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노피와 계열사인 리제네론파마슈티컬스(Regeneron Pharmaceuticals)는 단일클론항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케브자라’(Kevzara 성분명 사릴루맙, sarilumab)의 글로벌 임상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중증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로 인해 입원한 환자에게 첫 번째 투여가 이루어졌다고 30일 발표했다.
글로벌 임상은 지난 3월 16일 미국에서 400명을 대상으로 시작됐으며 이번에 미국 아닌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등에서 300명을 대상으로 별도의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미국에선 통상적인 지지요법(supportive care)과 ‘케브자라’ 1회 정맥주사 병용 투여를 통상 지지요법 및 위약 병용 투여와 비교해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게 된다. 반면 미국 외 임상에선 다기관, 이중맹검법, 2/3상으로 중증 또는 위중한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해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통상 지지요법에 케브자라를 추가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평가하게 된다. 사노피는 추가로 2차 임상에 참여할 국가를 더 확보할 방침이다.
사노피의 존 리드(John Reed) 글로벌 연구개발 부문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보건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데 모종의 역할을 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신속하게 임상시험 착수를 준비하고 있다”며 “케브자라가 신종 코로나에 의해 손상된 폐 내부에서 일어나는 과도한 염증성 반응에 맞서 치명적인 합병증을 개선할 수 있을지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염증반응에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 등이 일어나고 폐에 염증이 생겨 호흡이 어려운 급성호흡곤란증후군(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ARDS)에 빠지게 된다. 과다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함으로써 ARDS에서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케브자라는 인터루킨-6(IL-6) 수용체와 결합해 IL-6의 작용경로를 방해하는 완전 인간단일클론 항체다. 같은 기전의 라이벌 제품인 로슈의 ‘악템라주’(Actemra, 성분명 토실리주맙 Tocilizumab)가 지난 3월 초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China‘s National Health Commission, CNHC)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폐손상 환자에 적극 추천할 만하다는 권고를 받은 게 사노피를 자극했다.
중국에서 악템라를 21명의 코로나19 환자에게 처음 투여한 결과 고열이 신속하게 완화된 데다 75%(20명 중 15명)의 환자는 수 주 후 추가적인 산소요법의 필요성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보건당국은 이를 토대로 코로나19 치료지침을 개정하면서 악템라를 ‘중증 또는 위중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IL-6는 중증 또는 위중한 코로나19 감염증 환자들의 폐 내부에서 과도한 염증성 반응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그러나 악템라는 임상에서 확보된 예비적 자료를 통해 유효성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지만 케브자라는 이제 막 임상이 시작된 상태여서 아직 세계 어느 국가의 보건당국으로부터도 충분한 평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리제네론은 케브자라 임상과 병행해 코로나19 예방·치료 효과가 있는 새로운 항체 칵테일 요법제의 개발도 서둘러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와 이중 결합할 수 있는 이중항체 결합제를 도출하는 일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사노피는 코로나 19 예방백신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