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긴급사용승인 뒤 100만명분 초기 물량 생산, 연간 10억개 목표 … 경쟁사 대비 대량 신속 공급 메리트
미국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이 오는 9월부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회사 측은 연말께 임상 데이터가 나오면 내년 초에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당장 시급한 100만명에 투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연말 완공되는 미국 공장과 해외 생산기지를 풀 가동해 연간 10억개 이상 생산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궁극적으로는 전세계 10억명에 비영리 기조 하에 투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백신 개발에는 미국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과 파트너십을 맺어 10억달러를 투입했다. 중국 우한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1월부터 백신후보물질(lead vaccine candidate) 선정 작업을 진행해 최종 후보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앤존슨 계열 얀센 연구자들과 미국 하버드대 의대 부설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메디컬센터(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가 여러 개의 후보물질을 가운데 1개의 선도물질과 2개의 백업 후보물질을 추려냈다.
COVID-19 백신 개발에는 얀센의 입증된 애드백(Advanced Course of Vaccinology, AdVac) 프로그램과 PER.C6 기술이 반영됐다. 애드백은 의사결정과 행정절차를 빠르게 하는 프로그램이고, PER.C6는 무혈청 배지에서 고역가·저비용·비활성화 백신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다. 이를 바탕으로 얀센은 지카바이러스백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에이즈백신 후보를 개발해 2상 및 3상을 진행 중이다.
얀센 측은 보통 5~7년이 소요되는 백신 개발이 불과 몇 개월 만에 이뤄진 것은 이같은 고효율 개발 시스템이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양 기관은 코로나19에 대응할 잠재적 항바이러스제를 찾기 위한 추가 연구비를 책정해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Moderna)는 이달 중 이미 코로나19 백신 관련 임상시험을 시작해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모더나가 존슨앤존슨보다 6개월 정도 백신을 빨리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존슨앤존슨의 생산능력이 다른 제조사보다 월등히 높아 백신 개발에만 성공하면 전세계에 대량 공급할 수 있는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알렉스 고스키(Alex Gorsky) 존슨앤드존슨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모더나를 비롯한 다른 백신 제조사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며 “10여년 동안 축적된 연구능력, 스피드한 양산 시설, 탄탄한 재무능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제약사로서 인류에게 시급한 질병을 극복하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최단 시간 안에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폴 스토펠스(Paul Stoffels) 존슨앤드존슨 부회장 겸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확인하기 전에 우선 생산능력을 확충해야 신속한 출시가 가능하다”며 “현재 네덜란드에 최대 3억개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있으며 전세계에 공급하려면 미국에 짓고 있는 새 공장이 연말부터 생산에 돌입해야 목표 생산량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