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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노화 증상에 과도한 대응 ‘메디컬리제이션’… 걱정과 질병의 큰 간극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3-16 16:47:48
  • 수정 2023-05-24 16: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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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기침·소화장애·발기부전·연하곤란은 노화 시그널 … 무리한 약물치료는 간손상 등 부작용

의학이 발달하고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건강관리를 약과 병원에 의존하는 ‘메디컬리제이션(medicalization)’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경향이 커지는데 자연스런 노화 증상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약물로 치료하려 노력하다보면 자칫 역효과와 직면하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병원에서 ‘건강염려증’을 진단받은 이들 중 연령별로는 60대가 21%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 19%, 40대 18%, 70대 이상 18%, 20대 11%, 30대 9% 순이었다. 60대에서 갑자기 건강이 염려된 까닭은 막 시작된 노화 증상을 질환으로 받아들여서다.

 

문제는 노화를 치료하려는 과도한 노력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아 건강을 더욱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노화 증상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약물이나 수술을 통해 고치려 하면 과도한 스트레스와 신체 부담으로 도리어 건강이 크게 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 원장은 질병과 혼동하기 쉬운 대표적인 4가지 노화 증상과 그 대처법을 소개했다.

 

1. 자주 숨이 차고 기침이 난다.

나이가 들면 호흡에 사용하는 근육과 횡격막이 약해지고, 허파꽈리와 폐 속 모세혈관도 줄어든다. 때문에 산소 흡수가 적어져 조금만 움직임이 커지거나 빨라지면 숨이 찬다. 같은 이유로 폐에 들어온 이물질을 배출하는 기침의 강도가 약해지고, 잔류하는 이물질이 늘어나게 돼 기침이 잦아진다.

줄어든 체내 산소량에 맞춰 운동 강도를 조금씩 올리면 폐활량을 늘릴 수 있으며 주변 근육의 노화도 막을 수 있다. 기침이 간헐적이면 병원에 갈 필요는 없으나, 만성적으로 이어지면 병원에서 전문의와 상담해볼 필요가 있다.

 

2. 배앓이가 잦아지고 변비가 생긴다.

위장의 움직임이 더뎌지고 탄성이 줄어들어, 소화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조금만 먹어도 속이 부대낀다. 지방과 단백질을 소화하는 담즙 생산이 줄어 기름진 고기를 소화하기 어렵다. 젖당분해효소도 적어 유제품을 많이 먹으면 설사할 수 있다. 대장의 움직임이 느려져 변비도 쉽게 온다.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식단을 바꾼다. 기름기가 적은 재료와 자극적이지 않은 조리법을 지향하고 조금씩 자주 식사해서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

 

3. 성욕이 떨어지고 남성은 발기부전을 보인다.  

남성호르몬 혹은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줄면서 자연스레 성욕이 감퇴한다. 여기에 혈액순환까지 저하되면 흥분 시 음경에 몰리는 혈액이 모자라 남성은 발기부전이 올 수 있다. 특히 흡연 및 음주 습관, 스트레스, 만성질환 등이 있으면 발기부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담배와 술을 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을 개선하면 발기부전을 미룰 수 있다. 만성질환으로 인한 발기부전은 원인 질환 개선이 먼저다.


4. 자주 사레가 들리고 음식물 삼키기가 어렵다.

음식물을 삼킬 때 자꾸 목에 걸리는 삼킴장애(연하곤란)도 노화 증상 중 하나다. 음식물을 섭취할 때 기도가 자연스럽게 닫히는데 노화로 식도와 기도의 근육이 약해지면 이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아, 자주 사레가 들리게 된다.

연하곤란도 같은 원인으로 음식을 삼키는 데 관여하는 근육이 약해져 생길 수 있다. 드물게 목뼈에 골다공증이 생기면 자기도 모르게 머리가 앞으로 숙여지고 인후가 압박받아 음식물을 심키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식사를 천천히 하고 떡 등 삼킴이 어려운 음식은 조심해야 한다. 자칫 기도를 막아 호흡을 막을 수 있고, 기도를 넘어가면 흡인성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연하곤란의 빌미가 될 수 있는 골다공증, 파킨슨병, 뇌출혈, 뇌경색, 신경질환 등이 있는지 파악한 뒤 원인치료부터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노화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고치는 게 우선이고, 가능한 불필요한 약물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영기 원장은 “노령에는 간 세포수와 효소가 줄어들어 약물 대사가 늦어지고, 독성 처리 능력도 떨어져 간손상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습관으로도 개선되지 않고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전문의와 상담해 원인질환을 확인하거나 노인성 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도움을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약물 대신 세포에 전기자극을 가해 재생을 돕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전기자극술이 노화 예방과 노인성 질환 치료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자극술은 노화로 림프순환에 늦어지면서 세포 사이에 생기는 림프 슬러시(림프액 찌꺼기)를 전기 자극으로 녹여 세포 대사를 돕는다. 특히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고전압으로 흘려보내는 호아타(HOATA)요법은 일반적인 경피적전기신경자극기(TENS)보다 피부 깊이 작용해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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