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24개 암종별 암발생자수 및 발생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림프종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비호지킨성림프종(Non-Hodgkin lymphoma) 환자는 2007년 2936명(이하 인구 10만명 6명)에서 2017년 4762명(9.3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호지킨성림프종(Hodgkin lymphoma) 환자는 205명(0.4명), 287명(0.6명)으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7년 국내에서 23만2255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한 가운데 혈액암 중 비호지킨림프종은 4762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2.1%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백혈병 3366명(림프성 822명, 골수성 2300명, 상세불명 244명), 다발성골수종 1629명, 골수형성이상증후군(골수이형성증후군 1145명), 호지킨림프종 287명 순이었다.
림프종은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림프계에 발생하는 종양을 뜻한다. 혈액암 중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이며 혈액암으로 잘 알려진 백혈병보다도 발병률이 높다. 주로 림프절에서 악성 림프구세포가 증식하기 시작해 다른 림프절 및 골수를 포함한 신체 여러 부위로 퍼진다. 뇌·피부·골수와 같은 림프절 외 장소에서 증식이 시작되기도 한다.
반면 백혈병은 백혈구가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진행 양상과 원인에 따라 크게 급성골수성백혈병(AML, Acute Myeloid Leukemia),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만성골수성백혈병(Chronic Myelogenous Leukemia, CML), 만성림프구성백혈병(Chronic Lymphocytic Leukemia) 등 4가지로 나뉜다. 가장 흔한 게 AML, 가장 드문 게 CLL이다.
림프종 중 호지킨 림프종은 주로 림프절에만 침범하고 비호지킨 림프종에 비해 비교적 치료경과가 양호해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로 완치가 잘되는 편이다. 비호지킨 림프종의 경우 수많은 아형이 존재하고 림프절 외에도 혈액·골수·간·피부·위장관계·뇌척수액 등 온몸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아형에 따라 예후가 다르고 치료약제나 조혈모세포이식 선택도 달라지기 때문에 아형까지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 전체의 약 95%가 비호지킨성림프종 환자다. 두 종류가 임상표현 및 진단과정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조직검사 없이 구분은 불가능하다.
비호지킨 림프종은 호지킨 림프종에 비해 치료가 어렵고 예후도 나쁜 편이지만 다른 고형암에 비해서는 항암치료 효과가 좋다. 대략 호지킨 림프종보다 7배가량 더 많이 발생하고 항암·방사선 치료에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호지킨 림프종은 조직검사를 해보면 리드스텐버그세포(Reed-Sternberg cell)을 특징적으로 갖고 있어 비호지킨 림프종과 구별하는 기준이 된다. 호지킨 림프종은 비호지킨보다 완치율이 매우 높다.
비호지킨 림프종은 세포 종류에 따라 B세포 림프종과 T세포 림프종으로 나뉘며 이들 중 약 78%가 B세포 림프종에 해당된다. 병의 진행 속도 및 예후에 따라 공격형 림프종(aggressive lymphoma)과 지연성 림프종(indolent lymphoma)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 림프종 환자의 65%는 B세포 림프종으로 진단을 받는다. 가장 흔한 종류는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iffuse large B cell lymphoma, DLBCL 또는 광범위)이다. 이밖에 변연부림프종(Marginal Zone Lymphoma, MZL), 여포형림프종(follicula lymphoma, FL 또는 여포성)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김성용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림프종은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특별한 예방법 또한 없다”며 “원인 모를 발열·체중 감소·무력감 등과 함께 목·겨드랑이·복부·서혜부(사타구니)에 덩이가 만져진다면 림프종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림프종은 항암치료에 잘 반응하기 때문에 4기라도 완치가 가능하다”며 “림프종으로 진단되더라도 환자가 희망을 갖고 치료를 진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림프종은 전신질환이기 때문에 외과적 수술로 치료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주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수술만 시행하면 대부분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암제를 주사나 약으로 투여하면 전신에 퍼진 림프종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예외적으로 악성도가 낮은 비호지킨 림프종일 경우 국소에만 병변이 존재한다면 경과관찰, 방사선치료, 수술적치료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소치료만으로는 림프종 재발 가능성이 높아 대부분 전신치료법인 항암화학요법이 쓰인다. 보통 한 가지 약제로 완벽하게 치료되지 않아 금방 재발하기 때문에 여러 약물을 조합하는 복합항암화학요법을 쓴다.
