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사이언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 19)로 진단 받은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remdesivir)’의 효능과 안전성 연구를 위한 두 건의 3상 임상시험에 착수한다고 27일(미국 현지시각) 밝혔다. 이번 임상은 무작위 배정, 오픈라벨, 다기관 임상시험이다. 1차적으로 중국 아시아 국가와 기타 코로나19 진단 사례가 많은 국가의 의료기관에서 약 1000명의 환자를 오는 3월부터 모집한다.
이번 임상에선 렘데시비르의 정맥투여 기간을 다르게 설정해 평가할 예정이며 길리어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에 대한 신속검토 및 승인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이번 연구는 중일우호병원(China-Japan Friendship Hospital)이 중국 후베이성에서 진행 중인 2건의 임상시험,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감염증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 NIAID)가 최근 시작한 임상 등과 더불어 렘데시비르 관련 임상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임상연구 결과는 오는 4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길리어드는 이번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의 각기 다른 두 가지 투여기간을 평가한다. 첫 번째 임상시험에서는 중증(severe)인 코로나19 환자 약 400명을 대상으로 5일 또는 10일 투여군으로 무작위 배정할 예정이다. 두 번째 임상시험에서는 중등도(moderate)의 환자 약 600명을 대상으로 5일, 10일 투여군 또는 표준치료제 단독투여군으로 무작위 배정할 예정이다. 두 임상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임상적 호전(clinical improvement)으로 같다.
머다드 파시(Merdad Parsey) 길리어드사이언스 의학부 최고책임자(CMO)는 “길리어드는 코로나19의 잠재적인 치료제로 렘데시비르의 효능과 안전성을 신속하게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로서는 렘데시비르가 가장 유명한 코로나 치료제 후보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렘데시비르는 전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허가나 승인이 되지 않은 약으로 특정 적응증에서 효능·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길리어드는 각국 정부기관, 비정부기구(NGO), 지역 규제기관과 협력해 임상시험 외에도 긴급 치료가 필요한 코로나19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 19 미국 정부 대응 책임자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임명했다. 2015년 4월말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에이즈 환자가 140여명 집단 발생했을 때 당시 주지사였던 펜스 부통령이 효과적으로 대응한 경험이 있다고 트럼프는 설명했다. 트럼프는 그의 측근인 스콧 고틀리브(Scott Gottlieb) 전 FDA 국장을 실무를 지휘하는 전문가 수장(coronavirus czar)으로 앉히려 했으나 미국 보건복지부 및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거북해할 것을 우려, 고심 중이라고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26일 보도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는 가정 하에 코로나 19에 대응하려는 태세다. 고틀리브는 트위터를 통해 “여름이면 종식될 것이고 바이러스를 억제한 치료책도 충분하다”면서도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당장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7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코로나19 위협이 결정적 시점(decisive point)에 와 있다”며 세계 각국이 발생을 봉쇄할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난 이틀 동안 다른 지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중국 확진자 수를 초과했다”며 “지난 24시간 동안 브라질, 조지아, 그리스, 노르웨이 등 7개국에서는 첫 확진자 발생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