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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길리어드, 렘데시비르 ‘흡입제’ 형태로 1상 착수 FDA 승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6-23 01:17:52
  • 수정 2020-06-23 02: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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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원 안하는 경증·중등도 환자 가정치료용 겨냥 … 다양한 임상으로 ‘유리한 약가 책정’ 노린다는 시각도
세계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인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remdesivir) 주사제
중증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입원 환자를 위한 정맥주사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제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흡입형 제제로 초기 임상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 다니엘 오데이(Daniel O’Day) CEO는 22일(현지시각) 투자자 레터에서 FDA로부터 흡입제 1상 임상을 허가받아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질병 초기에 병원 이외의 장소에서 이 약을 네뷸라이저(nebulizer)로 흡입하면 증상이 심각해지고 치료가 어려워지기 전에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취지 애라 이같은 임상시험을 계획했다. 

지금까지 렘데시비르는 입원한 COVID-19 환자에게 효과적이라고 입증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주관한 1상 임상(ACTT-1)에서 입원기간의 중앙값을 15일에서 11일로 4일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입증됐다. 그러나 기계적 호흡을 하지 않는 초기 환자에게 렘데시비르가 유용하다는 게 길리어드 측의 판단이고 이에 초기 단계의 환자에게 임상시험을 추가로 진행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데이는 경증이나 중등도 환자에서는 중증 환자처럼 큰 도움이 되지 못해 효용성이 감소했다는 것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최근 발표한 ‘Simple’ 3상 임상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의 표준치료만를 받은 환자에 비해 65% 정도 임상적 증상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융투자기관 에버스코어ISI(Evercore ISI)의 애널리스트 우머 라파트(Umer Raffat)는 ACTT-1 판독은 증상이 시작된 후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은 환자가 더 좋은 결과를 나타내는지에 대한 자료가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7일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코로나19를 앓는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2/3상(CARAVAN)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길리어드는 또 렘데시비르와 릴리의 JAK 억제제이자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올루미언트’(Olumiant, 성분명 바리시티닙 Baricitinib)와 병용하는 요법의 2상 임상(ACTT-2)을 NIH 주관으로 진행 중이다.

또다른 임상은 스위스 로슈의 IL-6 억제제이자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악템라주’(Actemra) 성분명 토실리주맙, tocilizumab)와 렘데시비르를 병용하는 요법에 관한 것으로 수 개월에 판독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렘데비시르의 석연찮은 긴급사용승인 근거 자료 때문에 실제 임상 효과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가운데 길리어드는 어떻게 해서든지 적응증을 넓히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제약업계의 많은 관계자들은 렘데시비르는 임상적 효과로 볼 때 ‘은색 총알’(silver bullet)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달 말로 예정된 기증 물량이 동나면 어떻게 높은 가격을 책정받을까하는 데 관심이 쏠려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오데이는 다시 한번 길리어드 가격 정책에 대해 함구했다. 다만 전세계에 충분히 약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을 보장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미국의 의약품가격 감시기구인 임상경제연구소(Institute for Clinical and Economic Review, ICER)은 렘데시비르의 1인당 약값이 비용효과적인 측면에서 볼 때 4460달러를 넘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월가의 애널리스트들도 합당한 가격대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길리어드는 당초 예상한 100만명분보다 늘어난 200만명분의 렘데시비를 연내에 생산하기 위해 설비를 개선 중이다. 또 9개의 제네릭 생산업체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한국의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렘데시비르 투여를 지난 21일 공식 권고했다. 그동안의 축적된 임상 연구에 따라 산소치료가 필요한 환자에 렘데시비르 치료를 권고하기로 임상위는 합의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극찬했던 말라리아치료제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더 이상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FDA는 지난 15일 코로나19 환자에게 잠재적인 혜택보다 더 큰 위험(부정맥 유발 등)을 가하고 있다며 두 약의 긴급사용승인을 취소했다. 

임상위는 또 지난 3월 국내 코로나19 상황 초기 중증 환자에 쓰였던 애브비의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는 효과가 없거나 미약할 것으로 추정되므로 투여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했다.

지난 16일 코로나19로 인한 면역과잉반응에 효과가 있다고 보도된 스테로이드 제제 ‘덱사메타손’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주도한 ‘리커버리’(RECOVERY) 연구에서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28일 만에 17%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임상위는 “연구 결과가 논문으로 출간돼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덱사메타손 투여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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