비호지킨림프종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이 기본이 되며 예외적으로 악성도가 낮은 비호지킨 림프종의 경우에는 국소에만 병변이 존재하는 경우 경과 관찰, 방사선치료 또는 수술적인 치료를 하기도 한다. 국소 치료만으로는 림프종 재발 가능성이 높아 대부분 전신치료법인 화학요법을 시행하게 된다.
항암제 치료는 여러 약제를 병합한 요법이 주로 이용되며 보통 3~4주 간격으로 같은 치료가 여러 차례 반복된다. 전신을 순환하며 림프종 세포에 타격을 주는데 독한 항암제가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줘 오심, 구토, 탈모, 골수기능저하 등 부작용이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골수기능억제로 인한 감염 증가할 수 있으며 폐렴, 패혈증 등은 심각한 부작용 중 하나다. 장기적으로는 백혈병, 불임, 뼈의 무혈성 괴사 등이 나타날 위험도 있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약제는 빈크리스틴(Vincristine), 프레드니손(Prednisone), 메소트렉세이트(Methotrexate),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Cyclophosphamide), 엘아스파라기나제(L-asparaginase), 독소루비신(Doxorubicin), 에토포시드(Etoposide), 블레오마이신(Bleomycin), 시타라빈(Cytarabine), 클로람부실(chlorambucil), 플레릭사포르(plerixafor), 빈블라스틴(vinblastine), 미톡산트론(mitoxantrone) 등이다.
국내 적응증을 획득한 제품으로는 보령제약 ‘엠티엑스주’(성분명 메토트렉세이트),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유니트렉세이트주’(메소트렉세이트), 한국화이자제약 ‘싸이토사유주’(시타라빈), JW중외제약 ‘중외시타라빈바이알’(시타라빈),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모조빌주’(플레릭사포르), 삼일제약 ‘류케란정’, 이연제약 ‘미트론주’(미톡산트론),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벨바스틴주’(빈블라스틴) 등이 대표적이다.
2015년 11월 국내에서 허가받은 길리어드의 ‘자이델릭정’(성분명 이델라리시브, idelalisib)은 1년 만인 2016년 11월에 길리어드가 품목 자진 삭제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본사 차원의 의약품 개발전략 방침이 변경되면서 국내 허가를 취하했다”고만 설명했다. 이 치료제의 적응증은 △재발한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재발한 여포형 림프종 △재발한 소림프구 림프종 등 3가지였으며 리툭시맙과 병용해 사용 가능했다.
표적치료제는 암세포가 발현하는 특정 신호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효과를 발휘한다.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에 비해 정상세포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 부작용이 적은 게 장점이다. 또 기존 항암제와 병행해 치료하면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상세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므로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리툭시맙(Rituximab), 이브리투모맙(ibritumomab) 등이 쓰인다.
림프종 치료는 리툭시맙이 나오면서 크게 개선됐다. DLBCL에는 R-CHOP(리툭시맙-사이클로포스파미드·하이드록시도노루비신·온코빈·프레드니손, Cyclophosphamide·Hydroxydaunorubicin·Oncovin·Prednisone) 요법이 1차 치료로 선택된다. Oncovin은 빈크리스틴 성분의 릴리서 나온 상품명이다.
한국로슈 ‘맙테라주’(리툭시맙)는 2017년 1월 여포형림프종(FL)과 미만형 대형B세포림프종(DLBCL) 치료제로 국내에 출시됐다. 셀트리온 ‘트룩시마주’(리툭시맙) 등도 현재 판매 중이다.
