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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다의 ‘닌라로’, 신규 다발성골수종 환자 치료에 “기대 이하 효과”
  • 홍세정 기자
  • 등록 2020-03-11 17:38:13
  • 수정 2021-06-22 12: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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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닌라로, “골수줄기세포이식 받지 않은 유지 관리 환자에게는 효과”

다발성골수종 치료제인 다케다의 ‘닌라로’(왼쪽)와 존슨앤드존슨(얀센)의 ‘다잘렉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 Myers Squibb; BMS)의 ‘엠플리시티주’(Empliciti, 성분명 엘로투주맙 elotuzumab)가 다발성골수종(multiple myeloma, MM) 3상 임상시험에 실패한 가운데, 경쟁약물인 다케다의 ‘닌라로캡슐’(Ninlaro, 성분명 익사조밉 ixazomib)도 이와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다케다의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닌라로는 암세포가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효소를 저해해 암을 죽이는 프로테아좀 억제제다. 닌라로는 한 가지 이상의 다른 약물로 치료를 받은 다발성골수종 환자에게 세엘진(Celgene)의 ‘레블리미드캡슐’(Revlimid, 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 lenalidomide)과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성분명 덱사메타손인산나트륨 dexamethasone sodium phosphate)을 병용하는 경구용 약물로 2015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약제다.

닌라로, 연이은 적응증 확대 실패에 경쟁력 밀려

지난 10일(미국 현지시각) 다케다는 닌라로와 Rd(레블리미드+덱사메타손)의 병용요법인 유지요법 3상 임상시험(TORURMALUNE-MM-2)을 진행했으나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다케다는 자가줄기세포이식(autologous stem cell transplantation, ASCT, 골수이식, 즉 조혈모세포이식)에 부적합한, 한 번도 약물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705명을 대상으로 닌라로를 Rd 조합에 추가해 골수종 환자들에게 투여했다.


Rd 병용요법+위약군은 평균 21.8개월, 닌라로+Rd병용군은 35.3개월 동안 골수종이 발생하지 않았다(무진행생존기간). 그러나 다케다는 “닌라로가 생존기간을 늘렸지만 13.5개월이라는 기간이 통계적으로 충분한 유의성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PFS는 3상 시험의 1차 평가지표였고, 주요 2차 평가지표는 완전반응률(CR), 통증반응, 전체생존율(OS)이었다. 

이번 닌라로의 3상 임상 실패는 다케다에 타격을 줬다. 따라잡으려는 존슨앤드존슨(얀센)의 ‘다잘렉스주’(Darzalex, 성분명 다라투무맙 daratumumab)가 사실상 1차 치료제로 진입해 훨씬 많은 환자에게 장기간 유지요법으로 채택되며 왕성한 식욕을 발휘하고 있지만 추격의 고삐를 죄지 못할 처지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다잘렉스, 영민한 병용요법 적응증 확대로 승승장구

반면 지난해 6월 다잘렉스는 Rd와의 병용요법(DRd)으로 ‘새로 진단된’ 다발성골수종 환자의 치료제로 미 FDA의 두 번째 승인을 받았다. Rd 조합과 병용요법으로 처음 승인된 것은 얀센의 ‘벨케이드주’(Velcade, 성분명 보르테조밉, Bortezomib)이다.  

현재 닌라로와 엠플리시티의 판매량은 여전히 다잘렉스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월 BMS에 인수된 세엘진의 레블리미드는 Rd병용요법을 근간으로, 후속 신약 출시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매출이 2017년 12억4000만달러에서 2019년 13억달러(이하 추산치)로 꾸준했다. 다잘렉스는 지난해 30억달러, BMS의 엠플리시티는 3억5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세엘진으로부터 넘겨받은 BMS의 ‘임노비드’(Imnovid 성분명 포말리도마이드 Pomalidomide, 또는 유럽명으로 포말리스트)도 3억2200만달러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다잘렉스와 닌라로는 2015년 11월 동시에 FDA로부터 다발성골수증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하지만 적응증을 넓히고 판매 수완이 좋은 존슨앤드존슨은 지난해 30억달러를 달성한 반면 닌라로는 한참 처지는 5억9790만달러(622억엔)에 머물고 있다. 적응증 확대 전략에서 밀린 탓이 크다.  

다잘렉스는 2015년 첫 승인을 받을 때 프로테아좀 억제제(proteasome inhibitor, PI)나 면역조절제(immunomodulatory agent)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다발성골수종 환자의 3차 치료제로, 또는 이들 기존 치료제로 두번 재발한 환자의 치료제에 불과했다. 

이후 2016년 11월에 다잘렉스+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DRd) 또는 다잘렉스+벨케이드+덱사메타손(DVd) 병용요법(조혈모세포이식이 적합하지 않고 이전에 한번 이상 다른 치료제로 치료받은 환자 대상)으로 허가받았다. 2017년 6월엔 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조합과의 병용요법(레날리도마이드와 기타 PI제제로 두번 이상 치료받은 환자 대상)으로 허가받았다.

2018년 5월엔 보르테조밉+멜팔란(melphalan, 알킬화제)+프레드니솔론(prednisone, 스테로이드) 조합과의 병용요법(DVMP)으로 ‘신규 진단된’ 환자 중 ASCT에 부적합한 경우에 대한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는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중 단일클론항체로서는 처음 허가된 사례다. 

