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영양막종양 환자 15명 중 8명에서 재발 29개월간 막아 … MSD ‘키트루다’에 밀리다 방광암·여성암서 승기 잡아
화이자와 독일 머크의 ‘바벤시오주’(Bavencio, 성분명 아벨루맙 avelumab)가 방광암 이외에도 희귀 여성암에서도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0)의 가상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소규모 임상 2상 연구에서 PD-L1(Programmed Death Ligand-1) 면역관문 억제제(checkpoint inhibitor)인 바벤시오는 단일 요법으로 치료할 수 없었던 임신영양막종양(gestational trophoblastic tumor, GTT, Gestational trophoblastic disease, GTD) 환자 15명 중 8명의 재발을 29개월 동안 막았다. 임신영양막종양은 임신했을 때 태아의 영양 섭취 등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영양막이 이상 증식해 발생하는 매우 드문 종양이다.
프랑스 리용시민병원 암연구소(Institut de Cancerologie des Hospices Civils de Lyon, IC-HCL)의 베노이트 유(Benoit You)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매우 유망하며 바벤시오는 기존 화학 병용요법의 심각한 독성으로 내성을 가진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PD-L1 억제제는 암세포의 PD-L1 단백질에 특화된 완전 인간 항체로 암세포의 PD-L1을 차단한다. 암세포는 PD-L1을 T면역세포의 PD-1에 결합시켜 T세포의 암세포 식별 기능을 회피하려 한다. PD-L1/PD-1 억제제 분야에는 미국 머크(MSD),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 Myers Squibb, BMS), 로슈(Roche)가 이미 진입한 상태다.
뒤늦게 진입한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임핀지주’(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 durvalumab)는 폐암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두경부암 및 위암 적응증에 대한 연이은 실패로 영업이 지지부진했다
그 와중에 MSD의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는 바벤시오의 메르켈세포암종(Merkel cell carcinoma) 아성을 무너뜨렸다. 바벤시오는 2017년 희귀 피부암인 메르켈세포암종(Merkel cell carcinoma)을 적응증으로 FDA 승인을 얻어 경쟁자가 없는 틈새시장에서 활약하기도 했으나 MSD의 키트루다가 2018년 12월 관련 적응증을 획득함으로써 경마전으로 판도가 바뀌었다. 이전에도 MSD의 키트루다는 바벤시오와 신장암 치료제로 격돌했다.
그러나 바벤시오는 여성암과 방광암에서의 효능 덕분에 새로운 틈새시장을 형성할 수 있게 됐다. 바벤시오는 유도화학 요법 후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방광암(요로상피세포암) 환자에 대한 임상 3상 연구에서 환자의 수명을 21.4개월 연장시켜 대조군인 14.3개월에 비해 7.1개월의 경쟁력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