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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식·김남국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AI 대장내시경 결과분석 가능성 확인”
  • 손세준 기자
  • 등록 2020-03-26 22:53:11
  • 수정 2020-04-30 21: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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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시경 경력 5년차 전문의 수준, 판독정확도 83% 수준 … 불필요한 조직검사 감소 기대

대장용종이 양성인지, 악성인지 등을 판별하려면 내시경 전문의가 용종 표면과 혈관을 눈으로 관찰해야 한다. 내시경 영상에서 판단이 어려우면 조직검사를 시행하게 되는데 용종을 잘라내야 과정에서 출혈이나 불필요한 절제가 일어날 수 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변정식 소화기내과·김남국 융합의학과 교수팀이 대장내시경 영상에서 양성 여부를 바로 판별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판독 정확도는 81.8%로 내시경 전문의 5년차의 84.8%에 버금갔다. 이 모델을 임상에 활용하면 대장내시경 전문의의 경험과 지식을 보완해 불필요한 조직검사는 줄고 대장용종과 조기대장암 진단확률은 높아질 전망이다.

연구팀은 대장용종 624개가 촬영된 영상 1만2480개를 인공지능 모델에 학습시켰다. 이후 새로운 대장용종 545개가 촬영된 영상으로 두 차례의 판독 테스트(1차 182개, 2차 363개)를 진행해 유효성을 검증했다.

테스트 영상에 포함된 대장용종의 병리진단은 △편평거치상용종(Sessile Serrated Polyp) △선종성 용종 △점막하층까지 깊게 침범한 암 등으로 다양했는데 첫 테스트 결과 인공지능은 전체 용종의 81.3%에서 병리진단을 정확히 분류해냈다. 거치상 용종은 82.1%, 선종성 용종은 84.1%의 확률로 판별했다. 점막하층까지 깊게 침범한 암도 58.8%의 확률로 진단했다.

선종성 용종은 5~10년 뒤 대장암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내시경으로 절제하는 게 원칙이지만 작은 거치상(鋸齒狀 톱이빨 모양) 용종 일부는 내시경 절제술 없이 그냥 둬도 된다. 인공지능이 거치상 용종을 정확하게 진단해냈다는 것은 불필요하게 용종 절제술을 하게 될 가능성을 낮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점막층이나 얕은 점막하층까지 침범한 조기대장암은 내시경 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한 반면 깊은 점막하층까지 침범한 조기대장암은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조기대장암의 침범 깊이도 정확히 감별해 의료진의 치료계획 수립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 테스트에서 진단정확도는 82.4%로 첫 테스트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두 차례의 테스트 결과를 종합해볼 때 인공지능의 평균 진단정확도는 81.8%로 5년차 내시경전문의 84.8%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내시경 시행 경험이 6개월 이하인 수련의가 인공지능을 영상판독에 활용했을 때는 평균 진단정확도가 83.4%(1차 테스트 82.7%, 2차 테스트 84.2%)로 나타났다. 이는 수련의가 단독으로 대장용종 병리진단을 추정할 때 평균 진단정확도가 67.8%(1차 테스트 63.8%, 2차 테스트 71.8%)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향상된 수치다.

대장용종의 병리진단을 정확히 예측해야 용종을 내시경으로 절제할지, 수술로 제거할지, 내시경 절제 없이 그냥 둘지 등 치료법을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은 경험이 충분치 않은 내시경 수련의에게 이같은 판단을 보조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을 대장내시경 결과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인공지능으로 진단 정확성을 높이면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줄이고 환자에게 용종의 병리진단에 맞춘 치료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소화기내시경 분야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한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내시경 분야에 확대 적용하고 기술을 고도화해 임상의사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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