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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코로나19’ 백신 개발 위해 美 정부서 12억달러 지원받아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5-22 23:17:31
  • 수정 2020-05-23 02: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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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정부에 1억도스, 미국엔 3억도스 초도물량 공급키로 … 올 9월 시제품 생산, 내년 10억도스 생산 목표
2021년말을 목표로 공사 중인 영국 캠브리지 소재 아스트라제네카 글로벌 본사 겸 연구개발센터(조감도, 출처 아스트라제네카)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모더나테라퓨틱스(Moderna Therapeutics)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mRNA-1273’ 백신 후보물질의 우수한 효과를 홍보해 선풍을 몰아온 지 얼마 안 돼 이번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의 모더나에 쏠린 관심을 빼앗아왔다. 

AZ는 21일 미국 보건부(HHS) 산하 질병예방대응본부(ASPR) 직속 생물의학첨단연구개발국(BARDA)으로부터 백신의 연구개발과 생산에 12억달러를 지원받는다고 공표했다. 미국 정부는 AZ의 백신이 개발 속도가 빠르고 유효성이 높을 것을 판단하고 초도물량 3억도스를 확보하기 위해 이같은 베팅을 했다.

앞서 지난 17일 AZ는 영국 정부에 1억도스를 공급키로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영국과 미국을 합쳐 최소 4억도스의 물량을 생산해야 할 책임을 지게 됐다. AZ는 계획이 순항하면 내년에 총 10억 도스분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9월에는 첫 번째 생산분(100만도스)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을 내다보고 있다. 

AZ는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Jenner Institute)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AZD1222’이 세계 각국에 공평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각국 정부와 국제기관과 긴밀히 협력 중이다. 제너연구소는 지난달 23일 두 명이 시험용 백신을 접종받았는 것을 시작으로 1/2상에 들어갔다. 18~55세의 건강한 1000명의 영국인을 대상으로 시험한 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몇 개 국가로 확대해 최종적으로 5000명까지 시험 대상을 늘릴 예정이다. 개발시간 단축을 위해 임상시험과 생산을 동시에 진행한다. 

미국 BARDA는 12억달러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3상에서 3만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유·소아 대상 임상도 추가할 것을 AZ에 요구했다. 

제너연구소가 만든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관련 DNA 염기서열을 복제능력이 없는 아데노바이러스(운반체·벡터)에 심어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산토록 유도함으로써 코로나 외형을 띠게 해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복제 불능 벡터를 이용한 유전자 재조합 백신의 하나다. 그 핵심물질인 ChAdOx1 nCoV-19는 이 연구소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백신용으로 만든 ChAdOx1 MERS와 비슷하다. 

전임상시험에서 6마리의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투여한 결과 모두 건강했다. 물론 사람 대상 임상에서는 결과가 완연 달라질 수도 있지만 이 원숭이는 사람과 유전자가 가장 유사해 초기 동물임상에서 많이 쓰이므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밖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달 16일 ‘칼퀜스’(Calquence, 성분명 아칼라브루티닙 Acalabrutinib)’가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면역과잉 감소에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CALAVI’ 및 ‘ACCORD’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칼퀜스는 BTK 억제제로 혈액암 치료에 쓰이고 있다. 또 23일엔 SGLT-2(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 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인 ‘포시가정’ (Farxiga, 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dapagliflozin)이 코로나19로 인해 심혈관계질환·대사질환·신장질환을 동반한 환자들이 증상이 진행되거나, 합병증에 걸리거나, 사망에 이르는 위험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DARE-19’ 임상시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의 백신생산혁신센터(Vaccines Manufacturing and Innovation Centre, VMIC)는 영국 정부로부터 1억3100만파운드(1980억원)를 코로나19백신 개발을 위해 지원받기로 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VMIC는 에볼라 창궐 위기(2013~2016년) 당시 백신 연구자들이 제조 공정과 최종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중앙집중적 시설이 미비해 실패로 이어진 게 명백하다는 판단 아래 세워졌다.  

2018년 영국 옥스퍼드대,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 등이 센터의 필요성을 제안해 영국 정부가 6500만파운드를 들여 출범시켰다. 한창 센터가 역동적으로 나설 때 코로나19 팬데믹이 몰아닥쳤다. 이번에 신규 투자된 1억3100파운드에 힘입어 예정보다 1년 빠른 내년 여름까지 시설 확충에 나선다. 그동안에는 가상 VMIC를 운영해 생산장비의 구매를 진행한다. 연내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인재 충원 및 공간 확보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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