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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하루 커피 2잔 넘게 마시는 여성, 노년기 뇌졸중 위험 증가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4-13 20:13:24
  • 수정 2020-04-14 10: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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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류저하‧혈압 상승‧동맥 경직 발생,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 커져 … 남성은 유의미한 관계성 없어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하루에 커피 3잔 이상 마시는 여성은 뇌혈류가 감소해 뇌졸중, 인지기능 저하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국내 노인들의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과 뇌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하루에 커피 2잔을 초과해 마신 여성은 뇌백질 고강도신호의 용적이 높아 뇌졸중, 인지기능 저하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을 과하게 섭취하면 뇌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많은 양의 커피를 장기간 마실 경우 뇌로 통하는 혈류가 감소하는 관류저하가 나타나고, 혈압 상승과 동맥 경직이 발생할 수 있다.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는 관류저하가 생기면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백질의 이상소견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를 ‘뇌백질 고강도신호’라고 부른다. 주로 노인들에게서 발견되며,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될 위험이 높다.

연구팀은 성남 지역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492명을 대상으로 일일 평균 커피 소비량에 평생 커피 소비 지속시간을 곱해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과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 간의 관계를 확인했다.

대상자들을 평균 커피 소비량에 따라 평생 비섭취 그룹, 하루 2잔 이하로 마신 그룹, 하루 2잔 초과로 마신 그룹으로 나눠 그룹 간 뇌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을 비교한 결과, 하루 2잔 초과로 마신 그룹은 더 적게 마신 그룹들에 비해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컸다. 다만 평생 커피를 마시지 않은 그룹과 하루 2잔 이하로 마신 그룹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 대상자를 남성과 여성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에서 남성의 평균적 전체 뇌용적과 뇌백질 용적이 여성그룹에 비해 컸으며, 일일 평균 커피 소비량과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도 여성에 비해 높았다. 하지만 커피소비량과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 사이의 관계성은 여성그룹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으며 남성그룹에서는 둘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장기간의 커피 섭취가 노년기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제시한 최초의 연구이다. 장기간 카페인을 섭취하면 뇌관류가 저하되고, 혈압 상승 및 동맥경직도가 증가하면서 노년기에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증가했다. 다만 커피의 어떤 성분이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 증가를 유발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로 커피 섭취로 인한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 증가 위험이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체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 영향으로 인해 카페인 분해속도가 느린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의 하루 커피 섭취 권장량은 카페인 300~400mg으로 약 3잔 정도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하루 2잔을 초과해 섭취한 그룹에서 노년기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증가했다”며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려면 후속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커피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올바른 커피 섭취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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