이들 치료제는 △재발성 또는 화학요법 내성인 여포형 림프종(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IWF분류중 B, C, D형) △이전에 치료받은 적이 없는 여포형 림프종에서 화학요법과 병용투여 △여포형 림프종에서 유도요법 실시 후 유지요법 △CD20 양성의 DLBCL 등에 적응증을 갖는다. 약물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발열, 오한, 부종,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맙테라 피하주사는 고정용량(1400㎎)을 약 5분간 복부에 투여한다. 체표면적(1㎡당 375㎎)에 따라 적정용량이 다르고, 투여시간(administration time)이 2시간 30분 가량 걸리는 정맥주사 제형보다 환자와 의료진의 편의성이 높은 게 장점이다.
맙테라의 피하주사 또는 정맥주사와 CHOP(Cyclophosphamide·Hydroxydaunorubicin·Oncovin·Prednisone)요법 병용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한 ‘MabEase’ 임상에서 맙테라 피하주사군 대 정맥주사군은 1차 평가변수인 유도요법 종료 후 완전관해율(complete response/unconfirmed, CR/CRu)이 50.6% 대 42.4%, 전체반응률(Overall Response Rate, ORR)이 82.2% 대 78%였다.
맙테라 피하주사군이 정맥주사군보다 치료율이 약간 높게 나타났다. 피하주사는 주사부위반응을 제외하고 정맥주사와 안전성 프로파일이 유사했다. 투여시간은 6분 대 2.6~3시간으로 편의성이 개선돼 환자의 90.8%가 피하주사형을 선호했다.
한국먼디파마의 ‘제바린키트주사’(성분명 이브리투모맙)는 △리툭시맙에 효과가 없거나 재발한 CD20+ 여포형B세포비호지킨림프종 △이전에 치료받은 경험이 없는 여포형림프종에서 관해유도 후 공고요법(consolidation)에 쓰도록 허가된 정맥주사제다. 용법은 리툭시맙을 두 번 정맥 투여한 후 90Y(이트리움-90, Yttrium-90)-방사성 표지된 제바린 키트주사를 한 번 투여하는 총 3회로 구성된다.
현재 개발 중인 신약으로는 보령제약의 표적치료제 ‘BR2002’가 있다. 이 신약후보물질은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BR2002는 보령제약이 2016년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기술이전받은 후보물질로 암세포가 성장·증식하는데 기여하는 ‘PI3K(Phosphatidyl-inositide 3 kinase)’와 ‘DNA-PK( DNA-dependent protein kinase)’를 동시에 저해한다.
PI3K는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효소로 세포의 성장, 증식·분화, 이동, 생존 등 여러 기능을 조절한다. DNA-PK는 세포의 DNA 손상을 인지하고 수선을 담당하는 효소다. 암세포가 DNA 손상에도 불구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국 바이오 기업인 앱토즈바이오사이언스(Aptose Bioscience Inc)는 ‘CG-806’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C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CG-806은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앱토즈에 기술수출한 혈액암 치료제 신약후보물질이다.
표적항암제인 CG-806은 혈액암의 주요 표적인 ‘FLT3’과 ‘BTK’를 동시에 저해한다. 항암제 내성을 일으키는 원인인 FLT3의 모든 돌연변이에 효과가 있다. 또 암세포가 증식할 때 활성화하는 인산화효소인 BTK의 기능을 억제한다.
미국 FDA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인사이트(Incyte)의 ‘몬주비’(Monjuvi 타파시타맙)+‘레날리도마이드’(lenalidomide)병용요법
을 재발성 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림프종(DLBCL)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 약은 미국에서 곧 시판될 것으로 보인다.
FDA의 이번 승인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몬주비+레날리도마이드 병용요법을 평가한 모포시스의 임상 2상(L-MIND)결과를 기초로 했다. 임상 결과 완전관해(CR) 37%와 부분반응(PR) 18%를 포함하여 55%의 객관적반응률(ORR)을 나타내 1차 평가변수를 충족시켰다. 반응기간 중앙값(mDoR)은 21.7개월로 2차 평가변수를 충족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