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복날하면 삼계탕’이라는 여름철 보양식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같은 닭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치킨이 삼계탕 자리를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치킨이 삼계탕을 대체할 만큼 보양 효과가 있는지 강만호 자생한방병원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한국에 치킨이 들어온 것은 한국전쟁을 거치고 외국과 교류가 활발해진 가운데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이들이 1970년대 초 미국 남동부식 치킨을 들여와 팔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알려져 있다. 치킨은 이후 국내 시장에 맞게 개량돼 대표적 서민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복날에 삼계탕 대신 간단하게 치킨을 먹겠다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도 복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치킨 브랜드에 따르면 올해 초복·중복 기간에 전년 대비 매출이 각각 25%, 50%씩 큰 폭으로 올랐다고 한다.
한의학적으로 치킨은 따뜻한 성질을 띤 닭고기의 특성상 신체의 기를 보하고, 여름철 소진된 기력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치킨은 고온의 기름에 튀긴 음식으로, 한방에서는 체내에 보다 높은 열을 축적시킨다고 본다. 이는 곧 폐와 기관지를 건조하게 만들어 풍열(風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풍열이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서 신체에 열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몸에 풍열이 발생하면 간이나 폐, 눈 등 많은 신체기관에 영향을 줘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풍열이 몸에 쌓이면 오한과 동시에 기침과 갈증이 나고 누런 설태가 끼며 호흡기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
영양학적으로 치킨은 열량이 높고 단백질, 탄수화물 등 여러 영양소가 풍부해 영양보충이 가능한 간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무기질과 비타민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고열량에 콜레스테롤이 높아 건강식의 개념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 치킨은 고지방 음식으로 간 수치를 정상 범위보다 상승시킨다. 근본적으로 몸의 피로도를 조절하는 간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반적인 일상을 유지하기 어렵다. 치킨은 여름철 건강관리를 위한 보양식으로 적절치 않으며, 기호에 따라 적당히 즐기는 게 알맞다는 결론이다.
치킨과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 대파가 추천된다. 치킨에 부족한 비타민을 채워줄 수 있어 ‘파닭’처럼 함께 먹으면 좋다. 또는 브로콜리와 토마토 등 비타민C,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채소류를 샐러드로 곁들여 먹길 추천한다.
강만호 원장은 “치킨은 나트륨, 지방 등의 함유량이 높아 보양식으로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며 “건강을 위해서는 샐러드와 곁들여 먹거나 이른바 ‘치밥’처럼 반찬 가운데 하나로 즐길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