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키사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6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3상 ‘Her2Climb’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임상시험은 이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410명)엔 표준치료제인 허셉틴, 젤로다에 투키사를 병용 투여하고 다른 그룹(202명)엔 허셉틴, 젤로다, 위약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2년 이상 생존율이 투키사 그룹은 45%, 대조군은 27%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환자 중 약 절반이 치료가 어려운 뇌 전이를 겪었는데, 암세포가 뇌로 전이된 환자 중 투키사 병용군은 25%가 1년 후까지 생존했으나 대조군에서는 생존자가 한 명도 없었다. FDA는 투키사 병용요법이 환자의 사망위험을 83%에서 55%로 34%p 줄였으며, 뇌 전이 여부에 관계없이 환자의 질병 진행을 크게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승인했다.
시애틀제네틱스의 클레이 시걸(Clay Siegall) CEO는 임상 성적과 관련, “높은 목표치를 달성했다”며 “임상 데이터가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며 자화자찬했다. 공통적인 부작용은 설사, 피로감, 구토, 간기능 저하 등이었다.
투키사의 정가(list price)는 한 달분이 1만8500달러, 1회 사이클(투약 주기) 분은 약 11만1000달러로 책정됐다. 시걸 CEO는 “투키사의 약가는 유사한 수의 환자군을 가진, 최근 새로 승인된 항암제와 대등한 수준으로 매겨졌다”며 “투키사의 임상시험 성적은 유방암 환자에게 뛰어나고도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시애틀제네틱스는 투키사 승인으로 3번째 항암신약을 개발했다. 혈액암의 일종인 호지킨성림프종 치료제 ‘애드세트리스주’(Adcetris 성분명 브렌툭시맙 베도틴, Brentuximab vedotin)는 다케다제약과 공동 개발해 2011년 8월 FDA 승인을 받았다.
항체약물복합체(ADC) 치료제인 ‘패드세브’(Padcev 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 enfortumab vedotin)는 지난해 12월 18일 예상보다 3개월가량 빠르게 방광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urothelial cancer)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 개발한 신약이다.
시애틀제네틱스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이 약의 이름을 의사에게 알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100명 이상으로 구성된 항암제 영업팀은 가상 공급 훈련을 마치고 허가 후 1주일 안에 약물을 임상 현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미 항암제 영업을 해본 경험이 있어 낯설 것이 없다는 게 회사의 판단이다.
시걸 CEO는 “의사들과 가상회의를 갖고 인터넷으로 의약품 정보를 나눴다”며 “경험 많은 현장 영업팀이 의사와 환자들의 즉각적인 의사결정에 필요한 근거를 충분히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시애틀제네틱스는 투키사를 대장암 치료제로도 개발할 계획이다. 임상 연구 결과 허셉틴과의 병용요법으로 이미 52%라는 치료반응률을 보인 것에 고무돼 적응증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