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상 1120명 대상 결과, 3상에서나 중화항체 정밀 평가할듯 … 3상 및 연간 1억도스 생산 준비
중국 최대 제약그룹인 국영 시노팜(중국의약그룹총공사, China National Pharmaceutical Group corporation, Sinopharm)이 개발 중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전원 항체가 생성되는 등 긍정적인 초기 임상결과를 보고했다. 하지만 항체생성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아 이후 임상3상을 통해 약효를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시노팜은 지난 16일 자회사인 중국생물기술유한공사(China National Biotec Group, CNBG)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불활성화백신이 임상 1/2상에서 강력한 중화항체 반응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불활성화 백신은 바이러스를 열이나 약물로 비활성화시켜 독성을 없앤 후 체내에 접종하는 백신이다. 살아있는 백신을 약화시켜 사용하는 생백신에 비해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여러 번 접종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임상시험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으로 설계돼 18~59세 사이 건강한 성인 11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초기 임상은 우선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면역원성 그리고 항체 수준을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14·21·28일 간격으로 저용량, 중간용량, 고용량의 백신 또는 위약을 주사맞았다. CNGB에 따르면 임상결과 접종 14일 및 21일째에 피험자의 97.6%에서, 28일째에 피험자의 100%에서 항체가 생성됐다.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 그러나 CNGB측은 항체 역가가 ‘높다’고만 표현해 구체적인 수준이나 중화항체 비율은 밝히지 않았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와 결합해 감염력을 중화시키는 항체로 백신의 효능 평가엔 중화항체 생성 여부가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 5월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Moderna)가 공개했던 코로나19 백신 mRNA-1273의 임상시험 결과에서도 피험자 전원에서 항체가 생성됐으나 중화항체 생성 비율이 기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약효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CNBG는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임 상3상 시험을 위해 여러 외국 기업 및 단체와 협력해 해외에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3상에서 중화항체가 얼마나 생성됐는지 안전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없는지 평가할 전망이다.
이 백신 후보는 CNGB 산하 우한생물제품연구소에서 개발했으며 지난 4월 12일 처음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CNGB는 이 외에도 다른 산하기관인 베이징생물제품연구소에서 개발 중이 코로나19 백신 후보를 갖고 있다. 베이징연구소에서 개발한 백신 후보는 지난 4월 말부터 임상시험에 들어갔으며 최근 동물실험에서 뛰어난 항체 생성 효과가 확인돼 해외 의학전문지 ‘셀(Cell)’에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지난 12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CNGB의 백신 2종은 해외로 파견될 국영기업 직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임상시험 참가자 외에 약물을 투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백신 접종으로 해외 파견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면서 백신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CNBG는 연간 1억~1억2000만도스의 백신 생산 능력을 보유 중이며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노팜(CNBG) 외에도 중국 업체들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최근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백신 개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중국 바이오기업 시노백(Sinovac Biotech)은 지난 14일 건강한 지원자 600명을 대상으로 한 1/2상 임상 중 2상 결과 환자의 90%이상에서 투여 2주 만에 중화항체가 생성됐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3상 임상계획을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며 브라질에서 3상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 11일 브라질 바이오의약품 제약사인 인스티튜토부탄탄(Instituto Butantan)과 계약을 체결했다.
또다른 중국 바이오기업 칸시노(CanSino Biologics)는 임상시험에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한 유전자 재조합 백신으로 중화항체 및 면역세포인 T세포 반응을 유도한 것이 확인됐다. 지난달 22일 저명한 의학학술지 ‘란셋(Lancet)’에 “지난 3월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인 Ad5-nCoV를 100지난 18~60세 건강한 사람 108명을 대상으로 각각 36명씩 저용량, 중간용량, 고용량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접종한 결과 28일 뒤 절반에서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특히 고용량 투여군은 4분의 3에서 항체가 형성됐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중화하는 능력은 보이지 않았다. 투여 후 28일째에 항체값이 피크를 보였고, 특정 T세포의 항체반응은 투여 후 14일째에 정점에 달했다. 중등도 정도의 효과를 냈고 저용량과 중간용량 투여자는 절반 정도에서 중화항체가 나타났다.
중국에서 진행 중인 4가지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 가운데 칸시노만이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를 감염력을 없앤 아데노바이러스의 유전자에 끼워 넣은 유전자재조합 백신이고, 나머지 세 업체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비활성화시켜 인체에 주입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