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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 ‘티쎈트릭’ 비소세포폐암 1차 단독치료제 승인 … MSD ‘키트루다’ 아성 깰까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5-20 20:34:26
  • 수정 2022-11-02 17: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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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MS 옵디보·여보이 병용도 동일 적응증 획득, 3자 대결 구도 … 사노피·리제네론 ‘리브타요’도 3상 결과 좋아 라이벌 가세
비소세포폐암시장을 놓고 격돌이 예상되는 로슈 PD-L1 억제제 ‘티쎈트릭’(왼쪽부터), 미국 MSD의 PD-1 억제제 ‘키트루다’ , BMS의 PD-1 억제제 ‘옵디보’
로슈는 계열사인 제넨테크의 PD-L1 억제 항암제 ‘티쎈트릭주’(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 atezolizumab)가 일부 비소세포폐암에서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고 1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에 따라 티쎈트릭은 50% 이상의 높은 PD-L1 수치를 보이거나 또는 종양 면적의 10% 이상에 암이 침윤되면서,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또는 역형성 림프종 수용체 티로신 인산화효소(anaplastic lymphoma kinase, ALK) 변이를 보이지 않는 성인 전이성 비소세포 폐암 환자들을 위한 1차 치료제로 사용이 가능하게 됐다. 이번 적응증 추가는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데 따라 조기 승인이 이뤄졌다. 

이번 적응증 추가 승인은 총 57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 ‘IMpower110 시험’의 중간분석 자료를 근거로 이뤄졌다. PD-L1 수치가 높게 발현된 환자를 대상으로 티쎈트릭을 단독 투여한 결과 총생존기간이 20.2개월로 나타나 기존 항암화학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대조군의 13.1개월 대비 7.1개월 연장된 것으로 입증됐다. 안전성도 기존에 알려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새로운 이슈는 없었다. 

3~4급 약물치료 관련 부작용이 티쎈트릭 투여군에서 12.9% 보고됐고, 항암화학요법제 대조군에서는 44.1%로 파악됐다. 티쎈트릭은 2주, 3주, 4주 등 3가지로 투여 간격을 조절할 수 있는 유일한 단일요법제 항암 면역치료제다. 

로슈의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최고의학책임자(CMO) 겸 글로벌 제품개발 대표는 “일부 폐암 환자들에게 항암화학요법제를 쓰지 않는(chemotherapy-free) 치료 옵션을 제공해 생존기간의 연장을 돕고, 월 1회 투여를 포함해 투여 간격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티쎈트릭 가세로 이 적응증을 유일하게 승인받아 2016년 10월 이후 PD-1/PD-L1 억제제 단일요법제로선 ‘무주공산’으로 부를 축적해온 미국 MSD의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의 시장점유율이 어느 정도 삭감될 전망이다.  

비소세포폐암치료는 현재도 항암화학요법제가 표준이지만 점차 키트루다 단일요법 또는 병용요법으로 대체돼가는 추세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가 PD-L1 수치가 낮은 환자군에서는 티쎈트릭에 비해 밀릴 여지가 있다는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SVB리링크(SVB Leerink)의 다이나 그레이보슈(Daina Graybosch) 애널리스트는 “키트루다의 시장 선도와 고객 충성도는 강력한 것”이라며 “티쎈트릭이 시장점유율이나 위상에서 키트루다에 흠집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난해 9월에 점쳤다. 그러면서 티쎈트릭이 PD-1/PD-L1 억제제 시장에서 15%선 이하의 시장점유율 확보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쎈트릭이 1차 치료제에 진입한 것은 MSD로 기울어진 시장에 가시 같은 존재가 될 것이며, 로슈로서는 1차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를 새로 하나 얻었고 ALK 표적치료제인 ‘알레센자’(성분명 알렉티닙, alectinib)와 함께 병용요법으로 활용할 옵션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5일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와 ‘여보이주’(Yervoy 성분명 이필리무맙 Ipilimumab) 병용요법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FDA 승인을 얻었다. FDA가 승인한 최초이자 유일한 이중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다. 이에 따라 티쎈트릭, 키트루다, 옵디보 간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옵디보는 PD-1 억제제이고 여보이는 CTLA-4 억제제다. PD-1 차단제는 암세포가 T세포 표면의 PD-1 단백질에 달라붙지 못하도록 PD-1을 선점(차단)함으로써 T-세포의 암세포 사멸 능력을 증강시킨다. CTLA-4 억제제는 T세포 표면의 세포독성 T림프구 연관 단백 4(cytotoxic T-lymphocyte-associated protein 4, CTLA-4)에 결합해 면역조절(억제)을 차단함으로써 면역체계를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죽이는 작용을 한다.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면 항암제 내성을 줄이고 장기간 면역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FDA는 PD-L1 발현율 1% 이상의 비소세포폐암에서 이 병용요법을 허가했다. CheckMate-227 임상시험에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17.1개월로 화학요법군이 14.9개월과 차이를 보였다. 치료 후 1년 시점에서 병용군의 63%가 생존한 반면 화학요법군은 56%로 낮았다. 2년차에 생존한 환자 비율은 각각 40%, 33%로 집계됐다. 3년차 생존율은 각각 33%, 22%였다. 총 43.1개월(중앙값)간 진행된 추적관찰 결과 옵디보와 여보이 병용요법은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 기준인 PD-L1 1% 이상인 환자에서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전체생존기간(OS)을 개선해 사망위험을 21% 줄이며 유효성을 입증했다. 

