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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최초의 비호르몬성 젤 피임제 ‘펙시’ 승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5-26 18:03:25
  • 수정 2020-05-27 15: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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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내 산도 조절, 27년만에 나온 혁신적 피임 … 9월 초 출시 … 첫 사용엔 본인부담 면제
비 호르몬 피임제로서 1993년 여성용 콘돔 이래 27년 만에 등장한 에보펨바이오사이언스의 질 내 주입 젤(gel) 제형 피임제 ‘펙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소재한 에보펨바이오사이언스(Evofem Biosciences)의 질 내 젤(gel) 제형의 피임제 ‘펙시’(Phexxi, 성분명 젖산·구연산·주석산칼륨 lactic acid 1.8%, citric acid 1%, potassium bitartrate 0.4%)가 지난 2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펙시는 가임기 여성을 위한 젤 제형의 새로운 피임제로 질내 환경을 정자가 견딜 수 없는 수소이온농도(pH)를 3.5~4.5 범위로 유지하도록 설계한 최초의 비 호르몬성 질내 pH 조절 피임제다. 매번 성교 1시간 이전에는 발라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너무 늦게 도포하거나 사후에 바르면 효과가 없거나 떨어진다. 

14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2상 임상시험 결과 제대로 사용법을 지킬 경우 피임성공률은 98.7%였고 성교 시간과 횟수를 감안한 통계처리 결과 전체 시험기간 동안 피임성공률은 86.3%(7회 성교 기준 통계치)였다. 이는 필요시 즉시 사용가능한 피임 수단인 살정제를 제대로 사용했을 때의 82%, 남성 콘돔의 80~85%보다 조금 나은 것이다. 하지만 계획임신에 따른 질외사정의 72%와 비교해도 우월한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 피임에 사용하는 자궁내 삽입장치(IUD, 루프 등)이나 피하삽입 임플란트(implants)의 99%에는 크게 못미쳤다. 펙시는 실제로 임상 참여자 1183명 중 101명(8.54%)이 임신됐다. 

임상은 오픈 라벨, 실험약 단일군 투여로 진행됐다. 참여 여성의 연령 중앙값은 27.8세였으며 임상 참여자의 시험기간 중 총 성교 횟수는 3만4000번이었다. 5g의 자가 도포형 시린지를 이용해 성교 최소 1시간 전에 펙시를 질내에 주입했다. 이를 통해 1인당 총 7회 성교(초과시 평가서 제외) 후 누적 임신율을 1차 평가지표로 삼았다. 

임상 참여 환자의 10% 이상이 질과 외음부의 열감, 소양증을 호소했다. 이밖에 2% 이상 빈도의 흔한 부작용으로는 진균감염(mycotic infection), 요로감염증(urinary tract infection, UTI), 질내 불편감 및 통증, 세균질증(bacterial vaginosis), 배뇨곤란(dysuria), 질분비물(vaginal discharge), 생식기 불편감(genital discomfort), 배뇨통 등이 보고됐다. 따라서 요로기형이나 재발성 요로감염증을 가진 여성은 이 약의 사용을 삼가야 한다.

미국 신시내티대학(the University of Cincinnati College) 의대 산부인과 과장인 마이클 A. 토마스 교수(Michael A. Thomas)는 “지난 20년 동안 피임제의 진전은 제한적이어서 많은 환자들이 수많은 피임법을 시도해왔지만 자신들의 요구에 맞는 것을 찾지 못했다”며 “펙시는 호르몬을 이용하지 않고도 임신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비호르몬 피임법으로는 1993년 FDA가 승인한 여성용 콘돔 이래 나온 게 없었다. 

에보펨의 CEO인 손드라 펠레티(Saundra Pelletier)는 “펙시는 여성들이 필요할 때만 사용할 수 있는 비호르몬 피임법으로 혁신적”이라며 “변화할 준비가 된 여성들에게 이러한 혁신을 제공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성들이 콘돔 사용을 원치 않을 때 유용하며, 정액을 통한 성병 감염 방어에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게 에보펨 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밸런타인데이 등을 앞두고 적극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에보펨은 오는 9월 초 ‘펙시 안내체험(Phexxi Concierge Experience)’과 함께 펙시를 출시할 예정이다. ‘펙시 안내체험’은 의사와 환자 간 원격 의료지원 시스템으로 여성들은 온라인으로 손쉽게 처방전을 확보해 인근 약국에서 펙시를 구입할 수 있다. 여기에는 보험적용 범위 또는 본인부담 비용을 환자가 결정하고, 상담 지원 및 리필 알람 등의 서비스가 포함된다. 

에보펨은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 ACA)의 FDA의 출생 통제관리규정(Birth Control Guide)에 따라 FDA가 식별한 그룹의 여성들에게는 한 번의 치료에 한 해 본인 부담 비용 없이 펙시를 제공한다. 또 공공의료보험이나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여성이나 비호르몬 피임법을 찾는 모든 여성이 펙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펙시의 비보험 가격은 12개들이 한 팩당 250~270달러로 책정됐다. 

FDA 전 이사이자 에보펨의 이사회 멤버인 리사 래릭(Lisa Rarick)은 “FDA에서 15년 동안 일하면서 많은 성 관련 제품의 검토 및 승인에 참여한 경험에 비춰볼 때 펙시는 기존 피임제로 충족되지 않았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의약품”이라며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고 여성이 재량껏 통제하고, 여성을 보호할 수 있는 펙시의 강점은 제가 이 팀의 일원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한다”고 말했다.

투자기관 오펜하이머(Oppenheimer)의 애널리스트 리랜드 거셀은 “2024년이면 펙시의 매출이 4억40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에보펨 주식 매수를 추천했다. 펙시는 현재 여성의 클라미디아 및 임질 예방으로 적응증을 획득하기 위해 2b상 임상시험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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