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투주맙-고비테칸(항체-약물결합체, ADC) … 로슈 ‘티쎈트릭’, AZ ‘린파자’ 이어 경쟁 대열 올라
항체-약물결합체(ADC), 단일클론항체 항암제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 플레인스(Morris Plains) 소재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가 개발한 삼중 음성 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 TNBC) 치료제 ‘트로델비주’(Trodelvy 성분명 사시투주맙-고비테칸-hziy, sacituzumab govitecan-hziy, 개발코드명 IMMU-132)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았다.
트로델비’는 최소한 2회에 걸쳐 다른 치료를 시행한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항암제이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에스트로겐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수용체(PR),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HER2) 등 유방암 세포의 성장과 생물학적 특징을 나타내는 세 가지 수용체가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전체 유방암 환자의 15~2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호르몬 요법제나 HER2를 표적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특성을 보인다. 진행속도가 더욱 빠르고 재발률이 높아 예후가 좋지 않다. 5년 생존율이 국소 유방암 91%, 림프절 또는 인접 장기·조직 전이암 65%, 원격 전이암 11% 등으로 낮다. 이에 비해 일반적인 비침습적 암은 91%, 침습적 암은 84% 수준이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enter for Drug Evaluation and Research, CDER) 항암제 관리국장 직무대행을 겸직하는 FDA 암연구센터(Oncology Center of Excellence, OCE)의 리처드 파즈더(Richard Pazdur) 소장은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이 공격적인 형태를 띠며 치료 대안의 선택 폭도 제한적”이라며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트로델비’가 허가를 취득한 것은 공격적인 악성종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새로운 표적치료제가 준비됐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로델비는 당초 목표 시점보다 한 달 보름 이상 앞서 허가를 취득한 것이어서 FDA가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제 허가에 노력하고 있는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중음성유방암을 적응증으로 허가받은 치료제로는 한국로슈의 ‘티쎈트릭주’(아테졸리주맙, atezolizumab),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린파자정’(올라파립, olaparib)이 있으며 한국MSD의 ‘키트루다주’(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도 도전장을 내 조만간 허가 여부가 결정날 예정이다. 이밖에 노바티스의 ‘피크레이’(Piqray 성분명 Alpelisib),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옵디보주’(니볼루맙, nivolumab) 등도 유력한 후보약물이다.
이뮤노메딕스의 로레타 이트리(Loretta Itri) 최고의학책임자(CMO)는 “트로델비는 TNBC 환자 치료에 표준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다른 유형의 전이성 유방암에도 효과가 있는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임상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충족 수요가 큰 Trop-2 표적 발현 암에 트로델비를 광범위하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트로델비는 암세포의 증식·분열·전이를 돕는 Trop-2 수용체(항원)를 표적으로 삼는 Trop-2 항체(사시투주맙)와 암세포에 독성을 발휘하는 국소이성화효소(topoisomerase) 저해제인 고비테칸이 엮어져 있는 항체-약물 결합체의 일종이다.
FDA는 최소한 두차례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108명을 대상으로 한 1건의 2상 임상시험(IMMU-132-01 및 IMMU-132-02 연구, 단일군, 다중 의료기관) 결과를 바탕으로 트로델비 시판을 승인했다. 임상 결과 33.3%의 총치료반응률(ORR0과 함께 중앙값 7.7개월의 반응 지속기간을 보였다. 이들 환자 가운데 55.6%는 반응 지속기간이 6개월 이상, 16.7%는 12개월 이상 유지된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빈도높게 나타난 트로델비의 부작용은 구역, 백혈구감소증, 설사, 피로, 빈혈, 구토, 탈모증, 변비, 식욕감퇴, 발진, 복통 등이다. FDA는 트로델비에 ‘중증 호중구 백혈구감소증(neutropenia)과 중증 설사 증상이 수반될 위험성에 유의하라’는 박스경고문(Boxed Warning)을 붙이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의사는 트로델비 투여 기간에 환자의 혈구 수치를 모니터링해야 하며, 이상이 발견될 경우 골수에서 과립구라 불리는 백혈구 및 줄기세포의 생성을 촉진하는 과립구집락촉진인자(Granulocyte-colony stimulating factor, G-CSF) 치료제를 정맥주사하는 치료를 검토해야 한다. 우리딘 디포스테이트-글루코로노실 전이효소 1A1(uridine diphosphate-glucuronosyl transferase 1A1, UGT1A1)의 활성이 감소한 경우에 백혈구감소증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열성 백혈구감소증이 수반되면 감염증 치료제의 사용도 고려해야 한다.
설사가 심하면 수액주사나 전해질, 지지요법제(영양제, 면역강화제) 등을 투여해야 한다. 구역, 구토가 나타나면 항구토제를 투여할 필요가 있다. 아주 극심한 환자에게는 트로델비의 사용을 보류, 또는 완전 중단하거나 용량을 낮춰 투여해야 한다. 중증 아나필락시스 등 과민반응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임산부는 태아 또는 신생아에게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트로델비로 치료받을 수 없다. 가임기 여성은 트로델비로 치료하는 기간 효과적인 피임법을 사용해야 하고, 치료 후 6개월 동안 지속해야 한다.
트로델비는 신속심사(패스트트랙), 혁신치료제, 우선심사를 거쳐 가속승인을 취득했다. 정식 시판승인을 얻으려면 임상적 효용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임상시험(3상)을 진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