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는 자사의 새로운 속효성 인슐린 제제 ‘룸제브’(Lyumjev 성분명 인슐린 리스프로-aabc, insulin lispro-aabc) 주사제의 100단위/mL 및 200단위/mL)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았다고 15일 발표했다. 룸제브는 릴리의 ‘휴마로그카트리지주’(Humalog, 인슐린 리스프로, insulin lispro)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룸제브는 성인 1형 및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이 빠르게 혈류를 통해 흡수되도록 해 당화혈색소(HbA1C)를 신속하게 낮춘다. 식후 인슐린의 하나로 건강한 성인에서 분비되는 천연 인슐린이 식후에 분비되는 방식과 유사하게 식후 상승된 혈당 수치를 조절한다.
휴마로그는 모든 성인과 2형 당뇨병에 걸린 어린이나 3세 이하의 1형 당뇨병 소아에게 쓸 수 있는 반면 룸제브는 성인만 쓰도록 적응증이 제한돼 있다. 더 빠르게 식후 혈당을 낮춰주는 게 룸제브의 특장점으로 구체적인 lispro-aabc 기술의 내용은 아직 보도된 바 없다.
insulin lispro는 비병원성 대장균을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개조한 대장균을 통해 만든다. 인슐린은 A체인과 B체인이 황 가교결합(-S-S-)으로 연결돼 있으며 B체인의 28번 아미노산이 천연 인간 인슐린과 비교해 프롤린에서 라이신으로, 29번 아미노산이 라이신에서 프롤린으로 바뀌어져 있다. 이는 인슐린이 이량체나 육량체로 뭉쳐 엉키면 혈당강하 효과가 나지 않거나 신속하게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부이스크릭(Buies Creek) 소재 캠벨대(Campbell University) 정골(整骨)의학과의 마크 워렌(Mark Warren) 조교수는 “혈당측정기 발전에 힘입어 내가 치료하는 당뇨병 환자들이 식후 자연적으로 수반되는 혈당 수치의 급증을 좀 더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됐다”며 “신속하게 작용하는 룸제브가 당화혈색소 수치를 관리하고 식후 혈당 수치의 급상승을 낮추려는 환자들에게 의미있는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룸제브’는 ‘PRONTO-TID 시험’과 ‘PRONTO-T2D 시험’ 등 2건의 3상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이번에 허가를 취득했다. 이들 시험은 각각 성인 1형 및 2형 당뇨병 환자를 무작위로 분류해 룸제브 또는 ‘휴마로그’(100단위/mL)를 투여하면서 치료목표(treat-to-target) 도달 여부를 비교 평가했다.
두 시험에서 룸제브 투여군은 26주차에 휴마로그 투여군(대조군)과 비교해 착수 시점에 비해 당화혈색소 수치의 감소 효능 측면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또 룸제브 투여군은 식후 1시간 및 2시간 경과 시점에서 혈당 수치 급상승 감소 효과가 대조군 대비 우위를 보였다. 두 그룹의 안전성 및 내약성은 비슷했다.
의약품 설명서에 따르면 돌발성 저혈당 증상이 나타났거나, 인슐린 리스프로 또는 부형제에 과민성을 보이는 환자는 룸제를 투여해선 안 된다. 중증 저혈당증은 모든 인슐린 제제에서 나타나는 가장 빈도 높은 부작용으로 주의해야 한다.
릴리의 레너드 글래스(Leonard Glass) 의료사업부 부사장은 “오랜 신제형 인슐린 개발 유산을 바탕으로 식후 혈당 수치의 조절을 돕는 새롭고 중요한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는 룸제브가 승인된 것이 자랑스럽다”며 “식후 혈당 수치를 목표한 수준 이내로 유지하는 것은 환자에게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였다”고 말했다.
룸제브는 ‘릴리 인슐린 밸류 프로그램’(Lilly Insulin Value Program)에 포함될 예정이어서 미국 내 약국에 공급이 시작되면 민간 의료보험 가입자 뿐 아니라 보험 미가입자라고 하더라도 동등하게 월 35달러의 비용으로 처방·구입할 수 있다고 릴리 측은 밝혔다. 릴리는 조속한 공급을 위해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