이에 비해 다케다는 적응증 확대에 연이어 쓴맛을 봤다. 작년 6월 다케다는 전신성 AL형 아밀로이드증(amyloid light-chain amyloidosis) 환자들에 대한 ‘TOURMALINE-AL1’ 3상 임상시험에 실패했다. 기존 표준치료와 비교할 때 전반적인 혈액학적 반응에서 효과적인 향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올들어 지난 1월 31일에는 골수이식후 유지요법으로 허가받으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FDA와 상의한 결과 환자의 생명연장 효과를 입증할 데이터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31개월에 걸친 전체생존기간의 중앙값이 FDA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케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으며 긍정적인 면도 찾고 있다. 이 회사 종양치료 부문 책임자인 필 로우랜즈(Phil Rowlands) 박사는 “다케다의 AL형 아밀로이드증 임상연구는 사상 최대 규모의 시험이었으며, 우리는 닌라로의 약효를 낙관적으로 생각한다”며 “다발성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닌라로의 약효를 계속해서 탐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다케다는 “3상 임상에서 자가줄기세포이식을 받지 않고 닌라로를 1차 유지관리 치료제로 복용한 환자가 위약 대조군보다 증상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엠플리시티, Rd병용으로 1차치료제 진입 3상 실패 … BMS, 다양한 파이프라인으로 극복 

BMS의 엠플리시티도 지난 9일 Rd와의 병용요법을 평가한 임상 3상 ‘ELOQUENT-1’에 실패했다. 무진행 생존기간이 유의하게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골수줄기세포 이식이 불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엠플리시티와 Rd의 병용요법은 Rd만을 투여했을 때와 비교해 질병 진행을 크게 억제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다잘렉스가 새로 진단된 환자에 대한 DRd 병용요법(사실상 1차치료제)을 승인받아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엠플리시티는 2015년 9월, 이전에 1~3가지 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Rd조합과의 병용요법제로 FDA의 첫 승인을 받았다. 2018년 11월엔 이전에 치료를 받았으나 재발성 또는 불응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조합과 병용요법으로 추가 승인됐다. 

다행히도 BMS는 세엘진을 인수해 레블리미드, 포말리도마이드의 소유권을 갖게 됐다. 지난해 1월 740억달러라는 엄청난 규모의 인수합병을 통해 세엘진의 다수 희귀의약품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BMS는 자체 다발성골수종 전문가의 상업적 전문지식을 활용해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 회사 나딤 아흐메드(Nadim Ahmed) 혈액암 파트 사장은 “세엘진 인수를 통해 판매 측면에서 다발성골수종을 지원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인프라를 보유하게 됐다”며 “엠플리시티는 우리 영업조직이 매우 자연스럽고 쉽게 기존 제품과 어우러지게 조합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며 “우리는 타사 제품의 간섭을 받지 않고, 적정한 강도의 포커스로 마케팅에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발성 골수종이란?

백혈구의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과다 증식하는 병이다.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되어 뼈세포를 파괴한다. 극심한 통증이 생기고, 칼슘이 혈액으로 방출돼 고칼슘혈증으로 탈수가 생기고, 의식이 저하된다. 혈관벽에 플라크가 침착해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환자의 15% 이상이 3번 재발을 경험할 정도로 재발률이 높다. 기존 치료제에 점점 반응이 약해지는 특징이 있어, 3가지 약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효과가 없는 ‘삼중 불응성 다발골수종’은 기대수명이 평균 5개월 남짓에 불과하다. 전체 암 발생 비율에선 약 1%, 암으로 인한 사망률로는 약 2%를 차지한다.
 
다발성골수종 약물요법의 개요

재발이 잘 되고, 그럴수록 약효가 떨어지는 다발성골수종의 특성상 1차 치료제 또는 2차 치료제로 최적의 병용요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게다가 ‘이식이 불가능한 고령환자군’이 많아 1차 치료에서부터 여러 약들을 어떻게 조합해 투여하는가가 치료의 성패를 가른다. 의사와 제약사들은 기존 치료제 조합보다 사망률을 크게 줄이고, 무진행 생존기간을 획기적으로 연장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약물의 조합을 찾기 위해 분투 중이다. 
 
1차요법제로는 단독으로 써도 사망 위험을 줄이고 무진행 생존기간이 상당한 약들이다. 얀센의 ‘벨케이드(성분명 보르테조밉, Bortezomib)’와 세엘진의 ‘레블리미드(레날리도마이드, Lenalidomide)’가 1차 치료제 겸 2차 치료제로 쓰인다.

2차 옵션으로 암젠의 ‘키프롤리스주’(카르필조밉, Carfilzomib)·BMS의 ‘엠플리시티주’(엘로투주맙, Elotuzumab)·다케다의 ‘닌라로캡슐’(익사조밉, Ixazomib), 3차 치료제로 세엘진의 ‘포말리스트’(포말리도마이드, Pomalidomide), 4차 치료제로 얀센 ‘다잘렉스주’ (성분명 다라투무맙, Daratumumab)등이 있다.

현재 다발골수종은 1차 유도요법으로 보르테조밉(벨케이드)을 기반으로 덱사메타손, 탈리도마이드,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등을 함께 쓰는 요법이 일반적이다. 2순위로 레날리도마이드(레블리미드)를 바탕으로 보르테조밉, 덱타메타손 등을 조합하는 경우가 많다. 

다잘렉스는 기존 약들과의 다양한 병용요법 옵션으로 처방을 늘려나가고 있다. 일종의 ‘임상개발’이자 ‘마케팅의 승리’다. 특히 새로 진단된 환자에게 다잘렉스+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DRd), 다잘렉스+보르테조밉+멜팔란+프레드니솔론(DVMP) 병용요법으로 사실상 1차 치료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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