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연구팀, 난임 판정 전 난자동결 유도 … 16억 달러 규모 액체 생체검사 시장의 핵심원천기술로 성장 기대
가천대 길병원이 난포의 이른 고갈로 난임의 원인이 되는 조기난소부전을 조기 진단하는 바이오 마커를 개발한다.
전승주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조기난소부전 환자들의 혈액 및 소변에서 ‘엑소좀(exosome:세포에서 분비되는 30~150nm의 세포 소포체)을 분리, 분석해 조기난소부전의 발병 기전을 확인하고 조기진단이 가능한 마커 개발에 착수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조기난소부전환자의 혈액 및 소변에서 특이 엑소좀을 획득 뒤 특이한 발현인자(RNA, 단백질 등)를 분리하는 작업부터 진행되며, 이를 통해 발현인자를 규명해 바이오마커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조기난소부전은 40세 이전에 6개월 이상 월경이 없으면서 1개월 이상 간격으로 2회 측정한 혈중 난포자극호르몬이 40mIU/mL 이상으로 확인된 경우에 진단된다. 환자는 40세 이전의, 가족계획이 끝나지 않은 젊은 층이 대부분이다. 조기난소부전으로 진단이 되면 이미 난소의 기능은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상태이므로, 진단이 늦으면 난소는 과자극에도 반응이 미미해 난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항암 및 방사선치료, 난소낭종제거술, 조기난소부전의 가족력 등 특별한 과거력이 있지 않는 한, 조기난소부전 발병의 가능성을 예측하기는 매우 힘들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난임으로 병원에 내원한 환자 수는 20만8703명이며, 이는 2006년 14만 8892명에서 연 평균 3.1 %씩 증가하고 있다. 난임 환자가 늘어나면서 조기난소부전의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조기난소부전으로 진단되기 전에 난자동결 혹은 임신 시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재 조기난소부전을 초기에 감별할 수 있는 뚜렷한 마커가 없어 조기 진단이 매우 힘들다.
전승주 교수는 “조기난소부전의 특이적 인자는 초기에 진단과 치료를 가능하게 해 환자들의 가임력 상실에 따른 난임의 발생률 및 의료비용 증가를 절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조기진단을 통해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마커는 2015년 기준, 세계시장 규모 16억 달러로 매년 22% 이상 성장해 2020년 4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액체 생체검사 시장의 신개념 핵심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 교수는 올해 조기난소부전의 엑소좀 분리와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내년에는 엑소좀에서의 특이적 인자 발굴, 그리고 2022년에는 진단마커 활용 및 유발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술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과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기초과학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 공모한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진연구자지원사업 신규과제’로 선정됐다. ‘엑소좀 분석을 기반으로 조기난소부전의 병인 규명 및 진단 마커 발굴 연구’라는 제목으로 3년간 3억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