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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탄생? 이르면 가을 vs 보통 18개월 vs 최소 5년
  • 홍세정 기자
  • 등록 2020-04-29 23:29:30
  • 수정 2023-02-22 05: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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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임상 2상 속도전, 패스트트랙 달려도 최소 3개월 “안전성 검증에 시간 소요”
바이오엔텍·화이자, 연내 출시 장담 … J&J 양산체제부터 구축 … 英 제너연구소 올 9월 양산 목표

독일 머크 연구원이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가 의뢰한 코로나19 백신후보의 양산화 공정을 개발 중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2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초래한 코로나19의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요코쿠라 요시타케 일본의사회 회장은 지난 28일 “효과적인 코로나19백신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내년 도쿄 올림픽 개최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1년후 개최는 섣부른 낙관이며 아예 대회가 취소될 수도 있다.

중국은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의 발원지란 오명을 벗어버리기 위해서라도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도 허둥대온 코로나19 대응의 정부 면모를 일신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안간힘을 벌이고 있지만 언제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

빨라야 5년 이후에 나온다는 인공지능(AI)의 부정적 전망에서부터 이르면 올 하반기에 나온다는 중국의 낙관론까지 기대치는 다양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임상시험이 70여 건 이뤄지고 있으며, 백신 개발에는 1년 반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다수는 전임상 단계의 연구에 그치고 있지만 상당수는 1상의 문을 두드렸으며 벌써 2상을 진행 중인 곳도 있다. 

중국, 최초 임상 2상 진행으로 가장 앞서…“패스트트랙으로 빨라야 최소 3달 걸려”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찍힌 중국은 어느 국가보다 백신 개발이 절실하다. 칸시노바이오로직스(CanSino Biologics·康希諾生物) 등 3개사가 자웅을 겨루고 있다. 

칸시노의 백신 개발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지난 3월 하순 중국 군사의학연구원 천웨이(陳薇)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과 칸시노생물은 지난달 말 100여명을 대상으로 ‘재조합 코로나19 백신’ 1차 임상시험 접종을 마쳤다. 이 연구팀은 1상 후 한 달 만에 임상 2상에 진입했다. 현재 접종지원자 500명을 모집 중이다. 이는 전세계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최초의 2상 시험이라고 중국 과학기술 당국의 설명이다. 이 백신은 감기 병원체인 아데노바이러스를 코로나19(항원) 운반체로 이용하며 현재까지 개발이 순조롭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불활성화 백신 2종의 2상 임상을 승인했다. 불활성화 백신은 접종 시 인체에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실제 감염에 대비한 면역력을 생성시켜주는 항원을 투입하는 백신으로 지난 12일엔 국영 중국의약집단 계열사인 우한(武漢)생물제품연구소와 중국과학원 우한생명과학연구소가, 하루 뒤인 13일에는 베이징 시노백바이오텍(Sinovac Biotech·科興中維)이 개발한 불활성화 백신의 임상을 허가했다. 

시노백은 지난 19일 생명과학 분야의 사전 논문 게재 아카이브(bio Rxiv)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처음으로 큰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붉은털원숭이(rhesus macaque monkeys) 8마리 중 4마리에게는 백신을 넉넉하게, 나머지 4마리에는 적게 투여하고 3주 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시켰지만 모두 발병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백신을 투여하지 않은 4마리의 원숭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병해 심각한 폐렴을 겪었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 소속 바이러스학자 플로리안 크래머(Florian Krammer) 교수는 “이 백신은 현시점에서 후보로 거론되는 백신 중 가장 효과적인 전임상시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서서히 변이하고 있어 백신 개발이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시노백에 따르면 백신실험에서 중국,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 영국 환자들로부터 검출된 각종 바이러스 주를 무독화할 수 있었다. 

영국 런던대(University College London)의 면역학 전문가인 루시 워커(Lucy Walker) 교수는 “비활성화 바이러스를 사용한 백신은 안정적 효과를 얻기 위해 추가 접종이 필요하며, 시노백 개발 백신이 장기 예방효과를 가져올지는 현재로서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백신의 3상 시험에는 코로나19 발병자나 무감염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지난달 “패스트트랙(Fast Track)으로 승인하더라도 3상까지 마치려면 최소 3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백신 생산시설 확보 및 임상 1상 속도낸다 … 모더나, 사람에게 2차 접종 앞둬

미국은 코로나19의 미흡한 대처로 실추된 국제적 위상을 회복하기라도 하려는 듯 백신 개발에 남다른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 내 생명공학기업은 이노비오(Inovio), 모더나(Moderna Therapeutics), 존슨앤드존슨 등이 사람 대상 임상에 착수했거나 곧 착수할 예정이다. 

전임상시험에서 괄목한 만한 면역반응을 나타낸 이노비오의 코로나19’ DNA 백신 ‘INO-4800’은 지난 28일(현지시간) 40명의 건강한 1상 임상 지원자들이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펜실베이니아주립대(University of Pennsylvania)와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클리닉에서 4주 간격으로 2번에 걸쳐 백신을 맞게 된다. 이미 1차 접종은 이뤄졌고 2차 접종을 앞두고 있다. 면역반응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1상 중간 결과가 오는 6월 순조롭게 도출되면 올여름에 2/3상 효능 시험으로 빠르게 진전할 예정이다. 

