘줄염, 힘줄파열, 중증 근육무력증 악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약물 복용 후 힘줄 부위에서 통증, 부기, 염증의 징후가 보이면 즉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이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해 국내에서는 단순 요로감염에 시프로플록사신 경구제를 1차 약제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바이엘코리아 ‘씨프로바이정’(성분명 시프로플록사신)과 종근당의  ‘박시달정’(성분명 노르플록사신) 등이 대표적이다.

아목시실린(amoxicillin)은 화학구조상 3개의 탄소 원자와 1개의 질소 원자로 이루어진 베타락탐환(β-lactam ring)을 가지는 베타락탐계 항생제 종류 중에서도 페니실린계 항생제에 속한다. 세균의 세포 내 페니실린 결합단백질(penicillin-binding protein)에 결합해 세포벽이 합성되는 단계를 저해함으로써 항균작용을 나타낸다. 보령제약 ‘에이씰린캡슐’(성분명 아목시실린), 대웅제약 ‘곰실린캡슐’, 동화약품 ‘파목신캡슐’ 등이 대표적이다.

흔히 세파계 항생제로 부르는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s)계 항생제는 베타락탐 항생제와 구조적 유사성 및 작용 메커니즘을 공유한다. 세균의 세포벽을 이루는 물질 펩티도글리칸(peptidoglycan)의 합성을 막고 박테리아 세포벽 합성을 억제해 살균효과를 나타낸다. 항균 영역 및 특징에 따라 1~5세대까지 존재한다. 

방광염에는 주로 2세대, 3세대 약물이 사용된다. 세픽심(cefixime), 세프포독심(cefpodoxime), 세파클러(Cefaclor) 등이 대표적이다. 세파계 항생제 복용 시 두드러기, 얼굴 부기 등 과민반응이 나타나면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동아ST ‘동아슈프락스캡슐’(성분명 세픽심), HK이노엔 ‘바난정’(세프포독심), 종근당 ‘종근당세파클러캡슐’(세파클러) 등이 있다.
 
포스포마이신(fosfomycin)은 세포벽 합성을 억제해 항균작용을 나타낸다. 국내에서 이 약에 대한 내성률이 낮아 단순 방광염 치료에 권장된다. 단 포스포마이신은 중증의 신부전 또는 투석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팜비오 ‘모누롤산’ 등이 대표적이며 3g을 1회 복용하면 된다.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TMP·SMX)은 세균 증식에 필요한 엽산의 합성을 억제해 항균효과를 나타낸다. 과거에 표준치료제로 사용됐으나 현재 국내에서 내성률이 35% 이상으로 보고돼 권장되지 않는다. 소변 배양검사 결과에서 원인균의 감수성이 확인되면 사용할 수 있다.

삼일제약 ‘셉트린정’이 있으며 급만성방광염 치료에 1회 2정을 1일 2회 12시간마다 식후 경구 투여한다. 14일 이상 장기 투여 시 유지량으로 1회 1정을 1일 2회 투여하고, 심한 감염증에는 최대 용량으로 1회 3정까지 늘릴 수 있다.

TMP·SMX을 복용하면 엽산 결핍이 나타날 수 있다. 고령, 엽산결핍증, 신장애 환자는 복용시 유의해야 하며 만약 엽산 결핍이 발생하면 엽산을 하루에 5~10mg 보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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