미국에서 티쎈트릭은 단독요법제 또는 표적치료제 및 항암화학요법제와의 병용요법제로서 비소세포폐암 관련 적응증을 4가지나 획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티쎈트릭과 ‘아브락산’(냅-파클리탁셀)’ 및 ‘카보플라틴’ 병용요법이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됐다. IMpower130 임상에서 티쎈트릭 기반 병용요법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18.6개월, 단독 화학요법군은 13.9개월이었다.
 
티쎈트릭은 또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PD-L1과 상관없이 아바스틴(베바시주맙) 및 항암화학요법제(파클리탁셀, 카보플라틴)와 병용이 허가돼 있다. IMpower150 임상에서 이들 병용요법은 19.8개월의 전체 생존기간을 기록해 대조군(아바스틴+항암화학요법) 대비 4.9개월 연장된 유의한 OS 개선을 보였다. 

사노피와 리제네론의 PD-1 억제제인 ‘리브타요주’(Libtayo, 성분명 세미플리맙 cemiplimab) 단일요법은 백금착제 항암제 화학요법 단일요법(대조군)을 비교한 3상 임상에서 리브타요가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리브타요는 종양 바이오마커인 단백질 PD-L1 수치가 50% 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사망 위험이 대조군 대비 32.4%나 낮게 나타났다. 예정보다 조기에 임상을 종료하고 신약승인 절차를 준비 중이다. 경쟁자가 또 하나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티쎈트릭은 성인 확장기 소세포폐암 환자들을 위한 1차 약제로 카보플라틴 및 에토포시드와 병용하는 요법도 승인받았다. IMpower133 결과 3중요법의 OS 중앙값은 12.3개월을 보였으며, 1년생존율은 대조군(카보플라틴+에토포시드)보다 13.5% 높은 51.7%를 기록했다. 

이와 맞대응할 치료제로 지난 3월말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아스트라제네카의  PD-L1억제제 면역항암제 ‘임핀지주’(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 Durvalumab)와 에토포시드+카보플라틴 또는 시스플라틴 3중요법을 소세포암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CASPIAN 3상 결과 이 3중요법의 OS 중앙값은 13개월로 항암화학요법군(에토포시드+ 카보플라틴 또는 시스플라틴)은 10.3개월로 나타났으며, 사망 위험률을 27% 감소시켰다. 추적관찰 18개월 차 임핀지 병용군의 생존율은 33.9%, 화학요법 대조군은 24.7%로 나왔다. 

이에 따라 소세포암 치료 전선에서는 티쎈트릭과 임핀지가 각을 세울 전망이다. 소세포폐암은 비소세포폐암에 비해 악성도가 높고, 신약개발이 어려워 20년 가까이 치료제 개발이 전무했던 분야로 시스플라틴·카보플라틴 등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유일한 치료 옵션이었다. 특히 소세포폐암 환자의 상당수가 고령이어서 항암화학요법이 부담스러웠다. 

제넨테크 측은 티쎈트릭의 적응증을 넓히기 위해 광범위한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폐암 외에도 비뇨생식기암, 피부암, 유방암, 위장관암, 부인암, 두경부암 등을 포함해 현재 진행 중이거나 임상 3상을 준비 중인 게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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