이노비오는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다른 연구기관들과 다양한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실험하고, 백신의 생산용량을 확대하는 양산화 작업도 하고 있다.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빌&멜린다 게이츠재단·미국 국방부(USDD) 등 세계 각국의 협력기관, 제휴선, 제약기업, 자금 제공자 등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은 무슨 자신감인지 코로나19 백신 출시 준비를 위해 지난 24일 뉴저지 소재 의약품 생산설비 제조업체인 이머전트바이오솔루션(Emergent BioSolutions)과 계약을 체결하고, 양산에 대비했다. 오는 9월에 임상 1상 시험을 착수할 예정이다.  

이미 네덜란드 레이던(Leiden)의 임상시험용 백신 생산 시설을 정비한 존슨앤드존슨은 이번 계약에서 백신 후보 생산 능력을 자체 확대하고, 임상 1상 시험에 필요한 백신을 제조할 계획이다. 승인을 받게 되면 이르면 2021년부터 백신을 상업적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백신의 용량에 맞춘 생산시설을 확보할 예정이다. 

존슨앤드존슨은 코로나19 백신 출시를 전제로 전세계적으로 다른 백신의 생산 용량을 줄여 확보한 추가적인 용량을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할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10억명분 이상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자사의 백신을 이르면 내년에 출시할 수 있다고 희망을 거는 반면 일부 시장 관측자들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보고 있다. SVB 리링크(SVB Leerink) 분석가 제프리 포르게스(Geoffrey Porges)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해 광범위한 안전성을 확보한 후 충분한 사람들에게 투여하는 데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지난달 16일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모더나는 1상을 마치고 2상에 착수하기 위한 신청서를 FDA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2분기 안에 2상에 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아주 새로운 유형은 mRNA백신인 이 회사의 mRNA-1273 백신은 2명을 대상으로 1상을 진행했다. 이 백신은 바이러스 표면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정보를 담은 전령RNA(messenger RNA, mRNA)를 몸속에 들여보내 ‘가짜 돌기단백질’을 만들어 항체 생성을 유도한다. 돌기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물질이다. 이 임상연구의 리더인 리사 잭슨(Lisa Jackson) 박사는 “만약 돌발적인 상황이 일어났다면 2차 접종은 중단됐을 것”이라며 “이는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스위스·독일·영국 등 전임상·1상이지만 스위스메딕·바이오엔텍·제너연구소 연내 출시 자신감

스위스에서는 베른대학이 올해 10월 중 접종 목표로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현재 전임상 단계를 막 끝낸 상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이용해 면역반응을 촉발하는 가짜 바이러스를 만드는 방식이다.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는 이미 성공을 거뒀다. 스위스메딕(Swissmedic)의 루카스 야기(Lukas Jaggi) 대변인은 “일정이 극단적으로 낙관적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난 22일 밝혔다.

독일 바이오엔테크(BioNTech)는 자사의 코로나19 백신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1/2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mRNA 백신 플랫폼으로 지금까지 ‘BNT162’를 포함해 4종을 코로나19 백신 후보로 발굴했다. 건강한 성인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임상시험을 이달 하순부터 진행 중이다. 바이오엔테크는 지난 23일 독일에서 처음으로 12명에 대한 첫 접종이 완료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중증 가능성이 더 높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독일 외 미국과 중국에서 두 번째 임상시험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회사와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인 화이자의 미카엘 돌슨(Mikael Dolsten) 최고과학임원(CSO)는 “첫 결과는 오는 5월 말~6월 초에 나올 것”이라며 “그 다음엔 임상시험 규모를 늘려 올 가을, 가능하다면 10월경에 긴급사용승인(EUA)이나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독일의 큐어백(CureVac) 역시 백신 개발을 위해 유럽위원회에서 8000만유로를 지원받으며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임상시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Jenner Institute) 성인 51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지난 23일 시작했다. 이날 두 명이 시험용 백신을 접종받았다. 최종적으로 5000명까지 시험 대상을 늘릴 예정이며, 개발시간 단축을 위해 임상시험과 생산을 동시에 진행한다. 오는 9월까지 100만회 분량의 백신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영국 정부는 지난 17일 코로나 백신 태스크포스(TF)가 출범시켜 2000만파운드(28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 행정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 머크(MSD)가 제너연구소의 백신 양산 체제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제너연구소가 만든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관련 DNA 염기서열을 복제능력이 없는 아데노바이러스(운반체·벡터)에 심어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산토록 유도함으로써 코로나 외형을 띠게 해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복제 불능 벡터를 이용한 유전자 재조합 백신의 하나다. 그 핵심물질인 ChAdOx1 nCoV-19는 이 연구소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백신용으로 만든 ChAdOx1 MERS와 비슷하다. 

전임상시험에서 6마리의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투여한 결과 모두 건강했다. 물론 사람 대상 임상에서는 결과가 완연 달라질 수도 있지만 이 원숭이는 사람과 유전자가 가장 유사해 초기 동물임상에서 많이 쓰이므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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